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추석특집] 즐거운 한가위 보내세요

[추석특집] 즐거운 한가위 보내세요

by 운영자 2010.09.20

한가위 “그래, 오늘만 같아라”
가족 위해 조상 위해 올리는 차례상 알기

명절이 달갑지만은 않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추석은 설레기만 하다. 서로 바쁘게 사느라 자주 보지 못하는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 그저 얼굴 마주 보고 웃는 것은 분명 ‘행복’이다.

이 ‘행복’에 음식이 빠질 수는 없다. 차례상에 올리고 가족들과 맛나게 먹을 차례 음식을 소개한다. 더불어 차례상 놓는 법도 알아두자!

1. 차례상, 어렵게 생각지 말 것

처음부터 어렵다고 부담을 가지면 준비하는 내내 고민이 되고 다음 번 상 차릴 때는 헛갈리게 된다. 제수는 비싼 돈을 들이거나 음식의 가짓수가 많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살아생전 망인이 좋아했던 음식 혹은 가정에서 먹는 음식을 깨끗하게 차리고 정성을 다하면 된다는 것이 요즘식 차례상이다. 대신 반드시 넣어야 할 음식, 그리고 차례상의 몇 가지 규칙대로만 차리면 된다.

차례상 차림이 복잡하고 어려워 매번 허둥댄다면 가장 쉬운 방법은 열대로 기억하는 것. 1열은 밥(추석 때는 송편으로 대치)과 수저. 2열은 적과 전류 그리고 고기와 생선 반찬, 3열은 탕, 4열은 포와 나물, 동치미 등 반찬열, 5열은 후식쯤으로 생각하자.

차례상은 하늘, 바다, 땅에서 나는 식재료가 기본이긴 하지만 각 지방마다 특산물을 이용해 준비하기 때문에 요리가 달라질 수밖에 없고, 또 집안마다 전통적으로 올리는 음식이 다 다르기 때문에 차례상은 조금씩 다 다르다. 오죽하면 ‘남의 집 제사상에 밤 놔라 대추 놔라 하지 마라’는 말이 있겠는가.

딱 한 가지로 정해진 차례상 차림이란 없으니 ‘기본만 하라’는 것. 차례상을 차릴 때 지켜야 할 기본 규칙은 좌반우갱, 두동미서, 어동육서, 좌포우혜, 조율이시, 홍동백서 등이다. 상을 바라보는 방향에서 좌측이 서쪽이고 우측이 동쪽. 좌반우갱은 좌측에 수저를, 우측에 밥을 놓는 것.

두동미서는 생선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을 향하게 하라는 것이고, 어동육서는 동쪽에 생선을, 서쪽에 고기를 놓는 것을 말한다. 좌포우혜는 좌측에 포를, 우측에 식혜를 두는 것을, 조율이시는 서쪽에서부터 대추, 밤, 배, 감 순으로 놓는 것을 말한다.

이정도 규칙만 숙지하면 차례상을 차리는 데 별다른 어려움은 없다. 주의할 점은 차례상에 올리는 음식을 만들 때는 고춧가루와 마늘 양념은 하지 않는다는 것. 하지만 이 역시 오래된 풍습으로 굳이 따르지 않는 집안도 많다.

그리고 과일 중 복숭아는 올리지 않는데, 민간신앙에서 복숭아와 복숭아 가지가 귀신을 내쫓는 효과가 있다고 믿었기에 제사에 모실 조상을 쫓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붉은 팥 대신 흰 고물을 쓰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또 이름에 ‘치’자가 들어가는 삼치, 갈치, 꽁치 등은 천한 생선으로 치부해 올리지 않았고 비늘 있는 생선인 잉어도 올리지 않았다. 또 국물 있는 음식은 건더기만 쓰는 것 역시 지켜야 할 전통으로 내려오고 있다.

1열 좌반우갱
가장 뒤쪽의 줄이 1열. 이곳은 수저와 송편을 두는 열이다. 송편이 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수저 혹은 수저를 놓는 빈 대접인 시접을 상의 왼쪽에 둔다. 만일 조상 두 분을 함께 모신다면 시접(수저)은 중간에 두고, 오른쪽에 송편을 둔다. 송편을 두 접시 놓는 집도 있다. 설날에는 송편 대신 떡국을 놓는다.

