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주는 사람들 장애인 동료 상담가 김병주씨
희망을 주는 사람들 장애인 동료 상담가 김병주씨
by 운영자 2015.08.25
장애를 가진 우리는 ‘동료’
… 잘 들어주고, 용기 북돋고
2011년 동료상담 수료·활동
18년 전 중도장애 …‘이심전심’
상담 후 긍정적 변화 모습 ‘뿌듯’
장애인 모임‘M2클럽’창단도
자립·사회참여 목표 … 함께‘공부’
예순 아홉.어른 ‘대접’을 받아 마땅할 나이에 그는 먼저 몸을 낮춘다.
경어를 쓰고, 목소리를 가만가만 내고, 먼저 웃는다.
장애인 동료 상담가 김병주씨(사진)다.
“저는 장애인 ‘동료’ 상담가예요. 나이는 많지만 우리는 똑같이 장애라는 개성을 가진 친구, ‘동료’죠. 그래서 우리는 동등해요.”
장애인 동료 상담가 김씨는 상담가, 전문가이기 이전에 ‘동료’를 강조한다.
‘동료’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기 보다는 ‘함께’ 어려움을 헤쳐 나간다.
“우리 장애인들은 몸의 장애 때문에 ‘할 수 없다’는 마음의 장애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제 역할은 그것을 ‘할 수 있다’로 바꾸도록 함께 노력하는 겁니다.”
그 밑바탕에는 ‘그 어려움을 나도 충분히 알고 있어’라는 공감이 필수적이다. 부모도 형제도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전문가도 어루만지지 못하는 마음을,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으로 나란히 서서 위로하는 것이다.
김씨는 실제 다른 이들 앞에서 말을 잘 못하는 것이 고민이라는 한 장애인을 예로 들었다.
그는 장애인의 고민을 충분히 듣고, 어렵지 않은 것부터 해결책을 제시했다. 먼저 고민을 토로한 장애인을 큰 무대가 아닌 몇몇 동료 장애인 앞에 세웠다. 인사부터 그 다음 자기소개, 노래 부르기까지 몇 번의 연습과 동료 장애인들의 응원·격려 끝에 고민 속 장애인은 서서히 자신감을 찾았다.
‘할 수 없다’고 작아지던 이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을 때, 김씨가 장애인 동료 상담가로서 가장 뿌듯한 순간이 바로 이때다.
그는 18년 전 뇌경색으로 쓰러지며 장애를 입었다. 언어 장애와 좌측 마비 등으로 6개월의 투병 생활과 재활 치료를 거쳤다. 지금도 몸의 오른쪽은 여전히 부자연스럽지만 그것은, 남과 구별되는 ‘개성’이 됐다.
4년 전, 김씨는 11학번으로 순천제일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다. 뒤늦게 사회복지학을 새로 배우고 장애인 동료 상담가로 활동하는 것을 그는 ‘장애가 준 선물’이라고 말한다.
장애인 동료 상담가라는 새로운 명함은 장애라는 개성에 60년 간의 다양한 경험, 사회복지학 전공, 장애인 동료 상담공부가 더해져 만들어졌다.
김씨는 올해 순천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 내 장애인 모임 ‘M2클럽’을 만들었다. 멘토와 멘티의 모임이라는 뜻으로, 선생이라는 뜻의 ‘멘토’와 상담자라는 뜻의 ‘멘티’의 영문 M이 2개라는 점에 착안해 이름 붙였다.
20여 명의 장애인이 활동하고 있는 ‘M2클럽’은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해결책을 함께 찾아보며 자신감을 찾는 활동을 한다. 그리고 이렇게 회복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사회 구성원으로 당당히 서는 것이 목표다.
‘장애인은 받기만 한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주머니를 털어 네팔 지진 피해 돕기 성금을 전달하고, ‘로미오와 줄리엣’ ‘햄릿’ 등의 고전 요약본을 읽고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그 일환이다.
“장애인은 자신감을 찾고, 비장애인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것. 그것이 제 바람입니다. 그것이 바람에만 그치지 않도록 부지런히 공부하고 움직이고 목소리를 낼 겁니다.”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 cmh@sgsee.com]
경어를 쓰고, 목소리를 가만가만 내고, 먼저 웃는다.
장애인 동료 상담가 김병주씨(사진)다.
“저는 장애인 ‘동료’ 상담가예요. 나이는 많지만 우리는 똑같이 장애라는 개성을 가진 친구, ‘동료’죠. 그래서 우리는 동등해요.”
장애인 동료 상담가 김씨는 상담가, 전문가이기 이전에 ‘동료’를 강조한다.
‘동료’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기 보다는 ‘함께’ 어려움을 헤쳐 나간다.
“우리 장애인들은 몸의 장애 때문에 ‘할 수 없다’는 마음의 장애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제 역할은 그것을 ‘할 수 있다’로 바꾸도록 함께 노력하는 겁니다.”
그 밑바탕에는 ‘그 어려움을 나도 충분히 알고 있어’라는 공감이 필수적이다. 부모도 형제도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전문가도 어루만지지 못하는 마음을,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으로 나란히 서서 위로하는 것이다.
김씨는 실제 다른 이들 앞에서 말을 잘 못하는 것이 고민이라는 한 장애인을 예로 들었다.
그는 장애인의 고민을 충분히 듣고, 어렵지 않은 것부터 해결책을 제시했다. 먼저 고민을 토로한 장애인을 큰 무대가 아닌 몇몇 동료 장애인 앞에 세웠다. 인사부터 그 다음 자기소개, 노래 부르기까지 몇 번의 연습과 동료 장애인들의 응원·격려 끝에 고민 속 장애인은 서서히 자신감을 찾았다.
‘할 수 없다’고 작아지던 이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을 때, 김씨가 장애인 동료 상담가로서 가장 뿌듯한 순간이 바로 이때다.
그는 18년 전 뇌경색으로 쓰러지며 장애를 입었다. 언어 장애와 좌측 마비 등으로 6개월의 투병 생활과 재활 치료를 거쳤다. 지금도 몸의 오른쪽은 여전히 부자연스럽지만 그것은, 남과 구별되는 ‘개성’이 됐다.
4년 전, 김씨는 11학번으로 순천제일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다. 뒤늦게 사회복지학을 새로 배우고 장애인 동료 상담가로 활동하는 것을 그는 ‘장애가 준 선물’이라고 말한다.
장애인 동료 상담가라는 새로운 명함은 장애라는 개성에 60년 간의 다양한 경험, 사회복지학 전공, 장애인 동료 상담공부가 더해져 만들어졌다.
김씨는 올해 순천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 내 장애인 모임 ‘M2클럽’을 만들었다. 멘토와 멘티의 모임이라는 뜻으로, 선생이라는 뜻의 ‘멘토’와 상담자라는 뜻의 ‘멘티’의 영문 M이 2개라는 점에 착안해 이름 붙였다.
20여 명의 장애인이 활동하고 있는 ‘M2클럽’은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해결책을 함께 찾아보며 자신감을 찾는 활동을 한다. 그리고 이렇게 회복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사회 구성원으로 당당히 서는 것이 목표다.
‘장애인은 받기만 한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주머니를 털어 네팔 지진 피해 돕기 성금을 전달하고, ‘로미오와 줄리엣’ ‘햄릿’ 등의 고전 요약본을 읽고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그 일환이다.
“장애인은 자신감을 찾고, 비장애인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것. 그것이 제 바람입니다. 그것이 바람에만 그치지 않도록 부지런히 공부하고 움직이고 목소리를 낼 겁니다.”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 cmh@sgs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