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분홍빛으로 활활 타오르는 영취산
진달래 분홍빛으로 활활 타오르는 영취산
by 운영자 2006.03.31
순천에서 여수 40~50분이면 충분히 닿을 수 있는 가까운 거리인데도 나는 한번도 영취산에 가보지 못했다.
솔직히 말하면 가보지 않았다.
진달래꽃이 붉은 비가 내린 듯, 붉은 모래 바람이 흩뿌린 듯 흐드러진다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나는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우리 산야 어디에나 뿌리를 내린 보통 꽃.
한 송이만 따로 보면 가냘프고 투명한 꽃.
그래서 주목받지 못한 꽃.
목련처럼 우아하지도 매화나 벚꽃처럼 화사하지도 않은 꽃, ‘진달래’.
그래서 나는 진달래를 낮추본 것이었다.
올해 나는 진달래를 보러 영취산에 올랐다.
기대라기보다는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그러나 영취산은 달랐다.
다른 나무가 섞이지 않은 수십 년생 진달래가 군락을 이룬 모습은 정말 색다른 모습이었다.
헤아릴 수 없이 수만 그루 무더기로 핀 진달래는 어느 꽃 못지않게 화려하고 당당했다.
진달래 분홍 꽃들이 능선을 물들이고
나들이는 출발부터 힘겹다.
언제 봄이 이만큼 왔느냐며 부랴부랴 나서는 꽃나들이 차량은 도로를 가득 메웠다.
그래도 유채꽃이 벙그러지고 여린 새싹들이 손짓하는 들녘을 바라보기에 영취산행은 설렌다.
해발 510m의 높지도 낮지도 않은 영취산은 크게 두 가지 코스로 나뉜다.
첫 번째가 동쪽 상암마을 상암초등학교에서 시작해 봉우재를 지나 영취산 정상을 거쳐 흥국사로 내려 등산로로 접어드는 방법,
두 번째가 흥국사 원통전을 지나 잘 닦여진 등산로를 따라 계곡을 통해 오르는 방법이다.
진달래축제가 열리는 봉우재를 보고 싶어 첫 번째 코스를 선택하고 등산화의 끈을 조였다.
봉우재를 오르는 길은 작은 동산을 오르는 기분이다.
산행이 미숙한 사람도 겁먹지 않고, 지레 지치지 않고 갈 만한 능선이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을 앞세운 가족 단위 등산객들이 많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있는 산이라는 증거리라.
맑은 날씨에 선선한 바람에 청량한 아이들의 목소리가 더해져 길은 활기가 넘친다.
30분 정도 올랐을까? 봉우재에 다다라 주변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흐드러진 진달래는 보이지 않고 왼편의 높은 봉우리 쪽에 군데군데 바위를 배경으로 군락을 이룬 진달래가 피어 있다.
이 정도의 진달래라면 남도 땅 어느 야산을 찾더라도 만날 수 있는데 왜 그리들 야단이지 싶다.
하지만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데는 까닭이 있으리라 마음을 고쳐먹고 정상을 향해 팍팍한 다리를 내딛는다.
이제 여기서부터는 힘든 산행길이다.
가파른 경사가 지금까지 오른 봉우재까지의 길과는 다르다. 도솔암을 거쳐 정상인 510m봉으로 향한다.
도솔암 가는 길은 침목으로 계단을 해 놓아 터덕거렸지만, 30분 정도 거친 숨을 들이쉬니 정상에 다다랐다. 정상에서 내려보니 여천산단의 활기찬 움직임이 한눈에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 오래 지체할 수 없다. 450m봉에 가야 비로소 내가 원하던 진달래 무리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상에서 내려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완만한 경사이기도 했지만 진달래를 만나다는 설렘 때문이기도 하다.
거칠 것도 없이 쉽게 450m봉에 다다랐다.
허리를 펴 능선을 보니 “와!” 소리가 절로 나온다.
어른 키를 훌쩍 넘길 만큼 자란 진달래들이 무리를 지어 웃고 있다.
비탈진 산자락을 따라 끝도 없이 연분홍빛이 펼쳐져 있다.
온 산이 수줍은 새악시 볼처럼 온통 분홍빛이다.
450m봉 주변의 진달래는 나를 취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솔직히 말하면 가보지 않았다.
진달래꽃이 붉은 비가 내린 듯, 붉은 모래 바람이 흩뿌린 듯 흐드러진다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나는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우리 산야 어디에나 뿌리를 내린 보통 꽃.
한 송이만 따로 보면 가냘프고 투명한 꽃.
그래서 주목받지 못한 꽃.
목련처럼 우아하지도 매화나 벚꽃처럼 화사하지도 않은 꽃, ‘진달래’.
그래서 나는 진달래를 낮추본 것이었다.
올해 나는 진달래를 보러 영취산에 올랐다.
