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순천 신대지구 3대 과제, 현재는?

순천 신대지구 3대 과제, 현재는?

by 운영자 2017.06.19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 내 배후단지로 조성한 순천 신대지구는 수용인원 3만 5000명을 목표로, 지난 2012년 입주를 시작해 현재 주민 2만 40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대형유통업체(코스트코)와 외국인학교, 종합병원 등 아파트 분양 당시의 약속은 줄줄이 좌초돼 수년째 표류하면서 주민들의 상실감은 커져가고 있다. 이에 교차로신문은 이들 3대 과제의 시작부터 진행 과정, 현재 추진 상황 등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외국인학교 설립‘꿈틀’
신대지구의 3대 과제 가운데 그 사이 가장 많은 진척을 보이고 있는 것은 외국인학교다. 16일 광양경제청에 따르면, 미국의 한 사립학교 법인과 외국인학교 운영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인 상태다.

그러나 아직은 투자유치가 진행되고 있는 단계로, 추진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며 어느 정도 가시화 된 뒤에 공표한다는 것이 광양경제청의 입장이다.

- 메이플립 외국인학교‘무산’
전남 첫 외국인학교로 기대를 모아온 신대지구 외국인학교는 지난 2010년 캐나다 메이플립 교육재단이 관계 기관과 함께 투자양해각서까지 체결했지만, 이후 추진과 중단을 반복하다 결국 무산됐다.

당초, 외국인학교는 경제자유구역과 광양은 물론 여수국가산단 등 전남 동부권에 근무하고 있는 외국인 자녀들의 교육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됐다.

여기에는 중국계 캐나다인인 셔먼 젠(Sherman Jen)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메이플립교육재단이 미화 5500만 달러 투자를 약속했다.

메이플재단은 2011년 공사에 착공해 2012년 8월에 8~10학년(중2~고1) 정원 225명 규모로 개교한 뒤 2018년까지 초·중·고교 정원을 1000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설립승인 절차와 재단 측의 설립자금 국내 유입 등이 미뤄지면서 개교는 3차례나 연기됐고, 재단은 학교 설립 의사를 철회하기에 이르렀다.

재단의 학교 설립 포기 이유로는 현행법상 외국교육기관이 국내에 설립될 경우 이익금을 본국에 송금할 수 없는 등의 규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해당 부지의 소유권이 순천시에 넘어온 상태로, 시는 지난해 11월 외국인학교 잔여부지에 2만 3127㎡ 규모의 ‘신대도시농업공원’을 조성해 운영 중이다.

▶ 종합병원 유치 ‘제자리걸음’
순천 신대지구 내 종합병원 설립은 그동안 투자 의향을 밝혔던 대학병원과 외국기업 등이 연이어 투자를 포기하면서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비즈포스트그룹과 투자협약이 맺어지기도 했으나 그룹 경영 악화 등의 이유로 2015년 11월 좌초된 뒤로,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는 없는 실정이다.

이는 세계적인 경제 불황 등의 상황에서 종합병원 설립이 가능한 새로운 투자자를 찾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

- 늘푸른재단 등 잇따른 투자포기
그동안 신대배후단지에 종합병원을 세우겠다는 곳은 많았지만 단 한곳도 실현되지는 못했다.

가장 먼저, 2009년 늘푸른의료재단 컨소시엄이 2013년까지 3000억 원을 들여 재활치료센터 통합의학센터, 연구시설 노인복지시설과 암 당뇨를 치료하는 전문병원 등을 갖춘 종합의료기관 설립 계획을 세웠으나 무산됐다.

이어 2013년 조선대가 신대지구에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연차적으로 2000억 원을 투자해 500병상 규모의 대학부속병원과 연구시설을 짓기로 투자양해각서(MOU)까지 체결했지만, 사업성을 장담할 수 없자 투자를 포기했다.

이후 광양경제청은 2014년 한인 교포기업이 운영하는 미국 비즈포스트그룹과 전남도, 전남대병원, 순천시와 함께 신대배후단지에 의료기관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교환하고 1년간 유효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10개월간 의료법인 허가 등 구체적인 후속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채 투자협약이 종료되면서 신대지구 종합병원 설립 계획은 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당시 광양경제청 관계자는 “철광석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비즈포스트그룹이 국제 철광석 원석 가격 폭락으로 회사 자금사정에 어려움을 겪은 데다, 종합병원 외에 별도의 영리사업 요구가 해결되지 않자 사업을 포기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경상대병원, 건국대병원, 금강의료재단 등도 투자의향을 밝혔지만 성사되지는 못했다.

