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아파트탐방 - 순천 연향동 중흥S-클래스빌 5차

아파트탐방 - 순천 연향동 중흥S-클래스빌 5차

by 운영자 2016.05.20

‘나눔’으로 특화된 공동체 만든다
주민 참여 ‘사랑나눔장터’ 운영
중고물품·먹거리·공연, 경매까지
꽃심기 참여·재활용비누 나눔도


“장난감 팔아요. 제가 잘 가지고 놀던 거예요. 싸요, 싸!”

지난달 9일 순천 연향동 중흥S-클래스빌 5차 아파트 주차장에 ‘장’이 열렸다.

이날 열린 장터는 수익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닌 주민들의 화합을 위해 마련된 것으로, 장의 이름도 ‘사랑나눔장터’다.
□ 함께 모여 나누는 ‘재미’

순천 연향동 중흥S-클래스빌 5차 아파트는 ‘나눔’을 바탕으로 공동체 회복과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주민들의 참여로 진행된 재활용장터 ‘사랑나눔장터’가 그 시작이다.

주민들은 이날 장을 위해 집안의 ‘못’ 쓰는 물건이 아닌 ‘안’ 쓰는 물건을 챙겨 나왔다. 아이가 커 이제는 쓰지 않는 장난감과 책부터 학습교구, 옷, 주방용품에 생활용품까지 품목도 다양했다.

주차장 앞 펼쳐진 좌판에는 주민들이 자신들의 손길이 묻은 물건들을 홍보하며 새 주인을 기다렸다. 주민들은 기분 좋은 흥정을 하며 필요한 물건을 사가기도 하고, 모처럼 만난 이웃과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했다.

전남 지역 마을기업들이 만든 고추장, 장아찌 등 가공식품과 곡류 등도 시중보다 싼 가격에 판매됐다. 재활용장터 옆으로는 아파트부녀회에서 만든 김밥과 어묵, 부침개 등 먹거리 장터가 펼쳐졌다.

재미난 볼거리도 이어졌다.
중흥S-클래스빌 5차 아파트 어르신들이 옷을 맞춰 입고 그동안 배운 ‘장수체조’를 무대 위에서 선보였고, 관객이 된 주민들도 동작을 따라하며 한바탕 웃음이 번졌다.또 30년 된 카세트, 전기히터, 청소기 등 안 쓰는 물건을 ‘경매’를 통해 판매하는 이색 행사도 이어졌다. 텔레비전이나 영화 속에서나 보던 경매를 직접 참여해본 주민들은 신선하다 며 5000원, 1만 원을 외쳤다.

중흥S-클래스빌 5차 아파트는 오는 6월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회의가 함께 폐식용유를 활용한 재활용비누를 만들어 주민과 나눌 계획이다. 또 주민들이나 가족들 또는 순천 지역의 농산물을 판매하는 ‘농부장터’도 열 예정이다.

임종대 입주자대표회장은 “첫 시도였지만, 나눔장터를 통해 주민들이 함께 모여 마음을 나누고,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주민들과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실제 이날 장터를 통해 10여 년 넘게 층간소음 문제로 데면데면하던 주민들이 ‘고생하시네요’ 인사를 건네는 등 따뜻한 마음이 오갔다”고 덧붙였다.

□ SNS·가정방문으로 ‘소통’

중흥S-클래스빌 5차 아파트는 올해 주민들을 구성원으로 한 ‘밴드’를 결성했다. 작은 소리도 귀담아 들으며 소통하기 위해서다.

밴드에는 나눔장터 참여 방법부터 장터 참여 후기, 아파트 쪽문 개방과 관련한 찬반 의견 등 아파트 내의 다양한 생각들이 양방향으로 오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입주자대표회의 임원들과 관리소장 등은 일일이 집집을 돌며 주민들을 만나서 민원을 듣고,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진행 중인 사업들을 설명했다.

정금선 관리소장은 “서로 얼굴을 모르던 주민들도 이제는 ‘소장님, 안녕하세요’ 먼저 인사를 한다”며 “얼굴을 익히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주민들과 더 가까워졌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민원도 줄어들고, 쉽게 해결되는 것 같다”며 웃는다.

중흥S-클래스빌 5차 아파트는 ‘사계절 꽃이 피는 아파트 조성 사업’도 추진 중이다. 지난 봄 팬지, 금잔화 등 봄꽃 3000주를 순천시로부터 지원 받아, 아파트 곳곳에 꽃 화단을 꾸몄다.

가을에는 주민들과 함께 꽃 심기를 통해 소통하고, 소속감을 높일 계획이다.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 yurial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