2열 두동미서, 어동육서
두 번째 줄에는 가장 귀하고 고급스러운 음식으로 여기는 적과 전을 둔다. 적은 생선이나 고기, 채소 등을 양념해 꼬치에 꽂거나 통째로 찐 음식이고, 전은 알다시피 재료를 얇게 썰어 밀가루를 묻혀 지진 음식이다. 보통 3가지 적을 놓는데, 고기류인 육적, 생선류인 어적, 두부나 채소류인 소적 순으로 놓는다.

3열 탕을 놓는 줄
일반적으로 3개의 탕을 만들어 고기를 넣은 육탕, 두부와 채소를 넣은 소탕, 어류로 만든 어탕 순으로 놓는다. 탕을 다섯 개 올리는 집일 경우 닭·오리탕인 봉탕과 잡탕 등을 더 올린다. 요즘에는 간소하게 탕을 하나만 놓기도 한다.

4열 좌포우혜
4번째 줄에는 반찬을 놓는다. 좌측 끝에는 북어포, 대구포, 오징어포 중 하나를, 우측 끝에는 식혜를 놓는다. 중간에는 나물반찬을 놓는다. 도라지, 시금치, 고사리 3색 나물을 주로 올린다. 콩나물이나 숙주나물, 무나물 등을 올려도 된다. 오른쪽 옆에는 면 종류나 잡채를, 그 오른쪽 옆에는 간장과 침채(동치미 등)를 올린다.

5열 조율이시, 홍동백서
마지막 열은 과일과 약과, 강정을 놓는 줄이다. 대추(조), 밤(율), 배(이), 감(시)의 순으로 올린다. 붉은 과일은 우측에, 흰 과일은 좌측에 놓는다. 다른 과일은 정해진 순서는 없지만 나무 과일과 넝쿨 과일 순으로 놓고 복숭아는 올리지 않는다. 오른쪽 끝에는 과자류를 놓는다.

2. 차례 음식 만들기

■ 오색 꽃 송편

송편은 추석은 물론 가을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17세기경부터 만들어 먹었다. 한가위 전날은 온 가족이 둘러앉아 송편을 빚으며 가족의 우애를 다지는 것도 우리의 오랜 풍습이다.

“송편을 예쁘게 빚으면 예쁜 딸을 낳는다”는 말이 있듯이 송편은 달과 여자를 복합적으로 상징한다.

전라남도 지방은 넓은 평야 등이 많아 곡창지대를 이뤄, 여러 가지 떡과 화려한 향토음식으로 후한 인심과 함께 깊은 맛을 자랑한다. 남도의 오색 꽃 송편은 백련초, 치자, 포도, 모시잎 등을 이용하여 만든다.

오색으로 빚은 송편 위에 오색의 떡 반죽으로 여러 가지 꽃모양을 만들어 붙인 오색 꽃 송편은 여러 가지 맛과 자연스런 색감을 즐기는 아름답고 맛있는 송편이다.

특히 모시잎을 삶아 쌀가루와 섞어 반죽하여 만든 모시잎송편은 향긋하고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모시잎은 찬 성질의 식품이다. 모시잎을 멥쌀에 섞어 반죽하여 송편을 빚으면 떡이 빨리 굳지 않을 뿐더러 잘 상하지 않는다. 그래서 모시잎 송편은 뜨거운 성질의 깨소를 넣는다.

재료>
멥쌀가루500g, 참기름, 치자 3알, 백련초 가루 1큰술, 포도즙 ½컵, 모싯잎 100g, 소 : 깨소금 1컵, 설탕 ½컵, 소금 약간

만드는 법>
1. 멥쌀은 충분히 불려 건져 소금을 넣고 고운 가루로 빻아서 체에 내린다.
2. 쌀가루를 5등분하여 백련초, 포도즙, 치자, 모시잎 등 각각의 색 물을 넣고 익반죽 한다.
3. 깨소금, 설탕은 고루 섞어 소를 만들어 놓는다.
4. 송편 위에 위의 여러 가지 색으로 물들인 반죽을 이용해 동글동글 작게 꽃잎을 빚어 붙인다.
5. 빚은 송편을 찜통에 올려 김이 오르면 30분 정도 쪄낸 다음 찬물에 헹구어낸 뒤 참기름을 발라낸다.

