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청년창업 / 순천 비밀식당 장정환 대표

청년창업 / 순천 비밀식당 장정환 대표

by 운영자 2016.11.18

‘무모한’ 청년의 ‘따뜻한’ 도전 “배부른 한끼를 팝니다”

실패 거울삼아 ‘맛’ 집중 … 맛있게, 배불리, 편안하게
덮밥·파스타 낯선 조합 … 자신 있는 요리 담아내

가게만 있으면 된다는‘무모한’ 시작
옷가게 점원으로 시작해 내 가게를 가졌다. 돈이 모아졌고, 다른 재미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가장 먼저 떠오른 일은 음식 만드는 일. 중국집과 백반집을 운영하던 부모님을 보고 자란 영향이 컸다.

‘그래, 나도 음식을 만들자’ 결심이 서자, 별 고민 없이 그간 모은 돈을 탈탈 털어 순천 조례동에 가게를 얻었다. ‘딱’ 가게만 얻었다.

어떤 메뉴를 팔 건지, 어떤 인테리어를 할지 전혀 생각하지 않았고, 재료는 어디서 사는지도 몰랐다. 게다가 요리는 정식적으로 해본 적도, 제대로 배운 적도 없었다.

가게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할만큼 무지했고 무모했다.

준비 없이 시작한 가게는 1년도 안 돼 사실상 망했다.

문을 닫아 마땅했지만, 권리금 문제 등으로 2년을 더 버텼다.

그렇게 3년, 순천대학교 인근 비밀식당 장정환 대표의 첫 번째 도전은 실패와 빚, 마음고생으로 끝이 났다.

새로운 도전 담보한 3년의 시간

하지만 그에게는 끝이 아니었다. 넉넉한 준비 기간이었고, 새로운 도전을 담보하는 시간이었다.

“사실 하루하루가 괴로웠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어요.”

3년의 시간 동안 장 대표는 내내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고민했다. 그리고 배웠다.

어떤 음식을 만들지 고민하고, 혼자 만들어보고, 요리사 친구의 도움도 받았다. 서울과 광주 등을 찾아 음식 맛을 봤다.
‘음식은 올리브TV로 배웠다’는 장 대표는 내내 하루 종일 음식 생각만 하고, 음식 이야기만 듣고 봤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무엇을 잘 만드는지 확신이 섰고, 지난해 11월 장 대표는 순천대 인근 골목에 식당을 열었다.

“3년 동안 중요한 게 뭔지 알게 됐어요. ‘맛’이죠. 처음 전단지며 SNS며 1+1이벤트며 안 해본 홍보가 없었어요. 그런데도 결국엔 문을 닫았잖아요. 결국 음식점은 맛이 없으면 안 되는 거였어요.”
누구에게나 맛있고 배부른 ‘한끼’

장 대표는 음식점의 본질인 ‘맛’에 집중했다. 비밀식당의 ‘비밀’이란 이름도 ‘맛있어서 나만 알고 싶은 비밀 같은 곳’이라는 바람을 담았다. ‘식당’은 말 그대로, ‘한끼’를 먹는다는 정직한 뜻을 넣었다.

메뉴를 선정할 때도 ‘맛’만 생각했다. 일본식 덮밥과 이탈리아의 파스타 등 ‘낯선 조합’이 메뉴로 등극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장 대표가 가장 자신 있게 손님에게 내놓을 수 있는 것.

“식당이 거창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맛있게 한끼를 먹으면 된 거죠.”

여기에 비밀식당의 위치가 학교 앞이며, 주 이용층이 학생일 거라는 는 생각이 더해졌다. 6900원부터 시작하는 밥 한끼의 가격과 무제한으로 더 먹을 수 있는 공짜 밥이 생긴 배경이다.

“이곳이 든든하게 한 그릇 맛있게 먹고 갈 수 있는 곳이면 좋겠어요. 그것이면 충분해요.”

무모했던 청년의 도전은 ‘따뜻한’ 한끼로 이어지고 있다.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 yurial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