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 ‘한국전쟁 포로수용소’
경남 거제 ‘한국전쟁 포로수용소’
by 운영자 2008.07.11
다시는, 이런 아픔 없어야겠지요?
여름만 되면 유난히 가슴 언저리가 저릿저릿하다는 이를 알고 있다. 평생소원이 고향 신의주에 가는 것이었던 할머니의 손자인 그 이는 할머니에게 그날, 한국전쟁 때 일을 듣는 것을 유난히 좋아했단다.
그래서인지 파릇파릇하던 나뭇잎의 색이 점점 짙어질수록 가슴은 더 쿵쾅거린다고. 6월 25일 초여름에 시작된 한국전쟁은 7ㆍ8월 찜통더위를 3번이나 거치고 나서야 끝이 났다. 그리고는 6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아픔은 이어진다.
6ㆍ25 한국전쟁의 상흔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경남 거제 포로수용소로 향한다. 거제도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풍광과 대비되는 아비규환의 아우성이 들리는 듯하다.
흔히 섬 여행이나 바다 여행엔 특별한 1%가 있다. 그것이 조개껍질 하나일 수 있고, 회 한 접시일 수 있고, 짭짤한 바다 냄새일 수 있다. 오늘, 거제도 여행은 ‘아픔’이고 ‘반복하지 않아야 할 미래’다.
여름만 되면 유난히 가슴 언저리가 저릿저릿하다는 이를 알고 있다. 평생소원이 고향 신의주에 가는 것이었던 할머니의 손자인 그 이는 할머니에게 그날, 한국전쟁 때 일을 듣는 것을 유난히 좋아했단다.
그래서인지 파릇파릇하던 나뭇잎의 색이 점점 짙어질수록 가슴은 더 쿵쾅거린다고. 6월 25일 초여름에 시작된 한국전쟁은 7ㆍ8월 찜통더위를 3번이나 거치고 나서야 끝이 났다. 그리고는 6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아픔은 이어진다.
6ㆍ25 한국전쟁의 상흔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경남 거제 포로수용소로 향한다. 거제도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풍광과 대비되는 아비규환의 아우성이 들리는 듯하다.
흔히 섬 여행이나 바다 여행엔 특별한 1%가 있다. 그것이 조개껍질 하나일 수 있고, 회 한 접시일 수 있고, 짭짤한 바다 냄새일 수 있다. 오늘, 거제도 여행은 ‘아픔’이고 ‘반복하지 않아야 할 미래’다.
[ 사진설명 : 대동강 철교를 건너는 피난민. 중공군의 참전으로 국군이 다시 후퇴하게 되자 피난민들은 폭파된 평양의 대동강 철교를 타고, 자유를 향해 처절하고 험난한 피난길에 올랐다.]
[ 사진설명 : 포로들의 처참한 삶이 모형으로 잘 전시됐다.]
전쟁의 극마저 빗겨갔을 아름다운,
그래서 더 슬픈 ‘거제 포로수용소’
순천, 광양에서 거제도를 가려면 남해고속국도를 타고 진주까지 가서 진주~통영 간 고속국도로 갈아타야 한다. 햇빛에 반짝반짝 빛나는 나뭇잎들이 들뜬 여행길을 더 기분 좋게 한다.
고속국도를 타게 되면 중간중간 마련된 휴게소를 한번씩은 들르게 되는데, 쉬어도 갈 겸 관광안내소에서 여행지도와 여행정보를 꼭 체크하길 바란다. 고속국도의 관광안내소는 알고 보면 알찬 정보들을 갖고 있다.
전쟁의 극마저 빗겨갔을 아름다운,
그래서 더 슬픈 ‘거제 포로수용소’
순천, 광양에서 거제도를 가려면 남해고속국도를 타고 진주까지 가서 진주~통영 간 고속국도로 갈아타야 한다. 햇빛에 반짝반짝 빛나는 나뭇잎들이 들뜬 여행길을 더 기분 좋게 한다.
고속국도를 타게 되면 중간중간 마련된 휴게소를 한번씩은 들르게 되는데, 쉬어도 갈 겸 관광안내소에서 여행지도와 여행정보를 꼭 체크하길 바란다. 고속국도의 관광안내소는 알고 보면 알찬 정보들을 갖고 있다.
[ 사진설명 : 6ㆍ25라는 숫자만 봐도 가슴이 먹먹해진다 ]
맛 좋은 장승포 ‘거제 멸치’
통영을 지나 거제대교를 건너면 거제도다. 섬 외곽을 잇는 도로를 타고 장승포항으로 간다. 거제 멸치가 맛 좋은 것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 아니던가. 포구 옆엔 갈매기 떼들이 먹이를 찾아 몰려든다. 포구 옆에 거제 멸치공판장엔 관광객들이 흥정을 한다.
