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연속보도> 광양제철소 2제강공장 화재 ②

<연속보도> 광양제철소 2제강공장 화재 ②

by 운영자 2013.09.03

유례없는 지하 공동구 화재, 조업중단 예상보다 길어져
2제강 3전로, 2일 재가동 … 1·2 전로 가동도‘초읽기’
▲사진설명- 광양제철소에서 실시되고 있는 화재예방 훈련 모습.

정상 조업 재개는 언제쯤?

광양제철소 측은 화재사고가 나자 정상가동에 2~3일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사고의 충격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조업 중단기간도 고무줄처럼 늘어 10일을 훌쩍 넘기고 말았다.

잔불정리가 종료된 지난달 22일 오후부터 현장에 상황실을 설치하고 긴급 복구에 들어간 광양제철소 측은 2제강 공장 내 1~3 전로 중 3전로를 우선 재가동한다는 계획에 따라 모든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했다.

당시 현장에서는 ‘28일쯤 재가동한 후 나머지도 순차적으로 가동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이는 계획에 불과했다.

결국 3전로가 재가동되기 시작한 것은 화재발생 12일 지난 2일 새벽 2시부터였고, 같은 날 오전 7시 쯤 전체 용량 300톤 중 220톤의 용선(고로에서 나온 쇳물)이 전로에 장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3전로가 가동되면서 1, 2 전로도 가동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남은 1, 2전로의 경우 쇳물이 그대로 전로에 굳어버린 까닭에 정상 조업까지 다소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복구작업이 늦어진 이유는?

이처럼 복구가 늦어지는 것은 그만큼 화재의 규모와 피해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화재는 광양제철소 자체 소방장비로 진화를 하지 못할 정도로 규모가 컸다.

광양제철소 자체 소방대의 힘이 부치자 광양소방서 모든 가용인력과 장비가 투입됐고 여수와 순천의 장비 및 인력까지 지원을 나왔을 정도다.

당시 박달호 여수소방서장과 이기춘 순천소방서장이 번갈아 사고현장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번 화재는 사고 발생 후 3시간 여 만에 완전진화 됐다고 광양제철소 측이 발표했지만, 소방 당국은 화재 발생 다음날 새벽까지 잔불정리를 해야 했고 이날 오후까지도 현장을 소방당국이 감시할 정도였다.

당시 화재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은 “대형 공장의 지하 공동구에서 화재가 발생해 진화작업을 한 첫 경험”이라며 “산소를 차단하고 질소를 주입하는 소화방식을 사용할 정도로 이번 화재는 특수한 사례”라고 전했다.

이번 화재의 규모는 철거된 전선의 규모를 통해 어림 짐작할 수 있다.

현장을 출입하는 관계자 A씨는 “철거해 쌓아놓은 전선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마치 코일처럼 감아놓은 폐전선이 족히 1000개는 되어 보일 정도”라고 말했다.

전선과 케이블이 지나가는 지하 칼버트가 완전히 침수된 것도 복구를 더디게 한 원인이다. 복구 작업을 위해서는 침수된 칼버트 내의 물을 빼내야 했지만, 화재 원인 조사를 위해 국과수와 안전행정부, 소방방재청 등이 현장 보존을 지시해 그만큼 복구 시작 시점도 늦어졌다.

국과수 등의 조사팀은 사고 다음날인 23일 오전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복구가 늦어지는 또 다른 이유로 대체 전선과 케이블을 단시간에 구하기가 어려웠다는 이야기와 함께 지하 공동구에서 이뤄지는 전선 교체작업의 특성상 많은 인력이 투입되기 어려운 여건이란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현장 관계자는 “현재 포스코 측에서 사고와 관련된 정보의 외부 유출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면서도 “필요한 케이블이 수십만 미터라는 말이 있다”고 밝혔다.

[교차로신문사/ 지정운 기자 zzartsosa@hanman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