▲ 도움말 : 이은경 (순천 생활요리학원 원장, 무형문화재 이수자) 751-5259

■ 토란국

토란국은 한가위, 남도 지방에서 먹는 음식이다. 토란은 인도가 원산지이지만 고사리·도라지·시금치 등과 함께 제사상에 올릴 만큼 토속화된 지 오래다.

소화를 돕고 변비를 예방하며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능을 지닌 식품이 토란은 과음으로 인한 속쓰림이나 숙취에도 토란국이 효과적이다. ○○○어대기 거북할 만큼 미끈거리고 물컹한데도 얼마나 효능이 뛰어나면 ‘흙속의 알(土卵)’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을까.

십장생에 곁들여 무병장수의 상징으로 표현되는 예찬은 전통 민화에서도 곧잘 엿보인다. 모처럼 친정 나들이에 나선 딸과 사위를 위해 친정어머니가 토란탕을 준비하는 습속에서도 그런 일면이 살펴진다.

재료>
토란 500g, 쌀뜨물 2컵, 쇠고기(양지) 100g, 다시마 5×5cm 크기 3장, 쪽파 4뿌리, 물 8컵, 후춧가루 약간, 참기름 적당량, 쇠고기 양념(국간장·다진 마늘·참기름 1큰술씩, 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1. 토란은 껍질을 벗긴 뒤 소금을 넣은 쌀뜨물에 넣고 데친 다음 찬물에 헹군다.
2. 다시마는 염분을 닦고 1cm 두께로 자르고 쪽파는 송송 썬다.
3. 쇠고기는 결 반대로 납작하게 썰고 분량의 양념으로 밑간한다.
4. 냄비에 참기름을 약간 두르고 쇠고기, 토란, 다시마를 넣고 볶다가 물 6컵을 부어 끓인다.
5. 토란이 익으면 물 2컵을 마저 넣고 끓여 소금, 후춧가루로 간을 맞추고 쪽파를 넣은 다음 불을 끈다.

■ 삼색나물

차례상에 올라가는 나물은 고사리, 도라지, 시금치, 숙주, 콩나물, 애호박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지만 색을 맞춰 세 가지를 마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집안에 따라 마늘, 고춧가루, 파 등의 향이 강한 양념은 쓰지 않기도 한다. ]채소의 좋은 점은 재차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을 것. 도라지는 칼슘과 사포닌, 고사리는 단백질과 미네랄, 시금치는 β-카로틴과 철분의 보고다.

게다가 나물은 푹 익혀 부피를 줄였으므로 평소에는 많이 먹기 힘든 채소를 듬뿍 섭취할 수 있다. 나물을 만들 때는 참기름을 지나치게 사용하지 말 것. 기름의 향과 미끈거리는 맛이 채소 고유의 맛을 떨어뜨린다.

- 시금치나물
재료>
시금치 200g, 참기름 1큰술, 다진 파·다진 마늘 1작은술씩, 깨소금·소금 약간씩

만들기>
1. 시금치는 뿌리 부분을 잘라내어 깨끗이 다듬는다.
2. 끓는 소금물에 시금치를 뿌리 부분부터 넣어 살짝 데친 뒤 찬물에 재빨리 헹궈 물기를 뺀다.
3. 시금치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참기름, 다진 파, 다진 마늘, 깨소금, 소금으로 간해 조물조물 무쳐 접시에 담아 낸다.

- 도라지나물
재료>
도라지 250g, 다시마 국물 1/3컵, 다진 파·다진 마늘 1큰술씩, 참기름 1/2큰술, 깨소금·식용유·굵은소금 약간씩

만들기>
1. 도라지는 껍질을 벗기고 적당한 굵기로 찢어 깨끗이 손질한다.
2. 찢은 도라지에 굵은소금을 뿌린 뒤 힘껏 주물러 쓴맛을 우려낸 뒤 찬물로 헹구고 물기를 뺀다.
3. 달군 팬에 식용유를 살짝 두르고 도라지를 볶다가 다진 파, 다진 마늘, 다시마 국물을 넣고 국물이 거의 졸아들 때까지 중간 불에 한소끔 끓인다. 4 도라지가 익으면 불에서 내려 한 김 식힌 뒤 참기름, 깨소금을 넣어 버무린다.

