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축제

<진주의 멋>노을이 아름다운 오후, 진주 진양호

<진주의 멋>노을이 아름다운 오후, 진주 진양호

by 운영자 2006.02.03

덕유산과 지리산의 실핏줄 같은 계곡을 쉼 없이 달려온 남강은 진주 진양호에서 잠시 거친 호흡을 고른다.

노을이 아름다운 진양호는 진주를 비롯한 서부 경남의 식수원이자 진주 사람들의 휴식처로 진양호반과 주변경관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를 비롯해 동물원, 전주시전통문화예술회관 등이 한곳에 밀집해 있다.

실타래처럼 구불구불한 호반도로를 따라 펼쳐지는 진양호는 ‘천(千)의 얼굴’을 가진 호수로 때로는 울창한 산자락 사이를 흐르는 계곡 같기도 하고 때로는 크고 작은 섬을 보듬은 바다처럼 웅장하다.

덕유산과 지리산의 실핏줄 같은 계곡을 쉼 없이 달려온 덕천강과 경호강이 만나는 드넓은 호수는 보는 위치와 계절 그리고 조석의 변화에 따라 시시각각 다른 모습을 연출한다.

진주 사람들조차 승용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진양호의 풍경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진양호가 가장 아름다운 곳은 상류의 대평교에서 하류의 진수대교를 잇는 약 14㎞ 구간으로 섬으로 변한 산봉우리와 크고 작은 수초섬들이 두루마리 그림처럼 펼쳐진다.

수몰되기 전 마을과 텃밭이 자리 잡았던 수백만평의 갈대밭 습지엔 고사목으로 변한 유실수 몇 그루가 한때 사람이 살았던 곳임을 말해주고 있다.

‘애수의 소야곡’이 동심원을 그리며 진양호로 퍼져나갈 무렵 진양호공원의 전망대인 우약정에 오르면 겹겹의 산에 둘러싸인 진양호의 황홀한 노을이 기다린다.

경호강과 덕천강을 이루는 두 갈래 물줄기가 지리산과 덕유산을 거슬러 오르고 조정선수들의 힘찬 구령과 함께 형형색색의 보트가 쐐기 모양의 물결을 만들어 내며 황금빛 호수를 가른다.

이어 수초섬에서 날아오른 백로 서너 마리가 지는 해를 배경으로 그립엽서를 그리면 양귀비꽃보다 더 붉고 강낭콩보다 더 푸른 진양호의 물은 진주성을 보듬은 남강을 향해 500년 전처럼 소리 없이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