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은 빨갛게 멍이 들었소! 옥룡사지 동백숲
꽃잎은 빨갛게 멍이 들었소! 옥룡사지 동백숲
by 운영자 2007.02.23
뉴스에서 연일 ‘이른 봄’이 찾아온다고 떠들어대고, 2월의 체감 기온도 봄이라 착각할 만큼 따뜻한 날이 이어진다.
‘벚꽃, 산수유, 진달래, 개나리… 울긋불긋 봄빛이 천지를 덮기 전에 동백을 보러 가야 한다.’ 동백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자 하루도 한시도 미룰 수 없었다.
동백(冬柏)은 이름 그대로 겨울에 봐야 제 맛이므로.
동백하면 많은 사람들이 여수 오동도를 생각하는데, 광양의 옥룡사지 동백숲도 좋다.
특히 조용히 나만의 동백을 맞고 싶다면 옥룡사지의 동백숲이 그만이다. 7ha, 7000여 그루가 꽃대궐을 이룬 이곳은 햇살 한줌 들일 틈 없이 빽빽이 동백나무가 숲을 이뤘다. 동백동산이다. 동백숲이다.
덤으로 도선국사와 그의 제자 동진대사의 부도를 만나는 행운도 누릴 수 있어 일석이조.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 지쳐서 빨갛게 멍이 든’ 동백 아가씨 만나러 광양 옥룡사지로 향한다.
‘벚꽃, 산수유, 진달래, 개나리… 울긋불긋 봄빛이 천지를 덮기 전에 동백을 보러 가야 한다.’ 동백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자 하루도 한시도 미룰 수 없었다.
동백(冬柏)은 이름 그대로 겨울에 봐야 제 맛이므로.
동백하면 많은 사람들이 여수 오동도를 생각하는데, 광양의 옥룡사지 동백숲도 좋다.
특히 조용히 나만의 동백을 맞고 싶다면 옥룡사지의 동백숲이 그만이다. 7ha, 7000여 그루가 꽃대궐을 이룬 이곳은 햇살 한줌 들일 틈 없이 빽빽이 동백나무가 숲을 이뤘다. 동백동산이다. 동백숲이다.
덤으로 도선국사와 그의 제자 동진대사의 부도를 만나는 행운도 누릴 수 있어 일석이조.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 지쳐서 빨갛게 멍이 든’ 동백 아가씨 만나러 광양 옥룡사지로 향한다.
동백이 툭툭 떨어져버린 날 겨울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광양 옥룡면 추산리 백계산(505.8m) 자락 옥룡사지 동백숲 가는 길은 찾기가 수월하다. 일단 광양읍으로 들어 옥룡·백운산휴양림이라 적힌 표지판만 따라가면 된다.
길도 잘 닦여 있어 운전 초보자들도 무난히 갈 수 있고 읍에서 그리 멀지도 않다.
단 안내표지판이 작으니 눈을 크게 뜨도록.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길을 따라 오른다.
하마터면 표지판을 지나칠 뻔하던 터라 옥룡사지 동백숲이 이곳이 맞나 조바심이 난다. 입구의 작은 표지판 말고는 마을 뒷산 오르듯 어떤 표지판도 보이지 않기 때문. 겨울을 붙잡으려는 맵찬 바람 탓인지 인적도 없다.
갈등의 시간 5분이 지나자 눈앞에 나무들로 길 양옆을 빼곡히 채운 터널이 나타난다. 동백꽃이 가지마다 다 피지 않은 터라 ‘꽃대궐’까지는 아니지만 감질나게 피어난 동백꽃이 이곳이 그리고 와 보고 싶었던 옥룡사지 동백숲이라는 사실을 실감케 한다.
광양 옥룡면 추산리 백계산(505.8m) 자락 옥룡사지 동백숲 가는 길은 찾기가 수월하다. 일단 광양읍으로 들어 옥룡·백운산휴양림이라 적힌 표지판만 따라가면 된다.
길도 잘 닦여 있어 운전 초보자들도 무난히 갈 수 있고 읍에서 그리 멀지도 않다.
단 안내표지판이 작으니 눈을 크게 뜨도록.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길을 따라 오른다.
하마터면 표지판을 지나칠 뻔하던 터라 옥룡사지 동백숲이 이곳이 맞나 조바심이 난다. 입구의 작은 표지판 말고는 마을 뒷산 오르듯 어떤 표지판도 보이지 않기 때문. 겨울을 붙잡으려는 맵찬 바람 탓인지 인적도 없다.
갈등의 시간 5분이 지나자 눈앞에 나무들로 길 양옆을 빼곡히 채운 터널이 나타난다. 동백꽃이 가지마다 다 피지 않은 터라 ‘꽃대궐’까지는 아니지만 감질나게 피어난 동백꽃이 이곳이 그리고 와 보고 싶었던 옥룡사지 동백숲이라는 사실을 실감케 한다.
우선은 옥룡사가 있었던 막다른 길까지 걸으며 동백꽃을 만나리라.
언뜻언뜻 비치는 햇살에 잎이 반짝인다. 붉은 꽃도 숲을 물들이기에 부족함이 없다.
구불구불 오솔길 옆으로 어떤 것은 동백꽃이 피었고 또 어떤 것은 졌다.
나무 위에 달려 방긋 그리운 웃음을 머금은 꽃도 눈길이 가지만 자꾸 떨어진 꽃들에 더 눈길이 간다.
일찍이 시인 김영랑은 모란의 낙화를 두고 ‘툭 툭 떨어져버린다’고 표현했다.
허나 ‘툭 툭 떨어져버리는’ 것은 비단 모란만이 아니다. 동백도 그렇다.
