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긴급진단] 막 내린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下>

[긴급진단] 막 내린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下>

by 운영자 2017.09.26

반려문화 정착·편의시설 마련 ‘시급’
매년 운영 미숙 드러나 … 평가 시스템‘필요’

순천시가 올해부터 영화제의 운영 방식을 공모를 통해 직접 대행사를 선정하고, 시가 총괄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동물영화제의 미숙한 운영을 둘러싼 논란은 올해도 이어졌다.

지난해에는 영화 상영장소 중 하나였던 조례호수공원이 스크린 문제로 개막식을 하루 앞두고 돌연 상영이 취소됐다.

행사 당일 배부된 팸플릿에는 상영장소에서 조례호수공원을 제외시켰지만, 이에 대한 홍보는 하지 않아 사전홍보만 접하고 호수공원을 찾았던 시민들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었다.

이 같은 상황은 올해도 재현됐다.

영화제를 일주일가량 앞둔 이달 7일, 순천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영화 ‘옥자’를 순천만국가정원 잔디마당에서 16일 오후 7시부터 상영하고, 이어 영화 관계자가 참석한 ‘시네콘서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홍보했다.

그러나 행사 당일 영화 ‘옥자’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메가박스 순천점에서 오후 4시에 상영됐고, 시네콘서트만 당초 예고한 장소에서 오후 7시부터 진행했다.

시네콘서트는 영화 ‘옥자’에서 ‘미자’ 역의 배우 안서현이 출연한 가운데 1시간을 조금 넘겨 끝이 났고, 황금 요일인 토요일 영화제의 일정 또한 이것으로 허무하게 마무리됐다. 영화 ‘옥자’를 보기 위해 현장을 찾았던 시민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한 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영화의 제작사인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넷플릭스’가 야외 상영에 대해 시와 사전에 협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유출 등의 우려로 갑작스레 야외 상영 불가 입장을 밝혔고, 이로 인해 불가피하게 상영장소를 변경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문제는 보도자료 배포 다음날인 8일부터 내부적으로 거론됐던 사안으로, 시는 행사 당일까지도 정정보도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안일한 대응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를 두고, 시민들은 보여주기식 행사보다는 올바른 반려문화 정착 및 반려동물과 반려인들을 배려한 편의시설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올해로 3번째 참여라는 이주현(26·여·순천)씨는“산업박람회 부스도 별로 없고, 전반적으로 즐길만한 게 없다”면서 “무엇보다 반려동물을 위한 간이 편의시설이 행사기간 동안에라도 갖춰졌으면 했는데 그러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또 다른 참가자 김하윤(30·남·순천)씨는 “깨끗하고 좋은 정원에서 반려견과 산책하고 행사도 즐길 수 있어 좋았지만, 참여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고 부대행사 등에서의 운영 미숙이 아쉬웠다”면서 “반려인들이 다른 반려인을 대하는 기본 매너도 좋아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영화제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순천지역 시민사회단체 한 관계자는 “현재 영화제가 당초의 목적에 부합되도록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지 평가를 통한 점검이 필요하다”면서 “지속성 여부에 대한 판단은 그 이후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축제 등 문화행사 등을 진행할 경우에는 신뢰할 만한 단체나 기관 등을 통해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행사 종료 한 달 이내에는 평가토론회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 한다”고 밝혔다.

이보람·김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