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기획특집> 민족의 영웅, 마라토너 남승룡 - ②

<기획특집> 민족의 영웅, 마라토너 남승룡 - ②

by 운영자 2014.10.30

남승룡마라톤대회 … “순천시민과 함께, 다시 뛰다”
참가자 1만여 명 모두 승자, 금메달 대신 완주 메달


글 싣는 순서
1. 마라토너 남승룡 … 순천 넘어 민족의 희망으로
2. 남승룡마라톤대회 …“순천시민과 함께, 다시 뛰다”
3. 순천의 보물 남승룡 … 지역사회 재조명

<불굴의 강인한 투지로 식민지 조국과 순천인에게 큰 희망이 되어 준 그의 투혼을 높이 기리고 순천시민의 뜻을 모아 이 탑을 여기에 세운다. 오늘 그리고 훗날 그처럼 꿋꿋하고 당당하게 앞날을 열고 달려가는 이들이 있어 결코‘쓸쓸하지 않은 영웅’으로 우리 곁에 영원히 자리할 것이다. 저 하늘 한 개 빛나는 별빛으로…>

남승룡 기념비에 새겨진 일부분이다. 순천 출신의 남승룡 선수가 나라 잃은 슬픔 속에서도 강인한 정신을 바탕으로 베를린 올림픽에서 당당히 3위를 차지하는 모습을 새김으로써 그의 정신을 기리고자 했다.

순천팔마종합운동장에 자리잡은 기념비는 선생이 타계한 2001년 남승룡마라톤대회 시작에 앞서 세워졌다. 그 옆에는 선생의 동상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선생의 정신을 영원히 기리려는 지역사회 작은 움직임이 순천남승룡마라톤대회를 탄생시켰다.

2001년 11월 11일, 전국에서 몰려든 참가자 3700여 명은 역사적인 출발선에 섰다. 첫 대회는 5킬로미터, 10킬로미터 그리고 하프 코스를 달렸다.

코스는 팔마종합운동장을 출발해 선생의 모교인 남초등학교 앞 대로를 지나 가곡 삼거리에서 유턴해 강변을 달려 출발점으로 돌아왔다. 첫 대회는 도심을 지나며 시민들의 열렬한 응원과 함께 힘찬 레이스를 펼쳤다.

이날 대회에 참가한 3700여 명은 모두가 승리자이며, 금메달에 버금가는 완주 메달을 거머쥐었다.
이후 순천남승룡마라톤대회는 전국적인 마라톤 붐에 힘입어 빠른 시간에 전국 최고의 대회로 자리매김 한다.

여기에는 남승룡 선생의 숭고한 뜻을 영원히 계승하려는 지역사회 뜻있는 분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다. 조직위원회 초대 김진호 회장을 비롯한 역대 회장들 그리고 지역 시민이 혼연일체가 됐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순탄한 길만은 아니었다. 먼저 대회 코스가 시내를 관통하는 탓에 교통체증과 민원에 부딪쳐 결국 도심지가 아닌 순천 외곽으로 코스를 잡아야 했다.

또 순수 민간단체로 구성한 조직위원회는 경제적인 부담과 여러 가지 한계에 부딪혀 명맥만 유지하는 상황도 있었다.
김진호 위원장의 재취임 그리고 지자체와 함께 대회를 유치하며 전열을 정비했다. 다시 한번 선생의 뜻을 이어갈 수 있는 대안 마련에 분주했다. 그 결과 시민들이 더 많이 참여하고 전국에서 마라톤 마니아들이 줄을 잇는 성공적인 대회로 변신했다.

올해 대회는 갯바람에 너울거리는 황금색 갈대군락이 어우러진 순천만의 풍요로운 가을 정취를 담은 환상적인 코스에서 펼쳐진다. 참가신청도 다음 달 초까지 연장했다. 약 1만 명이 참여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 풀코스는 대한육상경기연맹으로부터 공인을 받은 정식 마라톤코스로 알려졌다.

<인터뷰 - 윤병철 남승룡마라톤대회 조직위원장>
“선생의 뜻을 잇는 마라톤대회 전환점이 될 것”

윤병철 조직위원장은 마라톤대회 성공 개최에 앞서 저평가 되어 있는 남승룡 선수의 업적이 제대로 재조명되어 자랑스러운 순천인의 역사로 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적 팽창에만 만족할 것이 아니라 선생의 숭고한 뜻을 이어가고 후세들이 기억할 수 있는 마라톤대회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준비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하드웨어적인 부분은 특별히 미진한 점이 없다고 생각한다. 마라톤대회 특성상 장시간 교통 통제 등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느껴 각종 민원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남승룡마라톤대회는 한국 마라톤 1세대를 기억하는 의미에서 적극적인 홍보와 시민들의 인내 그리고 협조가 필요하다.

남승룡마라톤대회가 갖는 특별한 의미는

1등에만 치중한 나머지 1등이 아닌 것들의 가치를 잊고 지내온 것 같은 사회풍조 속에서 실패한 사람에게도 재도전 할 기회를 제공하여 최고의 선수뿐만 아니라 최선을 다한 선수에게도 진심어린 격려와 박수로 승자와 더불어 꼭 기억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역대 대회와 차이점은
이번 대회는 남승룡 선생을 재조명하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남승룡선생 재조명 사업과 병행하는 중요한 연장선에 있어 매우 의미가 있다.

마을주민추진위원회를 통한 형태적 재조명사업도 중요하지만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사장될 우려가 큰 관련 자료들도 확보하여 새롭게 정리해둘 필요성도 있다고 생각된다.

성공적인 대회를 위한 조건과 꼭 참석했으면 하는 사람은
마라톤대회 성공요소를 보면 날씨가 좋고, 주로(走路)가 아름답고, 참가자 수가 많고, 교통 통제가 원활해야 하고, 즐거운 마음을 가진 자원봉사자들과 좋은 참가자 기념품, 풍부한 먹거리와 이벤트가 많아야 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순천 별량 출신 2014인천아시안게임 국가대표 마라토너 최보라 선수와 팬서비스에 능통한 이봉주 마라토너를 초청했다. 특히 남승룡 선생의 가족 분들도 꼭 참석하셨으면 한다.

김회진 기자 kimhj003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