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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이 반한 ‘화순 적벽’을 아시나요

김삿갓이 반한 ‘화순 적벽’을 아시나요

by 운영자 2016.11.04

‘조선 10경’으로 꼽히는 비경
화순적벽은 시인이자 사학자인 최남선이 ‘포항 장기 일출암’ 등과 함께 ‘조선 10경’으로 꼽을 만큼 비경을 자랑한다.

거대한 호수 저편에 기암괴석이 깎아지른 듯 서 있고, 그 위에 소나무가 빽빽이 둥지를 틀었다. 울긋불긋 물들기 시작한 단풍도 눈에 들어온다.

화순 적벽은 옹성산(572m) 자락 청랑천을 따라 7㎞ 구간에 분포해 있다.

창랑적벽, 물염적벽, 노루목적벽, 보산적벽이 차례로 이어진다.

이 가운데 망향정 앞에 펼쳐진 노루목 적벽 풍광이 가장 볼만하다.

크고 작은 절벽군(群) 10여 개가 1㎞여 사이에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이들 적벽은 그냥 석벽으로 불리다 1519년 기묘사화 때 화순으로 유배돼 온 문신 신재 최산두가 바위색깔이 붉다며 ‘적벽(赤壁)’이라 이름을 붙였다.
‘방랑시인 김삿갓’ 김병연도 화순 적벽에 반해 인근 구암마을에 머물다 생을 마감했다.하서 김인후와 노산 이은상 등 수많은 선비와 시인·묵객들이 ‘적벽시’를 지었다. 이 때문에 화순적벽은 ‘호남 제1경’으로 불리며 관광객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적벽은 1985년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드나들 수 없는 곳이 됐다.

적벽에서 강을 따라 하류 7㎞ 지점에 높이 44m, 길이 188m의 댐이 들어섰다. 동복댐이다. 이 댐은 광주시민들에게 수돗물을 대기 위해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화순군 이서면 장항·보산·물염·창랑 등 4개 마을이 물속에 잠겼고, 폭 1㎞, 길이 11㎞의 거대한 S자형 인공호수가 생겼다.

이 때문에 이들 마을 사이 5㎞에 이어졌던 적벽 4곳도 20m 가량 물에 잠겼다.

적벽은 최대 높이 100m가 넘는다. 적벽에는 특히 단풍나무와 소나무가 군데군데 우거져 단풍이 든 가을 풍경이 일품이었다. 이 가운데 보산리 앞 적벽은 아직도 ‘전남 제1경’으로 꼽히고 있다.

이런 풍광을 보지 못하게 되면서 화순 군민들은 속을 앓아왔다. 화순 땅 안에 있는 명승지도 볼 수 없느냐는 불만도 크게 높아졌다.

마침내 화순군 주민들은 2010년 초부터 ‘적벽개방 주민서명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고, 광주시에 개방을 요구했지만 “법적으로 불가능하고, 식수원이 오염될 수 있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았다.

그러던 것이 2014년 광주시와 화순군이 우호협력사업으로 개방에 전격합의, 일반인 출입이 가능하게 됐다. 그렇지만 적벽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원하는 시간과 날짜에 마음대로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적벽은 매주 수·토·일요일 열리며, 오전 9시30분, 오후 1시30분에 화순읍 하니움 문화스포츠센터에서 출발해 이서커뮤니티센터~적벽~망향정을 오간다.

인터넷 예약제로 운영되며, 가고 싶은 날 2주 전에 화순군청 홈페이지와 화순적벽 버스투어 홈페이지(tour.hwasun.go.kr)로 신청할 수 있다.

올해는 11월 27일까지 적벽을 관람할 수 있다.

[순천광양교차로 / 김회진 기자 kimhj003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