기획특집

교차로신문-어린이재단 ‘만원으로 집짓기’ 프로젝트

교차로신문-어린이재단 ‘만원으로 집짓기’ 프로젝트

by 운영자 2015.12.14

“누가 볼까 봐 마당에서 씻기 싫어요”

욕실 없어 마당에서 씻어야 하는 소연이

소연이의 고민은 씻는 일이다.

다른 친구 집에는 있는 욕실이 소연이네는 없기 때문이다.

마당 한켠 가림막도 없는 비좁은 수돗가가 소연이네 욕실이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볼까 봐 씻기 싫어요.”

9살 여자아이 소연이. 아직은 어린아이지만 하루가 다르게 자라며 숙녀가 돼가고 있다. 조금 더 있으면 2차 성징이 나타날 터다.

담장 하나가 소연이의 씻는 모습을 가려주는 유일한 막이지만, 오래된 시골마을의 담장은 누구라도 쉽게 넘겨다볼 수 있을 만큼 낮고 또 낡았다.

겨울이면 씻는 일은 더 불편해진다. 손가락이 깨질 정도로 차가운 수돗물과 매서운 칼바람은 씻는 일을 두렵게 한다.

소연이네 다섯 식구는 지은 지 50년이 넘은 집에 산다. 방 2개, 야외 부엌, 재래식 화장실이 소연이네 다섯 식구의 생활 터전.
주말이면 중학생인 오빠와 언니가 기숙사에서 돌아와 방안은 발 디딜 틈이 없다.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오빠와 언니는 집에서는 샤워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욕실뿐만 아니라 재래식 화장실도 위험하긴 마찬가지.

발을 디딜 나무판 2개가 위태롭게 얹어진 재래식 화장실은 혹시라도 발을 헛디디면 큰 사고가 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소연이의 아빠는 일용근로자로 일하지만, 허리 질환으로 정기적으로 일을 할 수 없어 생계유지마저 막막한 형편.

지적 장애를 보이고 있는 엄마와 언니는 치료비와 병원통원비를 감당하기 힘들어 장애 진단을 받지 못하다 최근 관청의 도움으로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지적장애와 함께 한쪽 팔이 불편한 엄마. 하지만 나날이 커가는 소연이의 불편함은 엄마에게 더 큰 아픔으로 다가온다.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 cmh@sgs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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