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연속기획특집≫유네스코 창조도시 일본 가나자와시에서 배운다

연속기획특집≫유네스코 창조도시 일본 가나자와시에서 배운다

by 운영자 2013.11.29

순천시의 자전거 시책은 10여년 전부터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인도에 페인트로 선을 그어 놓고 한쪽은 자전거도로, 한쪽은 보도로 사용했었다.

효용성이 크게 떨어지자 차도와 보도 사이에 자전거 전용도로 개설로 전환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지난 2010년에는 안전행정부로부터 자전거 거점도시로 선정되어 2012년까지 82억 원을 지원받아 원도심권에 자전거도로를 개설했다.

이 기간 중에 주로 개설된 도로가 순천고에서 덕월동 우성아파트 진입로까지이다. 도로 양쪽에 1~2m 넓이의 특수 아스콘으로 만들어 자전거가 이용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이용자는 거의 없다. 왜 그럴까. 그 답을 가나자와시에서 찾아보자.

레저용이 아닌 교통수단으로 자리잡은 자전거 - ⑧
자전거 노선, 자전거 정책 시민이 결정
도로에 자전거 차선만 그어 상호 공존
공사비 저렴, 사고도 오히려 크게 줄어
▲좁은 골목길은 보행자와 자전거 전용도로로 지정, 시간제로 운영한다 일본 가나자와시는 시책과 도시 관리는 시민 참여가 매우 높은 도시이다. 문화예술 분야를 비롯, 전통시장, 도시재생 등 여러 분야에서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있다.

가나자와시는 교통 대책 수단으로 자전거가 매우 활성화된 도시이다. 자전거 시책 역시 시민들이 만들고 시민들이 활용하고 있어 이용자가 매우 많아 일본에서 자전거 선진도시로 손꼽히고 있다.

가나자와시의 원도심은 순천시와 마찬가지로 도로와 인도 폭이 매우 좁다. 때문에 자전거는 사고 위험 때문에 엄두도 내지 못했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한 곳이 시민들 70여명으로 구성된 ‘시민연구기구’였다.

연구기구에서는 시내의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자전거 이용을 권장했다.
▲가나자와시의 공영자전거. 별다른 등록 없이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다하지만 자전거도로 개설이 문제였다. 시민연구기구를 주축으로 시와 경찰 등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 끝에 나온 안이 자전거 전용도로가 아닌 도로에 자전거 차선만 그어 차와 자전거가 동시에 이용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렇게 해서 1년 동안 실험한 결과 시민들의 이용률이 매우 높고 교통사고도 크게 줄어들었으며, 이 때문에 골목길이 활성화되고 마을이 건강해지자 중앙정부에 도로에 차와 자전거가 공존하는 정책안을 신청해 허가를 얻게 되었다.
▲가나자와시 시민연구기구에서 고안한 독특한 자전거도로.별도의 자전거도로를 만들지 않고 기존 도로에 차와 자전거를 구분하는 선만 그었다자전거 정책은 시민연구기구가 주축
기존 차도에다 자전거 차선만 그렸기 때문에 시설비 절감은 물론 공간 절약, 유지관리가 용이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자전거 정책을 주도했던 호쿠리대학 미쿠니 교수는 “시민들이 직접 필요한 자전거 노선 지도를 그리는 등 결국 자전거 노선을 시민이 결정하게 되어 스스로 관리하고 질서를 지키려는 시민정서가 확산돼 자동으로 차도 속도를 줄여 안전이 확보되는 등 자전거 이용자가 급속도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즉, 시민이 주축이 된 시민연구기구가 자전거 정책의 중심 역할을 한 것이다.

이 정책이 시사하고 있는 것은 지역 문제를 고민하고 지속적으로 연구하는 시민조직이 있었다는 것과 공무원이 얼마나 시민의 눈높이에 있느냐, 그리고 인프라 구축보다 인프라를 이용하는 사람을 계도하고 교육함으로써 긍정적인 반응이 높았다는 것이다.
▲차와 자전거가 나란히 달리고 있는 일본 가나자와시.하지만 자전거와 차가 서로 조심하고 배려해 사고율이 매우 낮다 한국어 포함 5개 국어로 안내 … 외국인도 손쉽게 이용

가나자와시의 시민공영자전거는 시가 민간에게 위탁 운영하고 있다. 순천시와 달리 신분 확인 없이 자전거 대여가 가능(IC카드 지급)하고, 30분은 무료이며 하루 이용하는데 200엔(2200원)정도 들어간다.

자전거는 여성이나 어린이가 타기 쉬운 구조로 제작되어 있었고, 자전거 바구니에는 자전거도로 지도가 부착되어 있었으며, 자전거 보관소에는 한국어를 포함 5개 국어로 안내하고 있어 외국인들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또한 자전거 도로상에 간간이 설치되어 있는 식수대는 친환경 소재인 대나무를 사용하였다.

좁은 골목길은 보행자와 자전거 전용도로로 지정해 시간제 운영을 하고 인접 건물 차량만 통행이 가능하게 했다. 자전거 이용이 일상화 된 가나자와 시민들은 자전거가 레저용이 아닌 교통의 대체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교차로신문사/ 김현수 기자 kimhs550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