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아파트 탐방 - 순천 향림현대2차아파트

아파트 탐방 - 순천 향림현대2차아파트

by 운영자 2016.06.03

“터놓고 얘기하니, 불만도 오해도 금방 풀려요”
2008년부터 매월 주민반상회 열어
주민 불편 듣고, 개선점 함께 찾아
올해‘친환경 EM세제’만들기 시작

세제값 자발적 기부로 불우이웃 도와

얼마 전 종영한 ‘응답하라 1988’을 보면 마을 사람들이 모여 반상회를 하는 모습이 나온다. 마을의 크고 작은 일을 의논하고, 대소사에 함께 하며 마을 사람들의 친목은 더 두터워진다.

마을공동체의 구심점이었던 ‘반상회’는 1976년 매월 25일을 ‘정례반상회 날’로 정해 전국적으로 개최되다 1995년 지방자치가 실시되면서 지역실정에 맞게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하자, 서서히 자취를 감췄다.

매월 주민 반상회 열어
… 공동 문제 ‘해결’
순천 석현동의 향림현대2차아파트는 여전히 매달 마지막 주 화요일 한 차례씩 반상회를 연다.

지난 2008년 부활한 이곳의 반상회는 올해 햇수로 9년째를 맞았다.

사라진 반상회를 부활시킨 까닭은 공동체 회복. 문 닫고 집안으로 들어가면 어디에 누가 사는지, 무슨 일이 있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던 ‘닫힌’ 공간을 ‘열린’ 공간으로 바꾸기 위해서였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김용주 회장은 “반상회는 주민들 간 얼굴을 익히고, 아파트 내 다양한 문제의 해결점들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때문에 반상회에는 주민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안건 역시 층간소음부터 주차, 반려동물 문제 등 공동체를 위해 개선해야 할 모든 의견이 오간다.

나온 의견들 가운데 주민들이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은 함께 해결책을 찾는다. 또 아파트 내 게시판과 엘리베이터 등에 부착해 주민들 모두가 알고 실천하도록 하고 있다.

김 회장은 “어느 아파트나 층간소음이나 주차 문제가 있다”며 “그것들은 개개인이 해결하려고 하거나, 관리사무소를 통해 하려고 하면 오해가 생기기 쉽지만 반상회를 통해 공론화 하면 모든 주민들이 한번쯤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고 설명한다.

친환경EM 세제 만들며
환경 살리고 이웃 돕고
올해 향림현대2차아파트는 순천시의 지원으로 ‘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향림현대2차는 주민들과 함께 친환경EM 세제를 만들며 환경을 살리고, 공동체를 활성화하며 나아가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마음을 모으고 있다.

향림현대2차는 매월 서너 차례 주민들이 참여해 친환경EM 세제를 만든다. 미세먼지와 가습기 살균제의 위험 등이 더욱 크게 부각되며 친환경EM 세제 만들기에 참여하는 주민들도 늘었다.

자연스럽게 주민들이 모이며 이야기할 기회도 많아졌다.

“EM 세제 만드는 날은 아파트가 ‘와글와글’한다”는 김 회장은 “서로 인사도 않던 이웃들이 얼굴을 익히면서 자연스레 인사도 하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자주 본다”며 이것이 바로 공동체 복원이 아니겠느냐며 웃는다.

향림현대2차는 반상회와 친환경EM 세제 만들기를 통해 공동체 활성화는 물론 어려운 이웃돕기에도 나서고 있다.

EM 세제를 만들어 가져가는 값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하고 있는 것. 주민들이 모은 돈은 연말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 yurial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