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기획연재] 청년이 살아야 농업이 산다 ② 광양 산토토마토농장 오성혁 대표

[기획연재] 청년이 살아야 농업이 산다 ② 광양 산토토마토농장 오성혁 대표

by 이보람 기자 shr5525@hanmail.net 2019.03.27

“나만의 빛깔로” 광양 산토토마토농장 오성혁 대표
▲오성혁 대표

귀농 2년 ... 편의·안전성 고려한 체험농장 ‘인기’
농가레스토랑 갖춘 ‘농촌융복합공간’ 조성 목표

“노르웨이의 전통시장에서 아빠와 딸이 직접 만든 빵과 재배한 농산물을 팔던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행복해보였고, 나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생각했죠.”

광양 산토토마토농장 오성혁 대표(42·사진)가 ‘귀농의 꿈’을 품게 된 계기다.

과거 노르웨이 회사(해양·조선업 분야)의 한국지사에서 해외영업 및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했던 그는 당시 노르웨이에서 만난 어느 농부의 일상에서 자신의 꿈을 찾았다.

2017년 오 대표는 광양읍에 720평(재배면적 650, 체험장 및 주차장 70) 규모의 ‘산토토마토농장’을 열었다.

2년차 새내기 농부지만 그의 농장은 ‘체험농장’으로 각광을 받으며, 9500여만 원(토마토 수확 70%·체험 30%)의 연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농장은 수경재배를 기본으로,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재배법(플라즈마 이온수 활용, 천적농법)을 통해 대추방울토마토와 애플토마토를 생산하고 있다.
▲ 애플토마토

애플토마토는 2017년에 개발된 국내산 방울토마토로, 오 대표는 국내 3번째로 재배를 시작했다.

특히, 이곳은 4~7세 아이들과 그 부모의 안전과 편의를 고려한 깨끗하고 넓은 시설하우스, 다양하고 흥미로운 체험프로그램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오 대표의 고향은 경남 통영으로, 광양은 아내의 고향이다.

그는 노르웨이 회사 재직 당시 근무지였던 광양에서 ‘미용사와 손님’으로 아내를 처음 만났고 한 눈에 반했다고.

“다른 지역도 고민했지만 결국 아내에게 익숙한 광양으로 귀농을 결심했어요. 이곳에는 장인·장모님도 계셔서 귀농 전에는 틈틈이 두 분의 벼농사 일을 도우면서 농사꾼에게 적합한 몸으로 단련시켰죠. 농사 관련 지식은 퇴근 후에 책을 읽으며 쌓았고요.”

귀농에 앞서 작물 선택에도 고민이 많았던 그는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마음먹었고, ‘영업’의 경험을 살려 ‘체험농장’을 구상했다.

농장의 성격이 정해지자 작물, 입지조건 등 다른 부분도 잇따라 명확해졌다.
▲체험프로그램 운영 모습

초등학생 이상을 대상으로 한 대부분의 체험장과 달리 4~7세 아동을 위한 체험장으로 구체화 하면서, 작물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도 재배 가능한 ‘방울토마토’로 결정했다.

이어 농장의 입지는 접근성을 우선 고려했다. 토지가격이 지역 내에서 비교적 높은편이지만 순천·여수 등 전남 동부권 시·군과 근접하다는 점에서 ‘광양읍’을 택했다.

농장은 여러 지역의 농장을 돌며 연구한 끝에 체험객의 안전·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설계했다.

부상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하우스 내에 모난 부분을 없애는 시설투자는 물론 저렴한 ‘레일’ 대신 주문제작한 수확용 전동차 활용 방식을 택했다.

아이들의 편안한 체험을 위해 수확량 감소를 감수하며 배지 간 간격을 2m가량으로 넓게 설계했다.

광양시의 지원을 받아 체험공간을 조성, 2017년 11월부터는 프로그램 운영에 돌입했다.

체험프로그램은 △인형극 △피자 만들기 요리 체험 △퀴즈 △토마토 수확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하는 게임(토마토의 일생) △토마토 포장 △편지 쓰기 등으로 구성했다.

여기에는 순천·광양은 물론 서울, 광주, 전주, 구례 등에서 온 방문객 3000여명이 참여했다.

오 대표는 “농사로는 생활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지, 돈을 많이 버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 한다”면서 “저에게는 농사일이 맞고,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도 많이 만들 수 있어서 만족하며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비농업인들에게 “농사도 각자의 경험과 강점, 특색을 살리는 게 방법이라고 생각 한다”고 조언하면서 항상 근면·성실의 자세로 끊임없이 연구하고, 배우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그의 목표는 농가레스토랑, 세미나 공간 등을 갖춘 사회적기업 운영 형태의 ‘농촌융복합공간’을 조성하는 것.

오 대표는 “우선 매출구조를 개선하고 산토토마토의 명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오는 2023년부터는 이를 본격 준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