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아파트 탐방 - 순천 조례동 봉화그린빌

아파트 탐방 - 순천 조례동 봉화그린빌

by 운영자 2016.07.22

“주민들 작은 목소리까지 귀담아 듣고 나눠요”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이 구절은 조선 정조 때의 문장가 유한준이 남긴 명언을 토대로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구절을 고쳐 쓴 것이다.

이 명언은 ‘아는 만큼 보인다, 보이는 만큼 사랑하게 된다’를 강조한다. 순천 조례동의 봉화그린빌 아파트도 이 생각과 결을 같이 한다.

‘함께 이야기하고, 함께 생각을 나누고, 함께 참여하고’를 중요시 여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 ‘환경’으로 모이고
… 친환경아파트 ‘꿈’


순천 조례동 봉화그린빌은 친환경아파트를 꿈꾼다.

2012년 그린순천21과 함께 지렁이를 활용한 음식물 쓰레기 최소화, EM(Effective Micro-organisms, 유용미생물) 활용 베란다 텃밭 가꾸기를 시작한 것도 그 목표에서다.

이를 시작으로 봉화그린빌은 올해까지 2년에 한번씩은 꼭 ‘친환경 생활용품 만들기’ 등 녹색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이곳은 순천시의 공동체 활성화 사업 지원으로, 입주자대표회의와 아파트 내 비영리단체인 ‘봉화품앗이’가 함께 ‘친환경 생활용품 만들기’를 추진 중이다.

프로그램은 매주 수요일 한 차례씩 주민 재능기부를 통해 EM 활성액, EM 비누, 친환경 수세미, 천연 화장품과 모기퇴치제 등을 만든다.

최근에는 페트병을 500여 개가량 모아, 그 병에 EM 활성액을 발효하고 이후 사용법 등을 정리한 종이를 동봉해 세대별 문고리에 걸어 나눠 쓰는 ‘뿌듯한’ 일도 함께 했다.

봉화그린빌은 친환경아파트를 큰 목표로 주민들이 함께 만나고 이야기하게 하며, 주민 서로와 아파트 내 자잘한 소식들을 ‘알게’ 된다.

□ ‘신문’ 만들어 공유하고
… 주민들 목소리 귀 기울여
봉화그린빌은 이달 1일 ‘봉화품앗이’라는 이름의 1장짜리 아파트 신문을 발행했다. 앞면에는 ‘친환경 생활용품 만들기’ 수업 모습 등을 담아 ‘친환경아파트’의 목표를 공유했다. 뒷면에는 올해 봉화그린빌의 해결과제 가운데 하나인 ‘아파트 외벽 도장 공사’의 필요성과 문제점 등을 설명하며, 주민들의 생각을 모으고 있다.

실제 이곳은 오는 24일 도장 공사 실시에 대한 주민간담회를 준비 중이다. 또 지난해 8월 설치한 LED 가로등의 절전 효과를 부과된 전기요금 수치로 보여주며, ‘친환경아파트’의 장점과 필요성을 알렸다.

또 이곳은 내달 21일 ‘봉화그린빌아파트 영화제’를 연다. 이 역시 주민들과 만나고, 소통하며 생각을 듣기 위한 자리로 꾸려질 예정이다.

□ 평범한 주부도 입대위 참여
… ‘살기 좋은 공동체 한마음’


‘평범한’ 주부들이 입주자대표회의에 참여해 아파트를 위한 주부들의 다양한 생각을 공론화하게 된 것은 봉화그린빌의 큰 변화 가운데 하나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아파트 내 중요한 일들을 의결·결정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평범’한 사람들의 몫이 아니라는 생각이 일반적. 하지만 봉화그린빌은 그럴수록 생활인으로서의 주부들의 역할을 귀하게 생각했다.

가장 많은 시간을 아파트 내에서 보내는 주부들이야말로 살기 좋은 아파트를 만드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

‘환경’으로 모인 주민들은 아파트 공동체의 소중함을 ‘알고, 사랑하게’ 됐고, 더 살기 좋은, 더 친환경적인 아파트를 만들기 위해 스스럼없이 소통하고 있다.

봉화그린빌 입주자대표회의 윤태주 회장은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회의, 봉화품앗이가 한마음으로 아파트 발전을 위해 일하고 있다”며 “옛 시골마을의 사랑방처럼, 정이 오가고 마음이 오가는 아파트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 yurial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