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함께, 즐겁게, 세상 속으로] ③순천시장애인테니스협회

[함께, 즐겁게, 세상 속으로] ③순천시장애인테니스협회

by 이보람 기자 shr5525@hanmail.net 2019.04.15

“불가능은 없다” 휠체어 위 열정의 스매싱
지체장애인들, 테니스로 재활 ... 세상과 소통
▲ 순천시장애인테니스협회.

“팡~! 팡~!”

날아오는 노란색 공을 쫓아 분주히 몸을 움직이고, 라켓으로 있는 힘껏 받아친다.

공을 맞추기도 어렵지만 반대편 코트 안에 제대로 넣기가 힘들어 많은 입문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운동 ‘테니스’다.

튼튼한 두 다리로도 쉽지 않은 이 운동을 휠체어 위에서 해내는 이들이 있다.
바로 ‘순천시장애인테니스협회(회장 심인택·이하 협회)’ 회원들이다.

2014년 2월 창단한 협회는 2~6급 지체장애인 10여 명으로 이뤄져 있다. 하반신에 장애가 있는 만큼 이들은 휠체어를 이용한 ‘휠체어테니스’를 즐긴다.

‘휠체어테니스’는 장애인들이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며 테니스 경기를 하도록 개발된 스포츠로, 대부분의 규칙은 일반 테니스와 동일하다.

다만 경기용 휠체어를 사용하고, 공이 지면에서 두 번 튀기는 투 바운드를 허용한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있다.

이러한 규칙을 적용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 팀을 이뤄 테니스를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 2017년 ‘제21회 대구오픈국제 휠체어테니스대회’에서 아마추어 단·복식 1위를 수상한
이의교씨(왼쪽 첫번째)의 훈련 모습.

이 종목은 남자와 여자만을 구분해 경기하되, 사지마비 장애가 있는 선수를 위해 남·여 구분 없이 쿼드(Quads)로 분류해 경기한다.

휠체어테니스는 일반 테니스를 경험해본 사람이라고 해도 휠체어를 두 다리 삼아 움직여야 하는 만큼 별도의 노력이 뒤따른다.

무엇보다 휠체어를 빠르게 밀면서 코트를 누벼야 해 강한 팔힘과 체력, 유연성이 요구된다.

회원 이의교 씨는 “일반 테니스를 하다 3년 전 장애를 갖게 되면서 휠체어테니스를 시작했다”면서 “서서 할 수 있었던 테니스를 휠체어 위에 앉아 하려니 초보자와 다름없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휠체어에 익숙해지려 노력하며 지도자 선생님께 방법을 배웠다”면서 “보통 선수로 출전하기까지 3년이 걸린다던데, 경험덕분인지 6개월 만에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2017년 ‘제21회 대구오픈국제 휠체어테니스대회’에서 아마추어 단·복식 1위를 수상하는 기쁨을 안기도 했다.

협회에는 이의교 씨처럼 동호인 대회에서 선수로 활약하는 회원이 6명에 이른다. 재활을 목적으로 시작해 체력과 실력이 향상되면서 대회 수상 등 목표를 갖게 된 경우다.
▲ 김미숙 장애인생활체육지도자(오른쪽 첫번째)가 회원들을 지도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지도는 전라남도장애인체육회 소속 김미숙 장애인생활체육지도자가 주 3회 광주와 순천을 오가며 2년째 맡고 있다.

훈련은 공간에 대한 제약으로 인해 하루 3시간(오후 2시~5시)씩 평일에만 이뤄지고 있다.

휠체어테니스는 경기 중에 플레이어가 휠체어를 이용해 급제동, 턴을 하며 이동하는 과정에서 코트 면을 손상시킬 수 있기에 주로 하드코트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순천팔마테니스장 야외 하드코트는 야간과 주말 비장애인 동호인들이 대여하고, 팔마실내테니스장은 바닥이 흙으로 된 클레이코트라는 점에서 이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협회의 바람은 자유롭게 이용 가능한 운동공간을 확보하는 것. 아울러, 대회 출전 시 여러 대의 ‘경기용 휠체어’를 실을 수 있는 차량의 필요성도 절실히 느끼고 있다.

비장애인이지만 장애를 가진 테니스인들의 운동을 돕고자 회장직을 맡았다는 심인택 회장은 “회원들이 테니스를 매개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운동을 통해 몸과 마음이 건강해져가는 것을 보게 된다”며 “많은 장애인들이 테니스를 쉽게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회 출전을 돕는 지원도 많아져 장애인들이 기량을 향상시키고 꿈을 펼쳐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면서 “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들을 최선을 다해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