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백수 해안도로’
영광 ‘백수 해안도로’
by 운영자 2008.07.25
그리워 나도 몰래 발이 머무는 곳
곱씹을수록 좋은 것이 있다. 처음에는 귀하고 소중한 줄 잘 모르다 속내를 알고 나서 점점 더 좋아지게 되는 것. 그런 사람이 있고, 그런 물건이 있고, 그런 장소가 있다.
전라남도 영광의 ‘백수 해안도로’ 가 바로 ‘그런 곳’이다. 알면 알수록 보면 볼수록 더 좋아지는 곳. 영광읍에서 염산ㆍ백수 방면으로 한참을 달리다, 염산과 백수로 갈리는 길에서 다시 백수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만나게 되는 구불구불 잘 닦인 길이 바로 ‘백수해안도로(17km)’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에 뽑히기도 한 백수해안도로는 남북으로 길게 뻗어, 서해바다를 품는다.
짠 내 배어나는 바닷바람과 상쾌한 산바람을 모두 취할 수 있어 매력적인 이곳은 한때 조기 떼들이 발로 차일 만큼 풍성한 어장을 형성했던 곳이다.
도로가 빙 둘러 품고 있는 저 아래 마을들은 한때 조기가 지천으로 깔리고 사람들이 북적이던 곳이었다 한다.
지금은 전의 그 부귀영화를 잊은 채 한적한 바닷가 마을로 변했지만 예전, 칠산바다를 낀 이 마을은 그야말로 ‘잘 나갔던’ 곳.
무심코 지나치는 도로 옆 바닷가에 마을에 할머니네 안방에 걸린 아빠의 대학 졸업 사진 같은 자랑스러운 추억이 서려 있다. 시원스런 경치와 굽이굽이 서린 추억까지 맛볼 수 있는 ‘백수 해안도로’는 그래서 더 특별하다.
영광군 백수읍을 찾은 날은 금방이라도 비가 흩뿌릴 듯한 흐린 날이었다. 저 먼 서해바다까지 한눈에 담고 오리라 다짐과는 달리, 도로 앞 섬들만 겨우 몇 개 어렴풋이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자연이 왜 자연인가. ‘스스로 그러하다’는 자연이 아니던가. 꾸미지 않고 내버려두어야 더 멋진 자연. 흐린 날의 백수 해안도로는 또 나름의 멋이 있다. 바닥까지 깔린 안개 냄새를 맡으며 달린다.
가속페달은 떼버려도 좋다. 느리게 느리게 지금을 즐기면 된다.
곱씹을수록 좋은 것이 있다. 처음에는 귀하고 소중한 줄 잘 모르다 속내를 알고 나서 점점 더 좋아지게 되는 것. 그런 사람이 있고, 그런 물건이 있고, 그런 장소가 있다.
전라남도 영광의 ‘백수 해안도로’ 가 바로 ‘그런 곳’이다. 알면 알수록 보면 볼수록 더 좋아지는 곳. 영광읍에서 염산ㆍ백수 방면으로 한참을 달리다, 염산과 백수로 갈리는 길에서 다시 백수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만나게 되는 구불구불 잘 닦인 길이 바로 ‘백수해안도로(17km)’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에 뽑히기도 한 백수해안도로는 남북으로 길게 뻗어, 서해바다를 품는다.
짠 내 배어나는 바닷바람과 상쾌한 산바람을 모두 취할 수 있어 매력적인 이곳은 한때 조기 떼들이 발로 차일 만큼 풍성한 어장을 형성했던 곳이다.
도로가 빙 둘러 품고 있는 저 아래 마을들은 한때 조기가 지천으로 깔리고 사람들이 북적이던 곳이었다 한다.
지금은 전의 그 부귀영화를 잊은 채 한적한 바닷가 마을로 변했지만 예전, 칠산바다를 낀 이 마을은 그야말로 ‘잘 나갔던’ 곳.
무심코 지나치는 도로 옆 바닷가에 마을에 할머니네 안방에 걸린 아빠의 대학 졸업 사진 같은 자랑스러운 추억이 서려 있다. 시원스런 경치와 굽이굽이 서린 추억까지 맛볼 수 있는 ‘백수 해안도로’는 그래서 더 특별하다.
영광군 백수읍을 찾은 날은 금방이라도 비가 흩뿌릴 듯한 흐린 날이었다. 저 먼 서해바다까지 한눈에 담고 오리라 다짐과는 달리, 도로 앞 섬들만 겨우 몇 개 어렴풋이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자연이 왜 자연인가. ‘스스로 그러하다’는 자연이 아니던가. 꾸미지 않고 내버려두어야 더 멋진 자연. 흐린 날의 백수 해안도로는 또 나름의 멋이 있다. 바닥까지 깔린 안개 냄새를 맡으며 달린다.