기대라기보다는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그러나 영취산은 달랐다.
다른 나무가 섞이지 않은 수십 년생 진달래가 군락을 이룬 모습은 정말 색다른 모습이었다.
헤아릴 수 없이 수만 그루 무더기로 핀 진달래는 어느 꽃 못지않게 화려하고 당당했다.
진달래 분홍 꽃들이 능선을 물들이고
나들이는 출발부터 힘겹다.
언제 봄이 이만큼 왔느냐며 부랴부랴 나서는 꽃나들이 차량은 도로를 가득 메웠다.
그래도 유채꽃이 벙그러지고 여린 새싹들이 손짓하는 들녘을 바라보기에 영취산행은 설렌다.
해발 510m의 높지도 낮지도 않은 영취산은 크게 두 가지 코스로 나뉜다.
첫 번째가 동쪽 상암마을 상암초등학교에서 시작해 봉우재를 지나 영취산 정상을 거쳐 흥국사로 내려 등산로로 접어드는 방법,
두 번째가 흥국사 원통전을 지나 잘 닦여진 등산로를 따라 계곡을 통해 오르는 방법이다.
진달래축제가 열리는 봉우재를 보고 싶어 첫 번째 코스를 선택하고 등산화의 끈을 조였다.
봉우재를 오르는 길은 작은 동산을 오르는 기분이다.
산행이 미숙한 사람도 겁먹지 않고, 지레 지치지 않고 갈 만한 능선이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을 앞세운 가족 단위 등산객들이 많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있는 산이라는 증거리라.
맑은 날씨에 선선한 바람에 청량한 아이들의 목소리가 더해져 길은 활기가 넘친다.
30분 정도 올랐을까? 봉우재에 다다라 주변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흐드러진 진달래는 보이지 않고 왼편의 높은 봉우리 쪽에 군데군데 바위를 배경으로 군락을 이룬 진달래가 피어 있다.
이 정도의 진달래라면 남도 땅 어느 야산을 찾더라도 만날 수 있는데 왜 그리들 야단이지 싶다.
하지만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데는 까닭이 있으리라 마음을 고쳐먹고 정상을 향해 팍팍한 다리를 내딛는다.
이제 여기서부터는 힘든 산행길이다.
가파른 경사가 지금까지 오른 봉우재까지의 길과는 다르다. 도솔암을 거쳐 정상인 510m봉으로 향한다.
도솔암 가는 길은 침목으로 계단을 해 놓아 터덕거렸지만, 30분 정도 거친 숨을 들이쉬니 정상에 다다랐다. 정상에서 내려보니 여천산단의 활기찬 움직임이 한눈에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 오래 지체할 수 없다. 450m봉에 가야 비로소 내가 원하던 진달래 무리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상에서 내려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완만한 경사이기도 했지만 진달래를 만나다는 설렘 때문이기도 하다.
거칠 것도 없이 쉽게 450m봉에 다다랐다.
허리를 펴 능선을 보니 “와!” 소리가 절로 나온다.
어른 키를 훌쩍 넘길 만큼 자란 진달래들이 무리를 지어 웃고 있다.
비탈진 산자락을 따라 끝도 없이 연분홍빛이 펼쳐져 있다.
온 산이 수줍은 새악시 볼처럼 온통 분홍빛이다.
450m봉 주변의 진달래는 나를 취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꽃잎에 눈이 팔려 걸음이 제대로 걸어지지 않는다.
작은 봉우리를 넘을 때마다 새로운 진달래밭이 나타난다.
아래쪽 능선 왼편엔 진달래 군락지가, 오른편엔 철지난 억새가 저마다의 자태를 자랑하며 영취산만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이제야 나는 '영취산 진달래'는 분명 다르다고 인정한다.
해가 서서히 서쪽 하늘에 걸리고 차가운 바닷바람이 불어온다.
‘아, 오길 잘했구나’ 뿌듯한 마음에 산을 내려오는 발걸음이 가뿐하다.
집으로 돌아와 산 좋아하고 꽃 좋아하기로 둘째라면 서러운 친구에게 전화를 영취산에 가 마음까지 분홍빛으로 물들여왔다고 자랑을 하니, 친구가 영취산 진달래에 대한 안타까운 사연을 하나 전한다.
봄이면 온 산이 봉화를 올린 듯 진달래로 붉어지는영취산.
그 산에서 유독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에 취할 수 있었던 건 인근 여수산단의 공해 때문이란다.
공해 때문에 다른 나무는 제대로 생장할 수 없는 산이라 오염에 강한 진달래만 무성해졌다는 것. 그 사실을 알고 나니 영취산의 아름다움이 오히려 안타깝게 다가왔다.
