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긴급진단] 막 내린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上>

[긴급진단] 막 내린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上>

by 운영자 2017.09.26

▲제5회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개최 둘째 날인 16일, 한산한 모습의 행사장.

‘28억 혈세낭비’ 동물영화제 재검토 요구 ‘봇물’
시민들 외면 … 동네잔치보다 못한 행사로‘폐막’

최근 막을 내린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를 두고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지난 5년간 영화제에는 28억 5000만원의 혈세가 투입됐지만, 사업 규모에 비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민 공감대 형성 등에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9일 폐막한 ‘제5회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에서도 이 같은 문제점이 고스란히 노출되면서 이러한 논란에 더욱 불을 지폈다는 평가다. -편집자 주

올해로 다섯 번째 치러진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가 동네잔치보다 못한 행사로 마무리 됐다.
이번 영화제는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With Animal 인간과 동물, 언제나 함께’라는 주제로 순천만국가정원 등 순천시 일대에서 열렸다.

그러나 순천시민의 무관심 속에 저조한 참여율은 물론, 운영 미숙이 도마에 오르면서 영화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2013년을 시작으로, 지난 5년간 이어져온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에는 1회 4억 5000만 원, 2회(2014년)부터 5회(2017년)까지 회당 6억 원(국비 1억, 시비 5억)씩 총 28억 5000여만 원의 혈세가 투입됐다.

영화제는 그동안 특색 없는 프로그램 구성과 미숙한 운영, 인건비 과다 지출 등으로 질타를 받았고, 실제로 순천시의회에서 예산이 전액 삭감될 뻔한 위기를 겪기도 하는 등 난항을 거듭해왔다.

이런 가운데, 순천시는 지난달 열린 ‘문화예술축제 관련 언론브리핑’을 통해 ‘올해는 공연 등 행사 위주보다는 영화제 자체에 초점을 맞춰 내실있게 운영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를 위해 단편영화제·단편시나리오 공모전을 신설한 것은 물론, 영화 관련자와 대화를 나누는 형태의 ‘시네콘서트’도 새롭게 기획하는 등 변화를 도모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고질적인 문제는 개선되지 않아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우선, 이번 영화제는 저조한 참여율로 지역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 모습이었다.

영화제의 시작을 알리는 지난 15일 개막식에는 홍보대사로 활약 중인 배우 조동혁과 선우선을 비롯한 다수의 연예인들이 동참했으며, 가수 달샤벳의 축하 공연도 펼쳐졌다.

그러나 이날 참여 인원은 2500여 명으로, 지난해 개막식 참여인원(4000여 명)의 6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개막식이 주말인 토요일에 진행됐고 올해가 평일(금요일)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는 매우 큰 차이다.

주말인 16~17일에도 주요 행사장인 순천만국가정원은 한산한 모습이었으며, 영화 상영이 이뤄진 메가박스 순천점과 CGV 순천점 등의 관람객 등을 포함해도 행사 기간(5일 간) 동안 참여 인원은 2만 2000여 명에 그쳤다. 이는 지난 2014년 열린 2회 참여인원(2만 5000여 명)보다도 적은 수다.

시 관계자는 “올해 행사는 영화제 성격에 맞게 진행하고자 지난 4년과 달리 대형 기획 공연 등은 하지 않고 영화제 관련 프로그램들로 기획방향을 바꿨다”며 “관객모집 효과는 전년보다 저조했지만, 영화제다운 영화제로 가기 위해 거쳐야 할 과정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5년간의 상영작 수를 보면 △1회 14개국 42편 △2회 17개국 58편 △3회 25개국 60편 △4회 24개국 45편 △5회 19개국 34편으로 올해가 가장 적다. ‘영화제다운 영화제’마저 구호뿐이었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결국, 참여율 저조는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가 5년째 전국적인 영화제로 자리매김하는 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다음 편에서 계속 >

이보람·김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