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아파트 탐방 - 연향 현대2차아파트

아파트 탐방 - 연향 현대2차아파트

by 운영자 2016.03.11

이웃과 이웃, 음악 으로 하나되다

‘우리동네 오케스트라’ 꾸려
지난해 10월 동성공원서 공연
인근 상가·주민 함께 어우러져
음악 통한 공동체 확산 효과도


우리.
우리 엄마, 우리 동생, 우리 아파트….

‘우리’라는 낱말은 앞의 예처럼 어떤 대상이 자기와 친밀한 관계임을 나타낼 때 일반적으로 쓰인다. 때문에 ‘공동체 활성화’라는 이름으로 아파트나 마을 안에서 열리는 많은 행사와 프로그램들은 대개 그 안에 거주하는 사람들만을 위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순천 연향동 현대2차아파트는‘음악’을 통해, 아파트 안 주민뿐만 아니라 인근 상가와 다른 아파트 주민 나아가 순천 전체 시민에게까지 공동체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주민들이 만든 ‘우리동네 오케스트라’

순천 연향동 현대2차아파트는 ‘음악’의 힘을 믿었다. 사람들의 지친 마음을 어루만지고, 기운나게 하는 음악의 힘을.

‘쾅’ 문 닫고 돌아서면 앞집에 무슨 일이 있는지 모르는 단절된 아파트 생활에 음악으로 이웃간 마음을 열고 공감하고 소통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지난해 현대2차는 ‘우리동네 오케스트라’를 꾸리고, 아파트 내 주민뿐만 아니라 순천 전 시민들을 대상으로 단원을 모집했다.

악기를 전혀 다룰 줄 모르는 초보자도 단원으로 허락됐다.

이렇게 모인 단원은 어른 7명과 어린이 10명. 악기를 처음 다루는 어린이부터 숙련자까지 구성은 다양했다. ‘오케스트라’라는 이름답게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등 기본 구성을 갖췄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매주 목요일 저녁 관리사무소 옆 회의실에 모여 1시간 30여 분 씩 반년가량을 꾸준히 연습했다.

악보 읽기도 어려웠던 몇몇 단원들은 연습을 통해 더듬더듬 연주를 하고, 소리를 맞춰 나갔다.

‘우리동네 오케스트라’의 노력은 지난해 10월 공연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왔다.

클래식 문턱 낮추니 공동체 ‘확산’
현대2차아파트는 지난해 10월 17일 아파트 앞 동성공원에서 ‘순천시민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덕연가족음악회’라는 이름으로 음악회를 열었다. 6개월 여의 부족한 연습 기간과 실력은 순천시민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채웠다.

이날 공연은 동성공원 역사상 처음으로 열린 오케스트라 공연이었다.

연주한 곡들도 ‘뿐이고’ 등의 트로트, 영화 ‘사운드오브뮤직’의 도레미송을 비롯한 가요, 동요, 영화음악 등 사람들에게 익숙한 곡으로 준비했다.
사람들은 공원이라는 장소 특성상 걷거나 음료수를 마시거나 또 이야기도 하며 ‘도란도란’ 공연을 즐겼고, 인근 상가의 상인들과 주변 아파트 주민, 동성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함께 어우러졌다.으리으리한 공연장, 멀찌감치 떨어진 연주단상, 귀에 선 어려운 클래식 음악….

오케스트라 공연의 ‘틀’을 과감히 깨뜨린 이들의 공원 공연은 그래서 더 주민들과 가까웠다.

‘우리동네’라는 오케스트라 이름이 동네를 넘어 순천시 전체로 확장된 것이다.

올해 현대2차아파트의 ‘우리동네 오케스트라’는 더 많은 어린이들이 참여하고, 실력을 키우도록 할 계획이다.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 yurial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