취재 : 최명희 기자
# 가는 길 : 순천에서 여수로 가는 17번 국도를 타고 공항을 지나 조금 가다보면 여수산단과 흥국사·영취산 가는 길을 표시한 표지판이 있다.
공단이 거의 끝나는 무렵 커다란 고가다리가 있는 곳에 영취산 가는 길이 보인다.
우회전하여 10여분쯤 더 가면 영취산이다.
“꽃잔치 구경가자” 영취산 진달래축제
제14회 영취산 진달래축제가 오늘부터 4월2일까지 사흘간 여수시 진례산 봉우재와 흥국사 일대에서 펼쳐진다.
이번 축제는 오늘 오후 2시 전야제를 시작으로 우도 풍물굿 공연, 국악초청 공연, 시민 화합 한마당 순으로 진행된다.
다음 달 1일에는 영취산 산신제, 철인 산악 등반대회, 기념식, 시립국악단 초청공연이, 2일에는 진달래 어린이 선발대회, 청소년댄스 경연대회, 흥국사 홍교 답교놀이가 이어진다.
영취산진달래축제위원회는 본 행사와 별도로 다음 달 8일까지 축제 현장을 중심으로 향토음식 축제와 환경보호 등산대회, 전국의 시인 100명으로부터 받은 진달래 시 100편을 전시하는 ‘진달래와 시의 만남전’을 개최하고 향토농산물직판장도 운영할 계획이다.
영취산의 본래 이름은 진례산이지만 전국적인 지명도를 고려해 1993년부터 진행한 축제 이름인 ‘영취산 진달래 축제’를 그대로 사용키로 했다
진례산은 경남 무학(마산), 화왕(창령)산과 함께 전국 3대 진달래 군락지. 해마다 봉우재 부근 15만 평에 수십만 그루의 진달래가 만개하고 한려해상국립공원과 흥국사 등 명승지가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작은 봉우리를 넘을 때마다 새로운 진달래밭이 나타난다.
아래쪽 능선 왼편엔 진달래 군락지가, 오른편엔 철지난 억새가 저마다의 자태를 자랑하며 영취산만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이제야 나는 '영취산 진달래'는 분명 다르다고 인정한다.
해가 서서히 서쪽 하늘에 걸리고 차가운 바닷바람이 불어온다.
‘아, 오길 잘했구나’ 뿌듯한 마음에 산을 내려오는 발걸음이 가뿐하다.
집으로 돌아와 산 좋아하고 꽃 좋아하기로 둘째라면 서러운 친구에게 전화를 영취산에 가 마음까지 분홍빛으로 물들여왔다고 자랑을 하니, 친구가 영취산 진달래에 대한 안타까운 사연을 하나 전한다.
봄이면 온 산이 봉화를 올린 듯 진달래로 붉어지는영취산.
그 산에서 유독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에 취할 수 있었던 건 인근 여수산단의 공해 때문이란다.
공해 때문에 다른 나무는 제대로 생장할 수 없는 산이라 오염에 강한 진달래만 무성해졌다는 것. 그 사실을 알고 나니 영취산의 아름다움이 오히려 안타깝게 다가왔다.
취재 : 최명희 기자
# 가는 길 : 순천에서 여수로 가는 17번 국도를 타고 공항을 지나 조금 가다보면 여수산단과 흥국사·영취산 가는 길을 표시한 표지판이 있다.
공단이 거의 끝나는 무렵 커다란 고가다리가 있는 곳에 영취산 가는 길이 보인다.
우회전하여 10여분쯤 더 가면 영취산이다.
“꽃잔치 구경가자” 영취산 진달래축제
제14회 영취산 진달래축제가 오늘부터 4월2일까지 사흘간 여수시 진례산 봉우재와 흥국사 일대에서 펼쳐진다.
이번 축제는 오늘 오후 2시 전야제를 시작으로 우도 풍물굿 공연, 국악초청 공연, 시민 화합 한마당 순으로 진행된다.
다음 달 1일에는 영취산 산신제, 철인 산악 등반대회, 기념식, 시립국악단 초청공연이, 2일에는 진달래 어린이 선발대회, 청소년댄스 경연대회, 흥국사 홍교 답교놀이가 이어진다.
영취산진달래축제위원회는 본 행사와 별도로 다음 달 8일까지 축제 현장을 중심으로 향토음식 축제와 환경보호 등산대회, 전국의 시인 100명으로부터 받은 진달래 시 100편을 전시하는 ‘진달래와 시의 만남전’을 개최하고 향토농산물직판장도 운영할 계획이다.
영취산의 본래 이름은 진례산이지만 전국적인 지명도를 고려해 1993년부터 진행한 축제 이름인 ‘영취산 진달래 축제’를 그대로 사용키로 했다
진례산은 경남 무학(마산), 화왕(창령)산과 함께 전국 3대 진달래 군락지. 해마다 봉우재 부근 15만 평에 수십만 그루의 진달래가 만개하고 한려해상국립공원과 흥국사 등 명승지가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