“요건 얼마예요?”
“멀리서 왔는데 덤으로 더 주세요.”
“이거 거제 멸치 맞죠?”
“걱정마이소. 우리 집 맬치는 전국으로 나간다 아입니꺼. 쪼기 택배 물건 보이지요. 다 맛있으니까 또 멀리서도 주문하는 거 아이라애.”
구수한 사투리에서도 자신감은 묻어난다.
거제의 다시 멸치는 맛있기로 유명하다. 금방 바다에서 잡아 올린 것처럼 푸른빛이 돌고 깨끗하다. 다시용으로 국물을 내도 좋지만 그냥 고추장에 찍어 먹어도 그만이다.
맛 좋은 장승포 ‘거제 멸치’
통영을 지나 거제대교를 건너면 거제도다. 섬 외곽을 잇는 도로를 타고 장승포항으로 간다. 거제 멸치가 맛 좋은 것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 아니던가. 포구 옆엔 갈매기 떼들이 먹이를 찾아 몰려든다. 포구 옆에 거제 멸치공판장엔 관광객들이 흥정을 한다.
“요건 얼마예요?”
“멀리서 왔는데 덤으로 더 주세요.”
“이거 거제 멸치 맞죠?”
“걱정마이소. 우리 집 맬치는 전국으로 나간다 아입니꺼. 쪼기 택배 물건 보이지요. 다 맛있으니까 또 멀리서도 주문하는 거 아이라애.”
구수한 사투리에서도 자신감은 묻어난다.
거제의 다시 멸치는 맛있기로 유명하다. 금방 바다에서 잡아 올린 것처럼 푸른빛이 돌고 깨끗하다. 다시용으로 국물을 내도 좋지만 그냥 고추장에 찍어 먹어도 그만이다.
[ 사진설명 : 장승포. 목적지를 향하는 이들의 어깨에 설렘이 묻어난다. 이념으로 고향으로 이동하는 포로들의 어깨에도 설렘이 묻어있었을지 문득 궁금해진다 ]
전쟁의 상흔 오롯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장승포와 몽돌해수욕장 등 섬 외곽을 돌면서 바닷바람으로 속이 시원해졌다면, 거제시로 들어가 보자.
1983년 건립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은 한국전쟁존, 포로수용소존, 포로수용관존으로 나뉘어 있다. 1950년 6월 25일 전쟁이 시작된 이후 국군이 최초로 북한군 포로를 붙잡은 때는 7월 초. 이 포로들은 대전 포로수용소에 수용됐다.
그 후 전세가 커지고 변동되자 부산, 인천, 서울 등지에 수많은 포로수용소들이 생겨나게 됐다. 그 가운데 포로를 분산과 공산포로들에 의해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선에서 멀리 떨어지고 육지와도 격리된 섬으로 포로를 옮기기 위한 대책으로 1951년 거제도에 포로수용소가 세워졌다.
각종 자료들을 살펴보면 유엔군이 세운 포로수용소의 생활은 그리 힘들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형제를 죽여야 하는 전쟁 속에서 포로들의 마음은 그리 편치 않았을 것이다.
전쟁의 상흔 오롯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장승포와 몽돌해수욕장 등 섬 외곽을 돌면서 바닷바람으로 속이 시원해졌다면, 거제시로 들어가 보자.
1983년 건립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은 한국전쟁존, 포로수용소존, 포로수용관존으로 나뉘어 있다. 1950년 6월 25일 전쟁이 시작된 이후 국군이 최초로 북한군 포로를 붙잡은 때는 7월 초. 이 포로들은 대전 포로수용소에 수용됐다.
그 후 전세가 커지고 변동되자 부산, 인천, 서울 등지에 수많은 포로수용소들이 생겨나게 됐다. 그 가운데 포로를 분산과 공산포로들에 의해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선에서 멀리 떨어지고 육지와도 격리된 섬으로 포로를 옮기기 위한 대책으로 1951년 거제도에 포로수용소가 세워졌다.
각종 자료들을 살펴보면 유엔군이 세운 포로수용소의 생활은 그리 힘들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형제를 죽여야 하는 전쟁 속에서 포로들의 마음은 그리 편치 않았을 것이다.
[ 사진설명 : 육지로 이송되는 포로들 ]
거제도 포로수용소에는 인민군 15만, 중공군 2만, 여자와 의용군 3000명 등 최대 17만 3000명의 포로들이 수용되었는데, 북한군 포로와 한국 경비병들의 충돌이 잦았다.
