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연속보도> 광양제철소 2제강공장 화재 ①

<연속보도> 광양제철소 2제강공장 화재 ①

by 운영자 2013.09.02

설비 복구과정 난항 … 생산 차질 눈덩이 우려
제철소 “심각한 상황 아니다 … 3전로 곧 재가동”
▲사진설명- 화재 당일 발생한 수증기와 연기로 공장 건물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

광양제철소 2제강 공장의 화재로 인한 조업 중단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이 사고는 현 정부가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부서명을 바꿀 정도로 안전을 강조하는 시기에 국가기간산업체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파장은 일파만파로 커져가고 있다.

2제강 공장은 지난 21일 오전 10시 10분 전선과 통신케이블 등이 지나는 지하 공동구 칼버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조업이 전면 중단됐다.

화재가 발생하자 공장 측은 화재 원인을 폭염 탓으로 돌리며 2~3일이면 복구가 가능할 것이라는 보도자료까지 돌렸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화재로 인한 복구작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30일 오후 2시 현재까지도 공장 가동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을 끄지못하는 용광로는 여전히 돌아가고 있고, 조업중단에 따른 생산 차질도 눈덩이처럼 늘어날 전망이다. 본지는 이번 화재 사고의 개요와 복구 과정, 사고의 여파 등을 연속 보도로 조명한다.

◇ 제강공장 지하 공동구 전체 1km구간 중 100여 미터 전선 소실

포스코 광양제철소 2제강공장은 용광로 5개 중 3, 4, 5고로에서 나온 쇳물을 가공하는 공장으로, 광양제철소의 핵심 공장 중 하나다.

2제강공장에는 3개의 전로가 있으며, 이러한 시설들은 모두 지하 공동구를 따라 전선과 케이블들로 연결돼 있다.

화재 진압에 참여한 광양소방서에 따르면 이번에 화재가 난 곳이 바로 2제강공장 지하 공동구(칼버트 : ‘ㄷ’자형의 철골조 슬라브)이다.

공동구는 대략 공장 지하 5~10m깊이에 시설돼 있으며, 왕(王)자 형태로 서로 연결돼 있다. 전체 길이는 1km, 높이 2.2m~3.7m, 폭은 1.7m~11m에 달한다.

소방서 측은 이번 화재로 인해 이곳에 설치된 전선과 케이블 등 지하공동구 100여m가 소실됐다고 밝혔다.

공동구를 지나는 수많은 전선들은 자체 저항으로 인해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화재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이곳 지하공동구에는 10개의 선반을 층층이 설치해 전설과 케이블들을 나뉘어 지나가게 한다고 화재진압에 참여한 소방서 관계자는 말했다.

화재가 발생하자 광양제철소 자체 소방서가 출동해 화재 진압에 나섰지만 여의치 않자 광양소방서의 모든 장비와 인력이 동원돼 마치 군사작전을 방불케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특히 이번 화재진압에는 여수경찰서와 순천소방서에도 장비와 인력을 지원해 사고 규모를 가늠케 할 정도였다.

화재는 이날 오후 2시 40분 쯤 초기진화에 이어 5분 뒤 완전 진화됐고, 잔불정리작업에 들어간 소방관들은 이튿날 새벽 3시에 상황을 종료했다.

◇ 복구에 안간힘 … 정준양 회장 등 현장 방문
사고가 발생하자 광양제철소 측은 복구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엇보다 가동이 중단된 2제강 1, 2, 3전로의 재가동을 위해 타버린 전선과 케이블 등을 교체하는데 인력과 장비를 집중하고 있다.

현장에는 정준양 회장이 찾아와 빠른 복구와 가동을 독려했으며, 김준식 사장도 3일간 머무르며 현장 지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양제철소 내에는 상황실이 꾸려졌으며 백승관 광양제철소장을 비롯한 주요간부들의 야전침대까지 등장했다는 말이 나온다.

또 사고 작업장과 다른 부서의 직원들도 조를 짜서 현장에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을 확인한 A씨는 29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주간 300명, 야간 300명 등 매일 600명 이상을 동원해 철야로 복구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3전로를 30일 쯤 가동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복구 과정은 난항을 거듭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28일 현장 관계자는 “1, 2 전기로는 제외하고 우선 3전로를 28일까지 가동하려 하지만 녹록치 않다”며 “현재 상황에서 공장이 완벽한 정상가동까지 가기에는 아마 2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이를 증명하듯 3전로를 가동하기 위한 노력은 29일 밤에도 있었지만 수포로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사실을 종합하면 30일 현재 포스코의 핵심공장이 거의 10여일 이상 조업을 중단하며 생산 차질을 빚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1, 2전로 복구 과정까지 감안하면 조업차질은 훨씬 길어질 수 있어, 생산차질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이번 사고의 성격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 B씨는 “이번 사고가 포스코 역사 이래 최대의 사고로 기록될 것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며 “향후 이번 사고의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본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에 포스코 관계자는 “케이블이 탔으니 작은 사고는 아니지만 항간에서 이야기하는 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며 “곧 3전로가 돌아가면 나머지 1, 2전로를 재가동하는데도 큰 문제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생산차질도 현재까지 10만 톤 정도로, 전체로 보면 1% 미만이다”며 “전체적인 수급 균형을 맞춰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앙과 지방의 주요 언론에서는 21일 화재발생 기사 외엔 별다른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교차로신문사/ 지정운 기자 zzartsos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