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연속기획특집> 현장취재 >> 유네스코 창조도시 일본 가나자와시에서 배운다

<연속기획특집> 현장취재 >> 유네스코 창조도시 일본 가나자와시에서 배운다

by 운영자 2013.11.18

▲ 150년 된 소나무. 소나무를 둘러싼 새끼줄은 겨울밤에 불빛과 설경의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이 모습을 보기위해 관광객들이 모여든다고 한다. 밤에만 볼 수 있기 때문에
외지 관광객들은 도시에 머물며 숙박을 한다고 한다.

이번 시찰을 주관한 한국지방자치연구소 강형기 교수는 관광객이 200만 명이 온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몇 ‘박(泊)’을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숙박을 하기 위해서는 재미가 있어야 하고, 왔다 가면 할 말이 있어야 하고, 다른 곳과 차별화, 또 오고 싶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46만의 도시 가나자와시는 호텔이 무려 50여개, 숙실만 1만실이 넘는다. 호텔 객실은 거의 빈 곳이 없다고 한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그 중심에 겐로쿠엔 정원이 있다. 순천만정원으로 인해 숙박을 하는 방향 전환이 절실하다.

일본 시찰단이 새벽 2시 순천시에서 출발하여 일본에 도착시간이 10시 42분이었다. 수속을 마치고 50분에 걸쳐 가나자와시에 도착하여 점심을 한 후 첫 번째 시찰이 일본의 3대 정원 중에 하나인 ‘겐로쿠엔 정원’이다.

대한민국에는 정원박람회를 치른 순천만정원이 있다면 일본에서는 겐로쿠엔 정원이 대표적이다. 시찰단은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 정원의 구조와 운영을 살피기 위해 70대 보이는 자원봉사자의 설명에 집중했다.

일본 3대 정원 겐로쿠엔을 가다 - ②
470년의 역사, 나무와 호수에 담긴 이야기에 주목
호텔 50개, 객실은 1만여실, 객실은 매일 가득 차
‘겐로쿠엔 정원의 밤에 풍광’ 숙박의 핵심열쇠



순천만정원박람회를 치른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일본의 대표적인 정원을 방문한다고 하니 정원으로 가는 도중 매우 궁금했다.

정원에 도착하자마자 70대 보이는 자원봉사자가 안내를 했다. 전문가 수준인 자원봉사자는 정원 전체를 상세히 설명을 해주어 정원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가나자와성 인근에 있는 겐로쿠엔 정원은 467년 전인 1546년 혼간지에 불당을 지을 때 시작하여 1583년 마에다 토시이에가 가나자와성에 입성한 후 1869년까지 14대에 걸쳐 가가번 마에다가의 성으로 사용되었다.

그 후 1945년 종전까지 육군의 거점으로, 1995년까지 가나자와대학의 캠퍼스로 사용되다가 지금은 도심부에 자리하고 있다.

1874년 일반에게 처음 공개되었으며, 1922년 3월8일 ‘사적명승 천연 기념물 보존법’의 규정에 의거 ‘명승’으로 지정되었고, 1950년 현재의 ‘문화재 보호법’에 의해 거듭 ‘명승’으로 지정 받았다. 또 1985년에 ‘특별’명승으로 승격되었다.

1822년 겐로쿠엔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광대함, 유수함, 인력, 창고함, 수천, 조망 등 6개의 빼어난 절경을 갖추고 있는 정원이라고 하여 겐로쿠엔이라고 했다.

연간 방문객은 160~170만 명, 4계절 고르게 방문객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입장료는 성인 300엔(3400여원), 아동은 100엔, 30명 이상 단체는 20% 할인인 240엔이다.

이 정원의 특징은 소나무와 정원 맨 위에 자리한 호수에 대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오래된 정원답게 소나무는 100~300년 된 것이 즐비하다. 이 많은 소나무들에 제각기 사연이 깃들어 있다. 즉 스토리텔링이다.