▶ 코스트코 대체할 유통업체 ‘아직’
미국계 창고형 대형할인매장 ‘코스트코’ 순천점도 입점이 물 건너간 뒤, 1년 반이 지났지만 이를 대체할 유통업체는 아직 찾지 못한 상황이다.

코스트코 순천점은 지역상인 등의 반대와 건축심의 및 관련 소송 등으로 난항을 거듭하다 지난 2015년 12월 코스트코가 출점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추진 3년 만에 백지화됐다.

해당 부지 소유권을 갖고 있는 순천에코밸리(주)는 이후 유통업체들과 접촉하며 투자유치 발굴에 나섰지만, 현재까지도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 출점 소식 … 지역사회 ‘들썩’
신대지구에 첫 입주가 시작된 것은 2012년 10월경. 그러나 변변한 편의시설 하나 없이 사방의 공터와 공사 소음에 생활불편을 호소하는 주민 민원이 빗발쳤다.

그러던 중 그해 11월, 서울 등 대도시에 주로 입점해있는 미국계 창고형 대형할인매장 ‘코스트코’가 이곳에 입점을 추진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신대지구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코스트코는 신대지구 입점을 위해 지난 2011년부터 법무법인을 통해 인허가와 관련된 업무를 진행, 중흥S클래스 5차 아파트 옆 중심상업지구 부지(2만 7388㎡) 매입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코스트코 입점 열기는 “싸게 사니 좋다”는 찬성 의견과 “골목상권이 무너진다”를 이유로 한 반대로 나뉘었다.

특히, 반대여론은 지역·정치권 등으로 확산됐다.

인구 28만 명에 불과한 순천시에 전국 평균 인구 12만 명 당 1개꼴인 대형할인매장이 이미 6곳이나 입점해 있다는 점, 창고형 대형할인매장인 탓에 순천뿐만 아니라 전남 동부권 전체의 지역 경제를 흔들 수 있다는 이유로 논란은 더욱 가속화됐다.

이후 순천시의회는 그해 12월 ‘신대배후단지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 신대지구 개발 전반에 대해 조사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순천시의회를 비롯해 전남 동부권 지자체와 시민사회단체, 시군의회가 반대 성명을 내는 등 반대 여론은 정치권까지 확산됐다.

이런 가운데, 순천과 광양지역 중소상인들과 시민사회단체는 공동으로 ‘코스트코 입점 반대 광양만권범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 천막농성과 시위를 통해 코스트코 입점 저지에 나섰다.

한편, 신대지구 입주민을 중심으로 한 일부 시민들은 ‘소비자의 선택권과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입점을 찬성하는 플래카드를 내걸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 건축허가 난항 거듭 … 백지화
확산되는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주)순천에코밸리와 코스트코 측은 12월 초 부지매매계약을 체결하며 입점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2013년 3월 광양경제청에 제출한 건축심의 신청서가 반려된 것을 시작으로, 코스트코 순천점 입점에 제동이 걸렸다.

이후 특혜시비까지 불거지며 건축허가 취득에 난항을 거듭해온 코스트코는 건축심의 삼수 끝에야 2014년 3월 조건부로 심의를 통과했다.

그러나 조건부 허가를 받은 이후 1년여 간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었고, 코스트코는 결국 2015년 12월 매장 부지관리를 맡고 있는 순천 에코밸리에 공문을 보내 신대지구에 입점하기 위해 맺은 부동산 매매계약 해제를 요청했다.

당시 코스트코 측은 ‘당국이 요청한 주차와 교통문제를 보완하라는 건축허가 조건을 이행키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트코의 입점 철회 결정을 두고 일각에서는 최근의 쇼핑패턴이 온라인 인터넷 구매로 바뀌고 있는 추세에 따른 코스트코의 영업방식 변화 등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순천광양교차로 / 이보람 기자 shr552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