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연중기획-희망을 주는 사람들] 주봉문 이발사

[연중기획-희망을 주는 사람들] 주봉문 이발사

by 운영자 2015.07.13

40년째 재능기부 ‘사랑의 가위손’
베풀고 나면 더 행복해지는 보람
“이발을 천직으로 알고 돈을 벌어 부자가 되겠다는 생각보다는 이발을 마친 손님들이 거울을 보며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람으로 여기며 살아왔지요.”

어려운 이웃을 위해 평생을 봉사하고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사랑의 이발사’가 있다.

주인공은 순천시 연향동에서 이발관을 운영하고 있는 주봉문씨(60).

10일 이발관을 들어서자 주씨는 연신 바쁜 손놀림으로 손님의 머리를 다듬으며, 다정하게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주씨는 이렇게 40년째 손님들의 머리를 손질하며, 희노애락을 함께 해왔다.

이발을 천직으로 알고 평생을 살아 왔다는 그는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힘이 닿는 날까지 힘들게 살아가는 이웃의 머리를 반듯하게 다듬어 주겠다고 한다.

주씨는 특히 자신의 재능을 사회에 기부한다는 마음으로 노인들의 머리는 무료로 깎아주며, 성인과 학생들도 최소한의 수고비만 받고 이발을 해주고 있다.

그는 또 쉬는 날을 이용해 읍·면·동 노인정이나 불우 이웃 등 병원을 찾아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위해 이발 봉사까지 하고 있다.

이렇게 가위와 인연을 맺은 지 40여 년. 그 세월만큼 서민들을 위한 봉사도 계속되고 있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이런 선행이 알려지자 2012년 주씨가 운영하는 이발관은 행정자치부로부터 착한 가격업소로 등록돼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한 달에 한번 이곳 이용원을 찾고 있는 상사면에 사는 서모씨(53)는 “아버지는 무료, 아들과 나는 저렴한 비용으로 온 가족의 머리 손질이 해결된다”며 “요즘 시대 보여주기식 선행보다 묵묵히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그 재능을 베푸는 것이 진정한 봉사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손에서 가위를 놓는 날까지 이발을 책임져주겠다고 서민들과 약속한 주씨는 올해로 환갑을 맞았다.

“이제 인생 2막이 시작됐다”는 주씨는 앞으로도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의 머리를 손질하기 위해 변함없이 이발 도구를 챙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주씨의 가위질에는 고집스러움 못지않은 노련함과 자신감에서 ‘베풀고 나면 더 행복해진다’는 진리를 일깨워주고 있다.

[교차로신문사/ 김회진 기자 kimhj003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