꽃망울 통째로 시들지도 않고 색도 변함없이 붉은빛 그대로 활짝 핀 모양 그대로 ‘툭’ 하고 떨어져버린다. 눈부시도록 예쁘게 피어난 어느 날, 체념하듯 저항하듯 ‘툭’ 떨어진다.
오죽하면 소설가 김훈이 목을 똑 꺾고 떨어지는 동백을 두고 ‘백제가 무너지듯이 절정에서 추락해 버린다’고 썼겠는가.
언뜻언뜻 비치는 햇살에 잎이 반짝인다. 붉은 꽃도 숲을 물들이기에 부족함이 없다.
구불구불 오솔길 옆으로 어떤 것은 동백꽃이 피었고 또 어떤 것은 졌다.
나무 위에 달려 방긋 그리운 웃음을 머금은 꽃도 눈길이 가지만 자꾸 떨어진 꽃들에 더 눈길이 간다.
일찍이 시인 김영랑은 모란의 낙화를 두고 ‘툭 툭 떨어져버린다’고 표현했다.
허나 ‘툭 툭 떨어져버리는’ 것은 비단 모란만이 아니다. 동백도 그렇다.
꽃망울 통째로 시들지도 않고 색도 변함없이 붉은빛 그대로 활짝 핀 모양 그대로 ‘툭’ 하고 떨어져버린다. 눈부시도록 예쁘게 피어난 어느 날, 체념하듯 저항하듯 ‘툭’ 떨어진다.
오죽하면 소설가 김훈이 목을 똑 꺾고 떨어지는 동백을 두고 ‘백제가 무너지듯이 절정에서 추락해 버린다’고 썼겠는가.
옥룡사지 동백숲을 찾아간 날은 유난히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었다.
그래서였는지 동백꽃 ‘툭 툭’ 떨어지는 소리가 온 산에 울리는 듯했다. 이름 모를 새 소리도 들리지 않고 산 아래 백구도 소리를 낮추고 그저 동백꽃 떨어지는 소리만이 세상에 존재하는 듯이.
길 막바지에 이르자 ‘관계자 외 출입 금지’라는 울타리가 쳐 있다.
이곳이 바로 옥룡사가 있었던 터다.
신라시대의 조그만 암자였던 옥룡사는 864년 도선대사가 크게 짓고, 수백 명의 승려가 기거했다 전한다. 동백 역시 도선국사가 풍수지리설에 따라 보호수로 심었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천 년의 고찰이었던 옥룡사는 1878년 화재로 없어지고, 옥룡사지에는 도선국사와 수제자인 동진 대사의 비와 탑이 세워져 있었으나 일제 치하인 1920년경에 모두 없어졌다.
그래서였는지 동백꽃 ‘툭 툭’ 떨어지는 소리가 온 산에 울리는 듯했다. 이름 모를 새 소리도 들리지 않고 산 아래 백구도 소리를 낮추고 그저 동백꽃 떨어지는 소리만이 세상에 존재하는 듯이.
길 막바지에 이르자 ‘관계자 외 출입 금지’라는 울타리가 쳐 있다.
이곳이 바로 옥룡사가 있었던 터다.
신라시대의 조그만 암자였던 옥룡사는 864년 도선대사가 크게 짓고, 수백 명의 승려가 기거했다 전한다. 동백 역시 도선국사가 풍수지리설에 따라 보호수로 심었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천 년의 고찰이었던 옥룡사는 1878년 화재로 없어지고, 옥룡사지에는 도선국사와 수제자인 동진 대사의 비와 탑이 세워져 있었으나 일제 치하인 1920년경에 모두 없어졌다.
광양시에서는 옥룡사지를 발굴, 복원을 위하여 옥룡사지 정밀 지표조사와 사지발굴을 통해 도선국사와 동진대사의 부도와 비석 자리를 확인하였고, 옥룡사의 규모 일부를 확인하였다.
1998년 동백림을 포함한 옥룡사지 일원을 국가지정 문화재 사적 제407호로 지정받았다.
올랐던 길을 다시 걸어 내려온다. 오르는 사람도 없고 마을마저 조용해 오롯이 나만의 동백을 동백의 열정을 가슴에 담고 내려온다.
[글ㆍ사진 / 순천광양교차로 최명희 기자 yurial78@naver.com]
tip> 기타 동백꽃을 볼만한 곳.
동백하면 역시 오동도.
여수 돌산도 향일암 앞 임포마을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동백이 있다.
태풍에 가지가 부러졌지만 동백의 위용은 여전히 위풍당당하다.
또한 고창 선운사와 강진 백련사의 동백도 둘째 가라면 서럽다.
충북 서천의 마량 동백숲은 자연군락지로서는 최북방에 위치해있어 역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이다.
1998년 동백림을 포함한 옥룡사지 일원을 국가지정 문화재 사적 제407호로 지정받았다.
올랐던 길을 다시 걸어 내려온다. 오르는 사람도 없고 마을마저 조용해 오롯이 나만의 동백을 동백의 열정을 가슴에 담고 내려온다.
[글ㆍ사진 / 순천광양교차로 최명희 기자 yurial78@naver.com]
tip> 기타 동백꽃을 볼만한 곳.
동백하면 역시 오동도.
여수 돌산도 향일암 앞 임포마을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동백이 있다.
태풍에 가지가 부러졌지만 동백의 위용은 여전히 위풍당당하다.
또한 고창 선운사와 강진 백련사의 동백도 둘째 가라면 서럽다.
충북 서천의 마량 동백숲은 자연군락지로서는 최북방에 위치해있어 역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