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축제

여수 영취산 진달래

여수 영취산 진달래

by 운영자 2007.03.28

진달래 분홍 꽃들이 능선을 물들이고
하루도 쉬지 않고 달려온 봄이 천지에 내려앉았다. 파릇파릇한 새싹으로, 노오란 개나리로 산수유로, 하얀 목련으로 매화로, 분홍 진달래로…. 여수 영취산 에도 진달래 분홍 꽃물이 능선을 물들였다.

요즘 아이들은 아니겠지만 서른이 넘은, 게다가 시골에서 자랐다 하는 사람들은 사실 진달래라는 말보다는 ‘창꽃’이라는 말이 더 친숙할 것이다. 게다가 후둑후둑 ‘생식’으로 창꽃을 뜯어먹던 기억 하나쯤은 갖고 있을 터.

“아마 우리 동네에 사진기자들이 창꽃 찍으러 왔으면 울면서 돌아갔을 거다. 우덜이 한나도 안 남기고 다 따먹어부렀응께.” 창꽃을 보며 친구 녀석 하나가 그 시절 추억을 떠올린다.

“꽃등걸 기억 나냐? 동네 아줌마들이 자식들 뼈 튼튼하게 한다고 창꽃 뿌리 뽑아다가 얼마나 달여 먹었냐? 녹용, 산삼 저리 가라였지.”
그러고 보니 창꽃에 대한 추억이 많기도 많다.

그저 눈으로만 만족시키지 않고 어릴 적 추억 한 자락 들춰내게 하는 연분홍 진달래.
여수 영취산 일원에서는 제15회 영취산 진달래축제 가 오는 29일부터 4월 1일까지 나흘간 펼쳐진다.

축제 첫날에는 산신제에 이어 추억의 가요, 한나래무용단 공연, 꿈의 향연, 진달래어린이 선발대회, 시민 장기자랑이 펼쳐지고 31일과 1일에는 그룹밴드, 스포츠댄스 공연, 모둠북 공연, 품바, 사물판굿, 국무도 시범, 진달래아가씨선발, 청소년댄스경연 등이 이어진다.

부대행사로 전국 시인 100여명이 벌이는 시화전과 전국음식문화축제, 가족과 같이 진달래꽃길 걷기 등이 곁들여진다.

봄이면 온 산이 봉화를 올린 듯 진달래로 붉어지는 영취산.
그 산에서 유독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에 취할 수 있었던 건 인근 여수산단의 공해 때문이다. 공해 때문에 다른 나무는 제대로 생장할 수 없는 산이라 오염에 강한 진달래만 무성해졌다는 것. 그 사실을 알고 나니 영취산의 아름다움이 오히려 안타깝게 다가온다.

[글 : 순천광양교차로 최명희 기자]
[사진 : 순천광양교차로 조규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