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함께, 즐겁게, 세상 속으로] ①순천시장애인탁구협회

[함께, 즐겁게, 세상 속으로] ①순천시장애인탁구협회

by 이보람 기자 shr5525@hanmail.net 2019.01.29

“재활 위해 시작한 탁구로 다시 꿈꿔요”
회원 30여명 ... 1/3은 ‘선수’ 목표로
운동 공간 지하에 ... 환경 개선 ‘시급’
▲순천시장애인탁구협회

“톡~ 탁 톡탁 톡탁”

탁구대 양 쪽을 쉼 없이 오가는 탁구공이 만들어내는 경쾌한 리듬감.

3개의 탁구대에서 들려오는 각각의 타구 소리는 서로 맞물려 화음을 이루고, 그 위로 이따금씩 기합과 탄식 소리가 얹어진다.

‘순천시장애인탁구협회(회장 오이종·이하 협회)’ 회원들이 땀으로 빚어낸 이 음악은 순천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 지하 1층 장애인 탁구장에서 매일같이 들을 수 있다.

협회는 지난 2004년 순천지역 장애인 탁구 선수들의 동호회 활동을 시작으로, 2009년 6월 정식 창단했다.

회원 수는 30여 명으로, 지체장애(골격, 근육, 신경계 중 어느 부분에 질병이나 외상으로 인한 신체기능 장애가 영구적으로 남은 상태) 1급 장애인들로 이뤄져있다.

지체장애는 선천적 원인보다 교통사고, 산업재해 등 후천적 요인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회원들이 협회 활동을 시작한 목적은 ‘재활’이 대부분.

하지만 청소년이나 청년층의 경우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추게 되면 국가대표 선수를 꿈꾸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협회의 1/3에 해당하는 회원 10여 명이 선수를 목표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높은 50~60대는 생활체육의 성격이 강하다고.

장애인 탁구라고 해도 사용하는 탁구채나 탁구대는 동일하다.

경기 규정도 대체로 비슷하나, 장애 유형에 따라 조금씩의 차이는 있다.
▲한 회원이 장애로 인해 탁구채를 제대로 쥘 수 없어 손과 탁구채를 붕대로 묶어 고정한 모습.

장애인 탁구 경기에는 뇌병변장애, 절단 및 기타장애, 척수장애를 가진 선수들이 참여한다.

장애 유형에 따라 1~5등급(좌식)의 선수들은 휠체어에 앉아서, 6~10등급의 선수들은 입식(立式) 상태로 경기를 진행한다.

특히, 복식 경기는 두 선수가 교대로 공을 쳐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휠체어를 타고 복식 경기를 진행할 경우에는 한 선수가 여러 차례 공을 쳐도 된다는 점에서 다르다.

숫자가 낮을수록 장애 정도가 심한데, ‘1등급’부터 ‘2등급’까지는 허리를 쓸 수 없어 자세 균형 유지가 어렵고, 탁구채를 쥘 수 없어 손과 탁구채를 붕대로 묶어 고정한 상태에서 경기에 임한다.

연령대는 12세부터 65세까지, 탁구 경력은 최단 10개월부터 최장 15년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오영종 국장, 우은선 사무국장, 김현준 코치의 지도 아래 매일 하루 5~6시간가량을 탁구 실력을 연마하는 데 쏟고 있다.

더불어, 각종 장애인체육대회에도 꾸준히 출전해 다수의 입상 실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에만 국제대회인 ‘코파탱고 장애인탁구 오픈대회’ 은메달, ‘광주광역시 전국장애인탁구대회’ 복식 금메달, ‘전국장애인탁구종합선수권대회’ 동메달 등을 수상해 실력을 입증했다.
▲회원들의 운동 모습.

우은선 사무국장은 “회원 대부분이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 심신이 건강해지는 것은 물론, 가정 분위기도 더 밝아졌다고들 말한다”며 “탁구를 접한 뒤 ‘선수’의 꿈을 갖게 된 친구들이 국가대표가 돼 패럴림픽까지 출전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현재의 목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더 좋은 환경과 혜택이 제공되는 지역으로 떠나는 이들이 많아 걱정이라고.

현재 협회의 운동 공간은 놓을 수 있는 탁구대의 최대 수가 3개에 불과할 만큼 협소한데다, 화재 발생 시 대피가 어렵고 접근성도 좋지 않은 지하에 위치해 환경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우 사무국장은 “팔마국민체육센터에 장애인 탁구장이 마련되면 지상에서 운동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한다”며 “대회 출전비용이나 운동용품 등에 대한 선수들의 부담이 큰데, 이에 대한 지원도 더욱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