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인터뷰> 순천장애인사랑봉사대 김동철씨

인터뷰> 순천장애인사랑봉사대 김동철씨

by 운영자 2017.04.20

“장애인의 당당한 삶 위해” … 20여 년 봉사
재가 중증장애인에 차량제공·방문상담 등 펼쳐
“세상에 나가니 저처럼 장애를 가진 분들이 너무나 많았어요. 그들과 함께 하자 생각했죠.”순천장애인사랑봉사대 김동철(68·사진)씨가 밝힌 봉사의 시작이다.

그는 지난 20여 년간 순천장애인사랑봉사대의 대장, 이사 등을 역임하며 지역의 재가 중증장애인들에게 차량 제공, 방문 상담 등과 같은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자신이 도움을 받았기에 받는 사람의 입장과 마음을 잘 안다는 그는 비장애인 봉사자들과 장애인들을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도맡고 있다.

30여 년 전 추락사고로 1급 지체장애인이 됐다는 김씨는 사고 이후 10년간은 세상과 단절한 채 살았다고.

“우선,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다는 사실이 가장 힘들었어요. 거동도 어렵고 뭐든 제약이 많았죠. 신체적·정신적으로 자신과 끊임없이 싸워야 했고, 주변 사람들이 점차 떠나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견디기 어려운 일이었죠.”

하지만 그런 순간에도 자신의 곁을 지키며 변함없는 사랑을 보여준 어머니와 먼저 손을 내밀어주는 이들이 있었고, 고마운 마음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해 보자’는 의지가 됐다.

그렇게 몸과 마음이 조금씩 회복돼 가는 것을 느끼던 그는 1995년부터 자신과 같은 지체장애인들을 위한 봉사를 시작했고, 10여 년 전 순천장애인사랑봉사대를 만났다.

“재가 장애인의 댁을 방문해보면 생활환경이 대개는 매우 열악해요. 도움이 필요해보이지만 그들의 마음의 문을 열기는 쉽지 않죠. 그럴 때 제 역할이 중요합니다.

‘공감’을 통해 계속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겁니다.”
그렇게 도움을 줬던 장애인이 이후 도움을 주는 자원봉사자로 만나게 될 때가 특히 보람되고 기쁜 순간이라고.

하지만 김씨는 외부와 단절한 채 살아가는 장애인들이 여전히 많고, 그런 이들을 볼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말한다.

지난 3월 말 기준 순천시 등록 증애인은 1만 5605명. 그러나 매년 장애인의 날을 기념해 열리는 행사에 나와 다른 장애인들과 소통하는 이들은 전체의 10%도 되지 않는다.

김씨는 “장애인들이 세상 속으로 나와 삶의 주체로서 당당히 살아가기 바란다”며 “이를 위해 주변에서도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시기 바라며, 저 또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지속적으로 노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김씨는 장애인들에게는 ‘자신 또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의지를 가질 것을 당부했다.

또한 비장애인들이 장애인들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장애 유형별 특성에 맞춘 다양한 체험교육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순천광양교차로 / 이보람 기자 shr552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