순천시가 정원박람회를 개최할 때 박람회장 주변 소개와 정원내의 한국정원을 비롯한 국가정원, 나무마다 담긴 사연 등을 담긴 책자를 발간했던 것도 이와 유사하다.

특히 비수기인 여름과 겨울, 그리고 머물고 가게 하는 정원을 이용한 밤 이벤트는 밤 전경을 보기 위해 가나자와시에 머문다고 한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나무와 시설마다 스토리가 있는 ‘겐로쿠엔 정원’
1950년 명승에 이어 1985년 특별명승으로 승격
사계절 내내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지 않는 곳
연간 160~170만명의 관람객, 도심 활성화에 원동력

▲ 소나무 옆에 있는 몽둥이 같은 나무가 300년된 1대 소나무와 100년된 3대 소나무

일본을 대표하는 다이묘 정원의 하나인 겐로쿠엔 정원은 정원 맨 위에 커다란 연못을 파고 군데군데 동산과 정자를 세워 거닐다가 쉬어 가도록 꾸며져 있다. 150~250여년 된 거대한 소나무 숲을 바라보며 쉬는 무더운 여름의 시원함은 어디에서 맛볼 수 없을 것이다.

밤의 화려한 빛조경에다 고풍스러운 산책로는 여행객의 발길을 유혹한다.

특히 소나무는 사람들의 가족같이 번식을 하며 세대를 이루고 있다.

470여년 된 정원에는 오래된 소나무들이 즐비하다. 이 소나무들은 1~3대까지 가족처럼 번식을 한다. 1대 옆에 자식인 2대와 손자인 3대가 나란히 있기도 한다.

11월부터는 세월만큼이나 오래된 큰 소나무가 눈 무게에 부러지지 않도록 새끼줄에 촘촘히 매단 유키쓰리의 환상적인 겨울 풍광을 자아내고 있다.
▲ 한쪽 다리가 짧은 고토지 등롱

자원봉사자는 “화려한 빛과 함께 설경을 보기 위해 밤마다 수만의 관광객들이 모여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것이 가나자와시에 머물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정원내 설치물마다 제각기 스토리가 담겨 있다.

정원 맨 위에 있는 연못은 10여km나 떨어져 있는 하천에서 수로를 통해 물을 길어와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연못을 넓은 바다로 삼고 그 안에 불로불사의 신선이 산다고 알려진 섬을 배치하여 장수와 영겁의 번영을 기원하는 곳으로 전해지고 있다. 연못 이름은 가스미가이케이다.

연못 아래로 50여m 떨어진 분수는 연못으로부터 물을 공급받아 자연적인 수압을 이용했다. 평소 분수의 높이는 3.5m이며 연못의 수압에 따라 변한다. 1861년에 만들어진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분수이다.

연못 가장자리에 있는 고토지 등롱은 한쪽에 다리가 짧다. 그 이유는 누군가 다리를 발로차 다리가 부러져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분수

영이 담긴 다리라 하여 많은 관람객들이 이 다리 앞에 소원을 빌고 사진도 촬영한다는 게 자원봉사자의 설명이다. 등롱 옆에 수로는 거문고를 본떠 만들었다고 한다.

이 밖에 1774년에 지어진 정자 유가오데이, 제 5대 영주가 지었다는 시구레테이 등 정원 내에는 사연이 가득 찬 여러 가지 시설물들이 들어서 있다.

연간 160~170만 명의 관광객들이 모여들고 있는 겐로쿠엔 정원은 봄에는 화려한 꽃, 여름과 겨울에는 화려한 밤의 풍광, 가을에는 진한 단풍으로 사계절 내내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져 원도심 활성화에 원동력이 되고 있다.

순천만정원의 사후 활용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순천시, 도심과 연계 방안에 대한 무거운 과제를 안고 있다. 국가정원 1호 지정을 추진하고 있는 순천만정원을 특별명승으로 지정된 겐로쿠엔 정원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교차로신문사/ 김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