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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梅花)와 휘파람새 이야기

매화(梅花)와 휘파람새 이야기

by 운영자 2006.03.10

옛날 어느 산골에 흙으로 그릇을 만들어 팔아 그날그날 살아가는 청년이 있었다. 청년에게는 예쁜 약혼녀가 있었으나 그녀는 결혼 사흘 전에 병으로 그만 죽고 말았다.
청년의 슬픔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청년은 날마다 죽은 약혼녀의 무덤가에 엎드려 울며 슬퍼했다.

그러던 어느날 무덤가에 매화나무 한 그루가 돋아난 것을 보았다.
이 매화나무가 필경 죽은 약혼녀의 넋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자기집으로 옮겨다 심고는 이 꽃을 가꾸며
사는 것을 낙으로 삼았다.

더구나 약혼녀가 죽은 후부터는 왠일인지 같은 솜씨로 만드는 질그릇인데도 그 모양이 슬픈 감정을 나타내듯 찌그러져 모양이 좋이 않았다.
그래서 잘 팔리지도 않아 고생은 점점 더해 갔다.

세월은 흘러 청년은 머리가 백발이 되고, 매화나무도 꽃이 피고 지고 자랄대로 자라났다.
그는 설날이나 단오 같은 명절이 돌아오면 그녀에게 예쁜 옷을 입히지 못하는 대신 꽃그릇을 만들어 매화나무를 그곳에 옮겨 심었다.

그리고는 마치 살아있는 사람에게 말하듯이, "내가 죽으면 널 누가 돌봐 줄까? 내가 없으면 네가 어떻게 될까?" 하며 몹시 슬퍼 했다.

그는 이제 늙을 대로 늙어 눈도 잘 보이지 않고 손도 제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됐다.
누구 하나 불쌍한 그를 돌봐주는 사람이 없었다.

어느 날, 동네 사람들은 그 집 대문이 잠겨 있는 것을 발견했다.
사람들은 무슨 곡절이 생기지나 않았나 하고 그 집으로 찾아 들어갔다. 그런데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단지 그가 앉았던 자리에 예쁘게 만들어진 질그릇 하나가 놓여 있을 뿐이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동네 사람들은 그릇 뚜껑을 열어보았다. 그 뚜껑을 열자, 그 속에서 한 마리의 새가 날아갔다. 휘파람새였다.

그가 죽어 휘파람새가 된 것이다.
지금도 휘파람새가 매화 나무에 자주 드나드는 것은 이런 사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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