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순천·광양 자랑 50선 ⑨ 광양 김 시식지

순천·광양 자랑 50선 ⑨ 광양 김 시식지

by 운영자 2013.05.10

우리나라 넘어 세계인의 입맛 사로잡은 ‘김’

“누가, 어디서 처음 김을 만들었을까”

잘 마른 김을 살짝 구워 큼지막하게 썰고 갓 지은 밥을 올린다. 그 위에 달래 종종 썰어 넣어 만든 달래장을 얹어 먹으면….

자르르 참기름이 발라진 바삭한 김을 밥 위에 올린 뒤 젓가락을 김 위에 놓고 양쪽으로 동그랗게 굴리면….

김은 밥상의 단골 메뉴. 밥 맛 없을 때 바삭하게 구워 장에만 찍어 먹어도 밥 한 그릇은 금세 비운다. 게장이 밥도둑이라지만 김은 진짜 ‘원조’ 밥도둑이다.

김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음식.

중국이나 일본 관광객을 비롯해 유럽, 미국 등지의 관광객들도 우리나라에서 김을 사가지고 갈 정도다.

이처럼 우리의 밥상뿐 아니라 전 세계인의 밥상 위에서 그 가치를 발하는 김은 언제, 어디서, 누가 만들었을까.

모르는 이들이 대다수지만 김은 광양 태인동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광양시가 우리나라 최초의 김 양식지인 것.

사단법인 김 시식지 유족 보존회에 따르면 광양시 태인동은 우리나라 김의 주산지인 완도보다 무려 170년이 앞선다.

세계 최초의 김 양식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일본의 겐로꾸시대(1688~1703)보다 최고 60년 전에 김을 양식했다고 전한다.

김 시식의 주인공은 김여익 공으로, 조선 인조 때(1640~1660년) 광양 태인도에서 처음 김을 양식했다고 전한다. 김이라는 이름도 김여익의 성을 따 지은 것.

김여익에 대한 자료는 1714년 2월 당시 광양현감 허심이 쓴 김여익 공의 묘표에 적혀 있고, <동국여지승람>과 <세종실록지리지> 등 문헌상에도 나타나 있다.

지금은 광양제철소 건설로 예전의 자취를 잃었지만 1919년 김씨 종중에서 건립한 영모재, 김여익 공의 위패와 묘표문이 보관된 인호사, 김 생산 도구 등이 전시된 김 시식 유물 전시관 등도 그 증거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광양 태인동 김 시식지는 1987년 전남도 지정문화재로 지정됐다. 또 김과 관련한 지정 문화재로는 전국에서 유일하다. 광양 태인동에서는 해마다 김의 풍년을 기원하는 전통놀이인 ‘용지 큰줄다리기’가 300여년 동안 이어져오고 있다.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