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축제

물안개, 일출이 아름다운 호수, 임실 옥정호

물안개, 일출이 아름다운 호수, 임실 옥정호

by 운영자 2007.03.23

구불구불 돌고 돌아 만나 ‘별천지’

섬진강 길 따라 꽃천지다.
역시 봄답다. 섬진강의 봄꽃 풍경이야 굳이 말하지 않아도 유명하다.
허나 섬진강의 물안개도 봄꽃만큼이나 멋들어진다는 것을 아는가.

섬진강 첫 줄기 임실 옥정호는 ‘뽀얗게 피어나는’ 물안개로 봄을 물들인다.
특히 일교차가 커서 물안개가 많이 발생하는 이때는 풍경이 절정을 이룬다.

임실 옥정호를 찾아가는 길은 좀 ‘옹삭’하다.
순천에서 승주로 나가 순창·전주 방면 27번 국도를 타야 한다.
만약 승주 방면으로 빠지지 않으면 남원으로 가서 임실을 한바퀴 빙 둘러 가야 한다.

하기야 이래저래 길을 잘못 들어 임실을 싸목싸목 둘러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하지만 임실을 들어서서도 옥정호를 찾기가 쉽지 않다. 변변한 표지판이 없기 때문. 물어물어 도착한 옥정호는 ‘별천지’다.

전북 임실군 운암면과 강진면, 정읍시 산내면 일대의 섬진강을 잘라내 만든 옥정호는 일제 강점기인 1926년 동진농지개량조합에 의해 농업적인 필요성을 충족시킬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임실군 운암면 일대를 흘러가는 섬진강 상류를 옥정리에서 막아 세워 반대편인 정읍군 칠보로 넘겨 계화도와 호남평야를 기름지게 만들고자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곳의 빼어난 풍광 덕에 영화나 사진 촬영지로 유명해졌다.
옥정호반 도로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옥정호의 물안개와 옥정호 가운데 위치한 마을인 ‘외안날’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국사봉 등산로. 옥정호 순환도로가의 전망대도 물안개와 외안날 마을을 감상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국사봉은 옥정호 순환도로변 국사봉휴게소 위쪽에서 등산로가 시작된다.
주차장에서 이어지는 계단을 오르면 왼쪽에 송신탑이 보인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면 오른쪽의 옥정호 위에는 외안날이 두둥실 떠있고, 왼쪽에는 암봉이 솟아있다. 그 옆으로 호반도로가 지나고 있고, 도로 바깥쪽에는 ‘망향의 동산’이란 전망대가 서 있다. 물안개가 걸린 풍경은 그림엽서다.

옥정호 주변을 에워싼 물안개로 인해 언덕이 섬처럼 보인다.
20여분을 더 오르면 국사봉 정상인데 이곳에서는 옥정호 말고도 구불구불 뱀처럼 굽은 호반도로와 안개에 가린 아스라한 숲을 만날 수 있다.

때로 물안개가 너무 짙어 옥정호를 못 만날 수도 있으니 일기예보를 주시하길.

[글ㆍ사진 : 순천교차로신문 최명희 기자 / yurial78@naver.com]

<임실, 이곳도 좋아요!>
창작 정신 가득한 오궁미술관
오궁초등학교가 폐교된 자리에 들어선 오궁미술관.
몇몇 뜻있는 예술가들이 모인 작업공간이다.

운동장 가 큰 나무들이 빙 둘러있고 여기 저기 작품들이 들어서 있다. 철과 돌로 만든 작품들은 비와 바람 햇살을 고루 받아 적당히 낡았다. 세월의 흐름이 작품에 고스란히 배어 있다.

미술관 안의 또 다른 미술관인 ‘조그마난 갤러리 들국화’는 돌과 흙으로 만들어진 작은 소품에서부터 사진, 그림까지 정말 ‘자그마한’ 것들이 옹기종기 즐비하다. 저마다 오목조목 재미나게 표현해두어 둘러보기 심심하지 않다. 작품을 판매하기도 하는데 대부분 5만원 안팎이라 호주머니 열기가 그리 어렵지는 않다.

‘우뚝’ 선 용암리 석등‘우뚝하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용암리 석등.
사람 키의 3배를 훌쩍 넘는 위용을 자랑한다.
높이 5.18m로 우리나라에서 화엄사 각황전 앞의 석등 다음으로 크다.

통일신라 말기의 양식을 따른 고려 초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석등은 지대석과 화사석 지붕돌 모두 팔각이다.

그 뒤로 중기사 절터가 있다.
석등의 크기로 보아 중기사의 위용도 대단했을 듯싶다.

창우와 다희, 김용택 시인 마암분교
섬진강 시인 김용택을 모르는 이가 있을까.
이곳 마암분교는 김용택 시인이 재직했던 아주 작은 학교다.
운동장 앞 호수가 있는 그림처럼 작고 예쁜 학교.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 창우와 다희가 입학하기 전부터 놀러 다니던 마암분교는 누구나 이곳에 있으면 시인이 될 것만 같다. 책 읽는 소녀상이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