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주는 사람들] ① 장애인 의료보조기구 개발 기업 (주)독도 유승현 대표
[희망을 주는 사람들] ① 장애인 의료보조기구 개발 기업 (주)독도 유승현 대표
by 운영자 2015.01.15
“우리는 왜 저 아름다운 풍광을 멀리서만 봐야 하죠?”
본지는 올해 신년기획으로 ‘희망을 주는 사람들’을 게재한다. 팍팍한 삶 속에서도 우리를 힘나게 하는 것은 그래도 사람이다. ‘고맙습니다’ 낯선 이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아빠 힘내세요’ 아이의 격려가 내일을 살 힘을 주는 것이 바로 그 증거다. ‘희망을 주는 사람들’에서는 우리 지역에서 활약하며 많은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나아가 순천을 더 행복하게 만들 사람들을 만나본다. <편집자 주>
출근길 교통사고로 지체장애 1급
장애인 돼보니 장애인 문제 이해
장애인 이동 등 보조기구 개발
수입 의료보조기구 가격 비싸
국산화·장애인 고용 도움 되고파
본지는 올해 신년기획으로 ‘희망을 주는 사람들’을 게재한다. 팍팍한 삶 속에서도 우리를 힘나게 하는 것은 그래도 사람이다. ‘고맙습니다’ 낯선 이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아빠 힘내세요’ 아이의 격려가 내일을 살 힘을 주는 것이 바로 그 증거다. ‘희망을 주는 사람들’에서는 우리 지역에서 활약하며 많은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나아가 순천을 더 행복하게 만들 사람들을 만나본다. <편집자 주>
출근길 교통사고로 지체장애 1급
장애인 돼보니 장애인 문제 이해
장애인 이동 등 보조기구 개발
수입 의료보조기구 가격 비싸
국산화·장애인 고용 도움 되고파
‘왜 우리는 저 아름다운 풍경을 멀리서 바라만 봐야 하지?’그는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나는 몸이 불편하니까’ 체념 대신 ‘왜 안돼’라고 반문한다. 그것이 지체장애 1급의 그를 한 회사를 이끄는 대표로 만들었다.
장애인 의료보조기구를 발명하는 (주)독도의 유승현(34·순천 왕지동) 대표.
그는 2004년 출근길 교통사고로 지체장애 1급의 장애인이 됐다. 꼬박 2년을 병원에서 재활했지만 여전히 손의 움직임은 부자연스러웠고, 감각을 잃은 하반신 탓에 휠체어 없이는 이동이 불가능했다. 병원 생활이 끝나고서는 집에서만 지냈다. 할 일도 없었고 갈 곳도 없었다. 그러다 생각했다.
‘난 이제 뭐 하지?’
대다수는 장애인체육을 권했다. 운동하며 체력도 기르고, 국가대표가 돼 금메달 하나쯤 따면 평생 연금이 나오니 얼마나 좋으냐 했다.
하지만 그는 반기를 들었다.
장애인들도 비장애인처럼 저마다 하고 싶고 잘 하는 일이 다 다르며, 좋아하는 일을 해야 행복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그는 알았으므로.
유 대표는 자신이 가장 잘하고 또 좋아하는 일에 마음을 쏟았다.
“제가 원래 여행을 좋아해요. 장애인이 되고 나서도 제주도는 물론이고 외국도 몇 번은 다녀왔어요. 그리고 제 전공이 설계거든요.”
이 둘을 접목하니 장애인 이동보조기구 개발이라는 일이 절로 따라왔다.
유 대표는 2012년 전남테크노파크에 장애인 의료보조기구를 발명하는 (주)독도를 세우고, 장애인 이동 편의를 위한 발명을 시작했다. 장애인이기에 더 잘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장애인 의료보조기구를 발명하는 (주)독도의 유승현(34·순천 왕지동) 대표.
그는 2004년 출근길 교통사고로 지체장애 1급의 장애인이 됐다. 꼬박 2년을 병원에서 재활했지만 여전히 손의 움직임은 부자연스러웠고, 감각을 잃은 하반신 탓에 휠체어 없이는 이동이 불가능했다. 병원 생활이 끝나고서는 집에서만 지냈다. 할 일도 없었고 갈 곳도 없었다. 그러다 생각했다.
‘난 이제 뭐 하지?’
대다수는 장애인체육을 권했다. 운동하며 체력도 기르고, 국가대표가 돼 금메달 하나쯤 따면 평생 연금이 나오니 얼마나 좋으냐 했다.
하지만 그는 반기를 들었다.
장애인들도 비장애인처럼 저마다 하고 싶고 잘 하는 일이 다 다르며, 좋아하는 일을 해야 행복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그는 알았으므로.
유 대표는 자신이 가장 잘하고 또 좋아하는 일에 마음을 쏟았다.
“제가 원래 여행을 좋아해요. 장애인이 되고 나서도 제주도는 물론이고 외국도 몇 번은 다녀왔어요. 그리고 제 전공이 설계거든요.”