- 고사리나물
재료>
마른 고사리 150g, 다시마 국물 1/3컵, 국간장 1큰술, 다진 파·다진 마늘 1큰술씩, 참기름·깨소금·소금 약간씩, 쌀뜨물 적당량

만들기>
1. 마른 고사리는 물에 넣어 충분히 불린 뒤 쌀뜨물과 함께 끓여 부드럽게 삶아낸다.
2. 삶은 고사리의 억센 줄기를 떼어내 다듬고 깨끗한 물에 여러 번 헹군 뒤 6cm 길이로 썬다.
3. 고사리에 국간장, 다진 파, 다진 마늘, 소금을 넣어 고루 버무린다.
4. 달군 팬에 참기름을 두른 뒤 ③의 고사리를 넣어 볶다가 다시마 국물을 넣고 자작하게 조린다.
5. 국물이 완전히 졸아들면 불에서 내려 한 김 식힌 뒤 참기름, 깨소금을 넣어 버무린다.

■ 차례상의 귀한 음식, 적 ‘쇠고기산적’

적은 생선이나 고기 등을 양념해 불에 굽거나 지진 음식으로 차례상에서 가장 고가의 재료로 만들어지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는 제물이다. 닭으로 만든 계적, 쇠고기로 만든 육적, 생선을 통째로 사용한 어적이 기본이다.

산적용 양념장은 미리 만들어 한 번 끓인 뒤 사용해야 간도 잘 배고 맛이 좋아진다. 양념 건더기 때문에 산적이 지저분해 보인다면 끓인 양념장을 체에 한 번 거른 뒤 재워 굽는다.

재료>
쇠고기(등심 혹은 채끝등심) 600g, 달걀 1개, 잣가루·참기름 약간씩, 양념장(간장 4큰술, 설탕·사과즙 2큰술씩, 맛술·다진 마늘·참기름·다진 파 1큰술씩, 깨소금 1작은술, 소금 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쇠고기는 1cm 두께의 산적용으로 준비해 키친타월로 꾹꾹 눌러 핏물을 뺀 뒤 고기 망치로 두드려 연하게 만든다.

2. 냄비에 간장, 설탕, 맛술, 다진 마늘을 넣어 한소끔 끓이고 식으면 사과즙, 참기름, 다진 파, 깨소금, 소금, 후춧가루를 넣어 고루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3. ②의 양념장에 ①의 쇠고기를 넣고 골고루 간이 배도록 잘 주무른 뒤 냉장고에 넣어 1시간 이상 재운다.
4. 달걀은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해 곱게 풀고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둘러 얇게 지단을 부친 뒤 가늘게 채썬다.
5. 달군 팬에 참기름을 살짝 두르고 재운 쇠고기를 올려 앞뒤로 익힌다.
6 구운 쇠고기에 달걀지단과 잣가루를 올려 낸다.
■ 명절이면 생각나는 고소한 전 ‘어전’

재료에 달걀, 밀가루를 입혀 기름을 두른 팬에 부치는 전. 대표적인 것이 어전, 육원전, 두부전이며 녹두전, 파전, 버섯전, 꼬치전, 미나리전도 많이 올린다. 타지 않도록 노릇하게 구워내는 것이 중요하며 한입 크기의 어전이나 육원전은 그대로 제기에 쌓아 담고 녹두전이나 파전, 미나리 전 등은 네모지게 썰어 쌓아 담는다.

차례상과 제사상에 어전을 올릴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재료는 동태. 부치기 전 소금과 후춧가루 밑간을 충분히 하는 과정이 중요한데 살에 탄력이 생겨 쫄깃한 식감을 살리는 것은 물론 쉽게 부서지지 않아 예쁘게 모양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노릇한 빛깔을 띠도록 타지 않게 부치는 것도 중요하다.

재료>
동태 200g, 달걀 2개, 밀가루 1/2컵, 소금·흰 후춧가루 약간씩, 식용유 적당량

만들기>
1. 동태는 0.5cm 두께로 포를 떠 준비하고 소금과 흰 후춧가루를 뿌려 밑간한다.
2. 달걀은 알끈을 제거해 곱게 푼 뒤 소금으로 간한다.
3. ①의 동태에 간이 배면 키친타월로 눌러 물기를 제거하고 얇게 밀가루 옷을 입힌 뒤 여분의 가루를 털어낸다.
4. 밀가루를 입힌 동태를 ②의 달걀물에 담가 옷을 입힌다.
5.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④의 동태를 올린 다음 앞뒤로 노릇하게 부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