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희망을 주는 사람들] ⑧'강태수씨'

[희망을 주는 사람들] ⑧'강태수씨'

by 운영자 2015.04.22

아동복지시설 자원 봉사 25년, 강태수씨
“조금 더 많은 아이들의 아빠가 됐을 뿐이죠”
생일잔치부터 결혼식까지 … 소중한 순간을 함께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이것이 자원봉사자 강태수씨(52·사진)의 나눔 인생 25년의 시작.

광양제철소에서 경비 업무를 하고 있는 태수씨는 오래 전 서울의 한 병원에서 봉사동호회를 만나면서 인생의 전환기를 맞았다.

“제철소에 입사한 지 2년 만인 89년도에 교통사고를 당했죠. 입원한 병원에서 무료로 책을 빌려주고 환자들에게 말벗도 되어주는 봉사동호회 ‘등불회’를 만났습니다. 많은 힘을 얻었고 나도 받은 도움을 나누고 싶다 생각했어요.”

퇴원 후 등불회 회원으로 활동을 시작해 부회장까지 역임한 태수씨는 광양으로 돌아온 1990년도에 회원 30명으로 구성된 등불회 광양시지회를 만들어 SOS어린이마을과 조선대병원 등에서 무료 이동도서관 사업을 전개했다.

하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회원들은 점차 줄어갔고 현재는 태수씨 혼자 순천SOS어린이마을에서 나눔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최근 그는 560시간가량의 봉사로 한국사회복지협의회에서 우수봉사자 인증배지를 수여받는 한편 SOS어린이마을로부터 감사장도 받았다.

SOS어린이마을은 부모가 없거나 부모의 보살핌을 받을 수 없게 된 아이들을 자립할 때까지 보호, 양육하는 아동복지시설.

일반 보육원과 달리 가정 단위로 운영되는 이곳은 SOS어머니 1명에 형제자매 형태의 아이들이 하나의 가정을 이뤄 각각 한 집에서 생활한다.

“운영 체계 덕분에 이곳에는 엄마가 없는 친구들은 없지만 아빠의 자리는 대개 비어있죠. 그 자리를 조금이라도 메워주고 싶었습니다.”

꼬마가 성인이 되고도 남았을 25년이란 시간 동안, 태수씨는 쌀 등 생필품을 전달하는 것에서부터 생일잔치 열어주기, 컴퓨터 고쳐주기, 함께 낚시 가기 등 아이들의 소소한 일상을 함께하고 빛나는 순간들을 지켜봐왔다.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도움을 주고 싶어 2007년 다시 대학에 진학, 사회복지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는 그의 열정 때문인지, 처음에는 잠깐 왔다 가는 사람으로 치부하고 거부감을 나타내던 아이들이 이제는 그를 삼촌으로 부르고 있다고.

까맣던 머리에 어느덧 하얀 서리가 내리고 건강도 예전 같지 않지만 태수씨는 나눔 활동을 그만둘 수 없다고 말한다.

“한번 맺은 인연이니까요. 중간에 그만 두느니 안하느니만 못하죠.”

앞으로 그는 아이들을 위해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빠의 빈자리를 조금이라도 덜 느끼게 할 생각이다.

“어린이마을을 독립해 나간 친구들이 어느새 직장도 얻고 결혼도 해서 어엿한 사회인이 됐어요. 그 친구들과 함께 단체를 결성해 나눔 활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하고 싶어요.”

그의 바람은 단 하나. 바로, 아이들을 돕는 손길이 보다 많아지는 것.

“아이들이 잘 돼야 사회가 밝아져요. 그리고 내 아이가 잘 되길 바란다면 더 많은 아이들을 보듬으면 됩니다. 학교든 어디서든 아이는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고 성장하죠.
모든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다면 우리 아이도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어요.”

[교차로신문사/ 이보람 기자 shr55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