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기고] 현충공원의 탄생

[기고] 현충공원의 탄생

by 황은환/5·18민주유공자 순천지회장 2018.05.18

우리지역 현충탑이 국가정원 내에 현충공원으로 재탄생되고 있다.

죽도봉공원 1km를 지나 인적이 드문 산기슭에 30여 년이나 된 오래되고 낡은 현충탑은 초췌한 모습으로 마치 수명이 다한 이끼 낀 고목처럼 세워져있었다.

이곳은 학생들도 올라가기 힘들지만 80세가 넘은 6·25참전 노병들은 현충일 기념행사 때마다 이동하기가 힘들어 참석을 못하신 분도 계셨다.

산중턱에 위치해 접근성이 떨어지고 장소도 협소해 현충일 국가 기념식 행사를 수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였다. 탑 자체도 너무 오래되어 갈라지고 깨어지고, 한 평 남짓 내부에는 1800여 명의 호국유공자들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새롭게 단장된, 관리가 잘 된 타 지역에 비해 너무나 방치한 느낌이 들어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부끄럽기 짝이 없다.

그동안 보훈단체의 수차례 이전 건의를 받아들인 순천시의 아낌없는 지원으로, 이제는 국가정원 내 풍수 좋은 곳에 현충공원이란 이름으로 숭고하게 재탄생되고 있다.

지난날의 흙 역사에서 호국하셨던 선열들의 위상을 높이며, 호국정신을 기념하고 평화를 지향하자는 의미의 현충공원은 국가정원의 볼거리 상징물로 또 다른 조명을 받고 있다.

둘레 40m, 높이 3.5m, 폭 3m의 대형건축물은 한눈에 봐도 랜드 마크로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이는 순천만국가정원 ‘꿈의 다리’를 디자인한 강익중 아트 작가의 설계로 제례의 추모탑이 아닌 현대 감각의 미래지향적 평화의 상징물로 만들어져 순천만국가정원과 함께 유감없이 우뚝 빛나게 될 것이다.

이 원형의 건축물은 호국선열들과 우리들 그리고 후손들, 과거와 현재 미래를 소통하는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는 지구상에 하나밖에 없는 평화의 상징물인 것이다.

내부 빈 공간은 2000명을 수용할 수 있어 현충일 기념식 행사도 여유로우며, 복도형 공간에는 호국을 기리는 휘호 등으로 지난날 전쟁의 아픈 역사를 성찰할 수 있도록 만들어 평화를 지향하는 우리시대의 정체성을 들여다 볼 수 있다.

나라를 지킨 호국 희생자들이 있음으로써 오늘의 풍요와 인권, 안위를 누리고 있는 우리는 훌륭한 선열들의 호국업적을 상기시켜 역사적 성찰의기회로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에 자존감을 높여줘야 한다.

그리하여 역사적 소명, 우리의 정체성을 깨달아야만 이 나라의 미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 황 은 환
5·18민주유공자 순천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