또 포로들 사이에서도 반공 포로와 친공 포로로 나뉘어 대립했다. 이들은 죄수 아닌 죄수가 되어 철조망 속에 갇힌 포로들은 이념전쟁의 희생양이었던 셈이다.
전쟁이 끝나고 이들은 ‘포로의 자유의사 보장’이라는 정부의 방침 아래 각각 송환됐고, 거제 포로수용소도 자연히 폐쇄됐다.
이곳은 한국전쟁 당시와 포로들의 모습 등이 모형과 사진 등으로 잘 전시돼 있어,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좋은 자료가 돼준다.
뿐만 아니라 분수대, 인공폭포 등을 조성해두어 가족나들이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제네바협정과 반공, 공산당 같은 전쟁과 관련된 다소 먼 이야기들도 있지만 지금의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은 역사의 한 장이 기록된 ‘메모리칩’이라 하겠다.
거제도 포로수용소에는 인민군 15만, 중공군 2만, 여자와 의용군 3000명 등 최대 17만 3000명의 포로들이 수용되었는데, 북한군 포로와 한국 경비병들의 충돌이 잦았다.
또 포로들 사이에서도 반공 포로와 친공 포로로 나뉘어 대립했다. 이들은 죄수 아닌 죄수가 되어 철조망 속에 갇힌 포로들은 이념전쟁의 희생양이었던 셈이다.
전쟁이 끝나고 이들은 ‘포로의 자유의사 보장’이라는 정부의 방침 아래 각각 송환됐고, 거제 포로수용소도 자연히 폐쇄됐다.
이곳은 한국전쟁 당시와 포로들의 모습 등이 모형과 사진 등으로 잘 전시돼 있어,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좋은 자료가 돼준다.
뿐만 아니라 분수대, 인공폭포 등을 조성해두어 가족나들이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제네바협정과 반공, 공산당 같은 전쟁과 관련된 다소 먼 이야기들도 있지만 지금의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은 역사의 한 장이 기록된 ‘메모리칩’이라 하겠다.
[ 사진설명 : 이송돼 막사 배치를 위해 대기 중인 포로들. 이념전쟁의 희생양이었던 셈 ]
사실 거제는 외도와 섬 관광, 해금강 등 휴양의 섬으로 더 이름나있다. 거제 포로수용소처럼 아픈 역사마저 빗겨갔을 것 같은 아름다운 이곳은 그래서 더더욱 한국전쟁의 아픔이 깊게 다가온다. 이번 여름, 머리도 채우고 가슴도 채울 수 있는 거제 여행은 어떨까.
<여행수첩> 거제도 부근 여행지
1. 외도-해금강 유람선은 4시 30분까지 운행하며 3시간 코스다. 주말이나 성수기가 아니라도 미리예약을 하고 가는 것이 좋다.
2. 거제도엔 19개의 크고 작은 해수욕장이 있는데 그중에서 학동몽돌해수욕장은 깨끗한 물과 몽돌이 구르는 소리로 유명하다.
3. 거제도 가는 길목에 있는 통영엔 대표적인 달동네 ‘동피랑’이 있다. 동쪽의 벼랑이란 뜻의 동피랑의 담벼락엔 달동네의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벽화가 그려져 있어서 최근에 새로운 관광명소가 됐다.
[ 글·사진 : 순천광양교차로 / 황명희 기자 myoung1919@naver.com ]
사실 거제는 외도와 섬 관광, 해금강 등 휴양의 섬으로 더 이름나있다. 거제 포로수용소처럼 아픈 역사마저 빗겨갔을 것 같은 아름다운 이곳은 그래서 더더욱 한국전쟁의 아픔이 깊게 다가온다. 이번 여름, 머리도 채우고 가슴도 채울 수 있는 거제 여행은 어떨까.
<여행수첩> 거제도 부근 여행지
1. 외도-해금강 유람선은 4시 30분까지 운행하며 3시간 코스다. 주말이나 성수기가 아니라도 미리예약을 하고 가는 것이 좋다.
2. 거제도엔 19개의 크고 작은 해수욕장이 있는데 그중에서 학동몽돌해수욕장은 깨끗한 물과 몽돌이 구르는 소리로 유명하다.
3. 거제도 가는 길목에 있는 통영엔 대표적인 달동네 ‘동피랑’이 있다. 동쪽의 벼랑이란 뜻의 동피랑의 담벼락엔 달동네의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벽화가 그려져 있어서 최근에 새로운 관광명소가 됐다.
[ 글·사진 : 순천광양교차로 / 황명희 기자 myoung1919@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