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연속보도> 광양제철소 화재사고 ③

<연속보도> 광양제철소 화재사고 ③

by 운영자 2013.09.04

폭염이 화재의 원인? … 의혹만 키웠다
“원가 절감에 따른 사전 점검 부실 등 복합적 원인”
지역 여론 “향후 또 다른 사고의 전주곡 … 철저한 대비 필요”

점검 시스템 부실이 부른 예고된 사고

포스코 광양제철소 2제강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언론을 비롯한 지역민들의 관심은 사고 원인에 집중됐다. 광양제철소가 지역을 지탱하는 가장 큰 축이라는 점에서 광양제철소의 사고는 바로 지역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공장 측은 사고 당일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화재 원인을 폭염 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이번 화재가 지하에 시설된 공동구인 칼버트의 전선과 케이블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의혹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또한 화재 발생 후 2시간을 넘겨 소방서에 화재 신고를 한 것도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긴다.

일단 화재의 원인 조사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안전행정부, 소방방재청이 맡았다.

통상적으로 일반 화재의 경우 원인과 구체적인 피해 규모 등은 해당 소방관서에서 파악하지만 이번 사고는 국가기간산업체라는 특성 등으로 인해 이들 기관이 나서 지난달 23일 오전 화재 현장 조사를 마쳤다.

하지만 사고 발생 10여 일이 지났지만 아직 공식적인 원인은 나오지 않고 있다.

화재 원인조사 현장에 투입된 광양소방서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전기 계통의 사고로 추정된다”며 원론적인 답을 하고 있지만 소방 당국의 사고 개요에는 ‘원인 미상’이라고 표현돼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에서는 이번 화재사고의 원인을 광양제철소의 사고예방 사전정비 체계의 부실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익명의 광양제철소 관계자는 “포스코가 최근 철강경기 하강에 따른 실적부진 등 어려운 경영 환경에 처하면서 원가절감에 들어갔고, 그로 인해 사고 예방점검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까닭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광양제철소는 전선과 케이블을 점검 관리하는 외주사 인력을 지난 6월 말 완전히 철수 시키고 자체 인력으로 대체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는 이번 화재사고가 설립된 지 30년이 지난 광양제철소에서 일어날 또 다른 사고의 서막이자 전주곡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