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순천·광양 자랑 50선 ② 해넘이부터 야경까지

순천·광양 자랑 50선 ② 해넘이부터 야경까지

by 운영자 2013.02.25

순천과 광양에 어두움이 내리면 그 모습이 또 일품이다. 낮 동안의 명징한 꽃과 나무, 강과 바다에 해가 떨어지면 사위의 경계는 뭉개지고, 사방의 색은 순해진다.

주홍빛 붉은 노을과 푸르스름한 어둠은 사람의 마음까지 유순해지게 하기에 충분하다. 순천과 광양은 해넘이부터 한밤까지의 어두운 풍경도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늦었으니 그만 자자’라는 말 대신 밤에도 순천과 광양의 아름다움을 뽐낼 곳을 소개한다.

따뜻한 해넘이에서 화려한 야간불빛까지
▲사진설명- 순천만 S자수로 위로 해가 진다.

□ 순천 해룡 와온 해넘이
동쪽으로는 여수시 율촌면 가장리, 남서쪽으로는 고흥반도와 순천만에 인접한 해변인 와온해변은 순천만의 동쪽 끄트머리인 순천시 해룡면 상내리 와온마을 앞바다에 있다. 해변의 길이는 약 3km.

<눈 오시네 // 와온 달천 우명 거차 쇠리 상봉 노월 궁항 봉전 율리 파람바구 선학 창산 장척 가정 반월 쟁동 계당 당두 // 착한 바닷가 마을들 / 등불 켜고 고요히 기다리네 // 청국장에 밥 한술 들고 / 눈 펄펄 오시네 // 서로 뒤엉킨 두 마리 용이 빚은 / 순금빛 따스한 알 하나가 / 툭 / 얼어붙은 반도의 남녘 개펄 위로 떨어지네> - 곽재구 ‘시’ 전문 -

와온마을은 곽재구 시인의 표현처럼 ‘착한 바닷가 마을’이다. 한겨울 해가 일찍 넘어가는 5시 무렵이면 집집마다 등불을 켜고 밤을 맞는다.

노오란 불빛이 새어나오는 집들을 뒤로 하고 바닷가 앞에 서면 무인도 솔섬 너머 서서히 해가 진다.

해변 앞 무인도 솔섬은 학이 납작하게 엎드린 모양이라 해 ‘학섬’이라고도 하고, 밥상을 엎어놓은 것 같다 해 ‘상(床)섬’이라고도 한다.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지만 예전에는 섬 안에 주막이 있어 뻘배를 타고 고기잡이를 나갔던 어부들이 목을 축이고 돌아왔다고 한다.

어두컴컴해지는 하늘과 검푸른 바다 사이로 황금빛이 내린다. 하늘과 바다를 적시는 해넘이 는 ‘아’ 감탄이 절로 나온다. 해넘이는 겨울바다를 달굴 정도로 따뜻한 빛을 뿜는다.

해질녘 드넓은 갯벌에서 어민들이 자루 가득 조개와 꼬막을 담아 걸어나오는 모습도 귀한 풍경이다.
▲사진설명- 푸르스름하게 해가 지기 시작한 순천 와온해변 솔섬.

□ 순천 별량면 화포마을
순천 별량면 화포(花浦)마을은 이름 그대로 ‘꽃피는 포구’다. 봄이면 화포와 맞닿은 봉화산과 마을 남쪽 산등성에서 진달래, 개나리 따위가 흐드러지게 핀다. 헌데 모든 꽃이 만발하는 봄 때문에 붙여진 이름은 아닌 듯싶다.

화포에는 진짜 꽃보다도 더 아름다운 꽃이 있다.

자식들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려고 온종일 좁다란 뻘배에 의지해 꼬막을 캐고 또 까느라 짜부라진 어머니들의 손톱이, 그 마음이 바로 꽃이고, 그 어머니들이 캐와 자식 가르치고 부모 봉양하게 한 조개와 꼬막들이 또 꽃이다.

화포를 더 유명하게 하는 꽃이 또 있다. 보는 이의 몸을 붉게 물들이는 것으로 모자라 마음까지 따스한 붉은 빛으로 물들이는 해넘이가 바로 그것이다.
▲사진설명- 광양의 야경.

□ 광양 야경
어스름한 어둠이 완전히 깜깜한 밤의 어둠으로 바뀌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 광양의 야경이다.

광양시는 홍콩만큼이나 아름다운 광양의 야경을 ‘야간경관 관광’으로 개발하고 나섰다. 시는 가야산 중복도로 주차장, 이순신대교 포토존, 황길동 평촌마을 진입로 주변 등 광양의 주요 야경지를 선정해 상품을 개발 중이다.

휘황하게 빛나는 광양의 불빛들을 감상하기에 좋은 장소는 구봉산 전망대. 정상(해발 473m)에 서면 남해안의 화려한 야간경관이 현란하게 펼쳐진다.

광양제철소의 불빛은 삶의 현장 땀내 가득한 불빛이고, 집집마다 새어나오는 불빛은 화목이 드러나는 불빛이다. 특히 이순신대교가 개통되면서 대교를 따라 종종종 불을 밝힌 모습은 광양 야경의 새 볼거리가 됐다.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