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축제

지리산과 섬진강 품어 안은 하동 먹을거리

지리산과 섬진강 품어 안은 하동 먹을거리

by 순광교차로 2007.06.22

산ㆍ강ㆍ땅이 한입 ‘가득’

*시원하고 담백한 섬진강 맛, 재첩국·재첩회
혹자는 재첩국을 두고 먹을수록 깊은 정이 드는 맛이라고 하고, 혹자는 조강지처 같다 한다. 그런가 하면 한 시인은 이 맛을 두고 ‘순결한 원형의 국물’ 이라고까지 했다.

그 흔한 마늘 한 쪽 안 쓰고 참기름 한 방울 더하지 않은, 한 듯 만 듯한 소금간이 전부인 재첩국은 그럼에도 단순하지 않고 새록새록 깊다. 파르스름한 부추를 송송 띄워낸 국물 한 대접을 먹고 나면 푸르고 맑은 섬진강 물 한 줄기가 온몸으로 흘러드는 듯도 싶다.

재첩국과 함께 먹으면 좋은 재첩회는 재첩, 자잘한 알에 갖은 양념을 해서 버무린 것이다.
매콤새콤달콤한 초고추장양념 위에 본디 재료인 담백한 재첩 맛이 묻히지 않고 조화를 이루며 살아나도록 하는 것이 재첩회의 맛을 좌우한다.

*지리산의 초록 향 담은 산채비빔밥
하동은 지리산과 섬진강이 잘 어우러져 있어, 강에서 나는 것과 산에서 나는 것들을 고루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지리산 자락의 오염되지 않은 산과 들에서 나는 갖가지 산나물에는 특유의 향과 맛, 효능이 살아 숨쉬고 있다.

그 향과 맛·효능을 한 그릇에 담은 산채비빔밥.
조물조물 버무리고, 살살 털어 특유의 질감과 향을 살려 무친 산나물, 들나물을 고슬고슬한 밥 위에 얹고 고추장을 한술 넣어 비빈 산채비빔밥은 산나물의 아삭하고 쫄깃한 질감과 구수하고 달콤 쌉싸름한 맛과 향긋한 지리산 내음을 가득 담고 있어 자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시원한 재첩육수와 녹차면의 절묘한 조화, 녹차냉면
녹차를 보성에서만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우리나라 차 시배지 하동, 차의 고향 지리산 화개골 야생녹차잎의 하동을 잊어서는 안될 일!
하동의 녹차냉면은 녹차 잎에서 채취한 원액을 사용해 은은한 녹차향이 면발 가득 배어있다. 또 일반 냉면과 달리 육수 대신 섬진강의 칼칼한 재첩으로 육수를 내 냉면의 산뜻한 맛이 단연 일품이다.

냉면의 참맛은 겨울에 비로소 느낄 수 있다고 하나 이 여름만큼 냉면이 당기는 날도 없다. 시원하고 담백하고 매콤한 녹차 냉면 한 그릇으로 나른한 여름 일상을 새롭게 시작해보자.

[ 최명희 기자 cmh@icros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