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우리의 소망이 모여 나무 한 그루가 심어져요”

“우리의 소망이 모여 나무 한 그루가 심어져요”

by 운영자 2013.05.27

정원박람회, 관람객 소망 열린 소망나무‘인기’
하루 평균 500여개의 소망 ‘주렁주렁’

▲사진설명- 정원박람회장, 소망을 적은 소망판을 관람하는 관광객

‘저의 꿈은 과학자입니다. 과학자가 되어 장애인을 도와줄 수 있는 약을 만들겠습니다’

‘나의 소중한 학생들을 잘 이끌 수 있는 사랑과 열정과 성실함이 넘치는 선생님이 될게요’

‘우리 가족 늘 사랑하며 건강하게 오래 행복합시다’

‘이 나무가 자랄 때 나도 꿈을 이루기 위해 더 열심히 하고 나무를 찾아왔을 때 꿈을 이룬 채 나무를 봤으면 좋겠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메타세쿼이아길 한켠, 관람객들의 소망이 주렁주렁 열렸다.

조심스레 둘의 영원한 사랑을 적어 내려가는 연인, 조막만한 손으로 꿈을 이야기하는 초등학생, 자식들의 건강만을 간절히 바라는 팔순의 어머니, 푸른 눈의 외국인까지 이곳을 찾는 많은 이들은 간절한 소망 하나를 조심스레 나무판 위에 적는다.

이름하야 ‘소망나무정원’.

이곳이 박람회장 내 각국의 아름다운 정원들 가운데서도 유독 눈에 띄는 까닭은 관람객의 참여로 채워지기 때문이다.

꽃에 꽃말이 있는 것처럼 나무에도 나무말이 있다는 점에 착안해 마련한 소망나무 체험은 사람들이 대표적으로 바라는 소망을 나무말로 가진 5종류의 나무판을 갖추고, 저마다의 소망에 맞는 나무판을 선택해 관람객들이 소망을 적는다.

성공의 나무말을 지닌 ‘너도밤나무’ 건강과 장수의 ‘소나무’ 승진·취업·합격이라는 나무말의 ‘전나무’ 희망을 의미하는 ‘삼나무’ 변치 않는 사랑이라는 나무말을 가진 ‘편백나무’가 그것.

자신의 소망과 나무말이 맞는 나무판 위에 조심스레 소원을 적은 소망판은 박람회장 내 메타세쿼이아길 한켠에 전시된다.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학생인데요. 내년에는 꼭 시험에 합격해 선생님이 되겠다고 소망나무에 적었으니 더 열심히 해야겠어요. 내년에 합격해서 제 소망나무인 전나무를 꼭 보러 다시 오려고요.”

광주에서 온 임용고시준비생 최명훈(31)씨는 합격하면 가장 먼저 가족들과 박람회장의 소망나무를 찾을 거라며 웃는다.

화순에서 박람회장을 찾은 장모 이양념(83) 어르신을 위해 사위 서병효(50)씨는 건강을 소망하는 말을 적었다.

하루 평균 소망나무 체험에 참가하는 인원은 2000여명 가량. 이들이 적은 소망나무판만 해도 하루 500여개에 이른다.

모아진 소망판은 한 나무당 5000여명의 소망이 모아지면 나무 한 그루가 나눔의 숲에 세워질 예정이다.

즉, 편백나무의 나무말인 사랑을 소망한 이들 5000명이 모아지면 편백나무 한 그루가 세워지는 것. 심어진 편백나무 옆에는 사랑을 소망했던 관람객의 이름이 동판에 새겨져, 나무를 지키게 된다.

소망나무 정원 관계자는 “소망나무 체험을 통해 자신의 소망을 들여다보고, 그것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은 물론 정원박람회를 다시 방문할 수 있는 계기가 돼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cmh963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