이 둘을 접목하니 장애인 이동보조기구 개발이라는 일이 절로 따라왔다.
유 대표는 2012년 전남테크노파크에 장애인 의료보조기구를 발명하는 (주)독도를 세우고, 장애인 이동 편의를 위한 발명을 시작했다. 장애인이기에 더 잘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는 지난해 ‘트랙 휠체어’를 개발, 11월 중소기업청에서 주최한 제8회 장애인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트랙 휠체어’는 기존 휠체어 전동기 바퀴에 탱크 바퀴와 비슷한 고무트랙을 장착해 기존의 휠체어와 전동휠체어로는 이동이 불편한 비포장도로, 잔디밭, 경사길 등에서도 이동이 가능하도록 개발된 제품.
“제주도의 오름을 정말 가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갈 수가 없더라고요. ‘피곤하다’는 핑계를 대고 오름은 포기했어요. 전동휠체어는 흙이나 돌이 있는 비포장도로, 잔디, 계단에서는 취약해요. 또 뒤에서 보호자가 도와주는 것도 한계가 있고요.”
그는 장애인도 비장애인처럼 ‘혼자’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트랙 휠체어를 발명한 것도 바로 그 까닭이다.
올해 유 대표는 국가지원사업으로 전남도립대와 경북대와 함께 2가지 일을 진행하고 있다. 첫째는 ‘트랙 휠체어’를 상용화 전 단계까지 완성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앉아서만 생활해야 하는 장애인들이 서서 이동할 수 있는 ‘실내이동직립기’를 개발하는 것이다.
“외국은 장애인 보조기구가 다양해요. 우리나라는 취약하죠. 그런데 외국 것을 사려고 보면 정말 비싸요. 손가락에 끼워 독수리타법으로 컴퓨터 자판을 두들길 수 있는 보조기구 하나가 3만 원이 훌쩍 넘을 정도죠.”
그는 앞으로 트랙 휠체어의 상용화뿐 아니라 다양한 장애인 의료보조기구를 국산화할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가격은 절로 낮춰질 것이고, 제품 생산을 위해 장애인 일자리도 늘 것이다.
“장애인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싶어요. 제가 장애인체육 대신 기업을 세웠던 것처럼 장애인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일이 있다는 알려줄 겁니다. 또, 제가 개발한 기기를 만들며 일자리를 만들어 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고, 또 자립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싶습니다.”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cmh@sgsee.com]
중국의 작가 루신은 책 ‘고향’에서 희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는 생각했다. 희망이란 것은 있다고도,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이나 마찬가지다. 원래 땅 위에는 길이란 게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게 곧 길이 되는 것이다.>
유승현 대표가 시작한 이 일은 아직 평탄한 길은 아니다. 그는 이제 첫발을 디뎠다. 그러나 더 많은 장애인들이 걸으며 나중에는 길이 되고, 희망이 될 것이다.
“제주도의 오름을 정말 가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갈 수가 없더라고요. ‘피곤하다’는 핑계를 대고 오름은 포기했어요. 전동휠체어는 흙이나 돌이 있는 비포장도로, 잔디, 계단에서는 취약해요. 또 뒤에서 보호자가 도와주는 것도 한계가 있고요.”
그는 장애인도 비장애인처럼 ‘혼자’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트랙 휠체어를 발명한 것도 바로 그 까닭이다.
올해 유 대표는 국가지원사업으로 전남도립대와 경북대와 함께 2가지 일을 진행하고 있다. 첫째는 ‘트랙 휠체어’를 상용화 전 단계까지 완성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앉아서만 생활해야 하는 장애인들이 서서 이동할 수 있는 ‘실내이동직립기’를 개발하는 것이다.
“외국은 장애인 보조기구가 다양해요. 우리나라는 취약하죠. 그런데 외국 것을 사려고 보면 정말 비싸요. 손가락에 끼워 독수리타법으로 컴퓨터 자판을 두들길 수 있는 보조기구 하나가 3만 원이 훌쩍 넘을 정도죠.”
그는 앞으로 트랙 휠체어의 상용화뿐 아니라 다양한 장애인 의료보조기구를 국산화할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가격은 절로 낮춰질 것이고, 제품 생산을 위해 장애인 일자리도 늘 것이다.
“장애인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싶어요. 제가 장애인체육 대신 기업을 세웠던 것처럼 장애인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일이 있다는 알려줄 겁니다. 또, 제가 개발한 기기를 만들며 일자리를 만들어 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고, 또 자립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싶습니다.”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cmh@sgsee.com]
중국의 작가 루신은 책 ‘고향’에서 희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는 생각했다. 희망이란 것은 있다고도,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이나 마찬가지다. 원래 땅 위에는 길이란 게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게 곧 길이 되는 것이다.>
유승현 대표가 시작한 이 일은 아직 평탄한 길은 아니다. 그는 이제 첫발을 디뎠다. 그러나 더 많은 장애인들이 걸으며 나중에는 길이 되고, 희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