가속페달은 떼버려도 좋다. 느리게 느리게 지금을 즐기면 된다.
영광 백수, 어디다 눈을 대도
‘툭’ 트인 풍경 절로 느려지는 발걸음
우리나라에는 풍광이 멋지다는 해안도로가 곳곳에 있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였으니 당연한 일이다. 보성 득량만처럼 바다와 같은 높이에 닦인 해안도로가 있는가 하면, 이곳 영광 백수 해안도로처럼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놓인 해안도로가 있다.
어느 곳이든 나름의 멋이 있지만 백수 해안도로처럼 절벽 위에 닦여 있으면, 저 먼 곳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어 좋다. 구불구불하고 아찔한 길 덕에 더 천천히 풍경을 즐길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순천ㆍ광양에서 영광을 가는 길이 더 좋아졌다.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광주까지 가는 것은 같지만 광주에서 영광까지 시원스레 길이 닦여 훨씬 더 빨리, 편하게 다다를 수 있다.
영광에서 지방도 844번을 타고 백수읍을 지나면 염산과 해안도로 갈림길(갈림길에 해안도로를 알리는 표지판이 있다)에서 우회전해 홍곡리를 지나 5분 정도 직진하면 백수해안도로에 닿는다. 유명세 덕에 이정표가 잘 돼 있다.
‘툭’ 트인 풍경 절로 느려지는 발걸음
우리나라에는 풍광이 멋지다는 해안도로가 곳곳에 있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였으니 당연한 일이다. 보성 득량만처럼 바다와 같은 높이에 닦인 해안도로가 있는가 하면, 이곳 영광 백수 해안도로처럼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놓인 해안도로가 있다.
어느 곳이든 나름의 멋이 있지만 백수 해안도로처럼 절벽 위에 닦여 있으면, 저 먼 곳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어 좋다. 구불구불하고 아찔한 길 덕에 더 천천히 풍경을 즐길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순천ㆍ광양에서 영광을 가는 길이 더 좋아졌다.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광주까지 가는 것은 같지만 광주에서 영광까지 시원스레 길이 닦여 훨씬 더 빨리, 편하게 다다를 수 있다.
영광에서 지방도 844번을 타고 백수읍을 지나면 염산과 해안도로 갈림길(갈림길에 해안도로를 알리는 표지판이 있다)에서 우회전해 홍곡리를 지나 5분 정도 직진하면 백수해안도로에 닿는다. 유명세 덕에 이정표가 잘 돼 있다.
백수 해안도로를 달리다 아무 곳에나 차를 세워 경치를 둘러봐도 다 한 폭의 그림이다. 하지만 이맘때 바다의 초록빛은 짙은 녹색으로 단장하고 훌쩍 키를 키운 나무들한테 진다.
바다와 나무는 누가누가 더 푸른지 경쟁하지만 아무래도 번번이 나무가 이긴다. 게다가 날씨까지 흐려주니 바다는 더 나무를 이길 요령이 없다.
백수 해안도로에는 중간 중간 전망대를 둬 경치를 관망하기 편하도록 해뒀다. 그 중에서 가장 좋은 경치를 자랑하는 곳은 백암 해안전망대.
오솔길 오르듯 가만가만 오르면 어느새 탁 트인 시야 앞으로 펼쳐진 것 드넓은 바다가 보인다. 안개가 자욱하게 낀 바다는 바다 내음과 안개 내음이 섞여 비 냄새가 난다.
내려오는 길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나들이를 온 몇몇 아주머니들이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정자 앞에 자리를 펴고 앉아 수다를 떨다, 슬며시 미리 준비한 얄상한 군용담요와 화투를 꺼낸다. 바다와 화투. 참 재미난 조화(調和)다.
백수 해안도로가 품은 서해는 물이 빠지면 어마어마한 갯벌이 속살을 드러낸다. 또 멀리 어렴풋이 보이는 송이도, 안마도, 칠산도 등의 자태도 신비한 서해 풍경으로 다가선다.
여기에 하나 더. 이곳 백수해안도로는 서해 낙조를 볼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해안도로 곳곳 낙조를 볼 수 있게 전망대를 마련해 뒀다. 붉게 물든 바다로 미끄러지듯 지는 해는 말을 잃게 만드는 숨 막히는 전경.
[ 글ㆍ사진 :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 cnh@sgsee.com ]
바다와 나무는 누가누가 더 푸른지 경쟁하지만 아무래도 번번이 나무가 이긴다. 게다가 날씨까지 흐려주니 바다는 더 나무를 이길 요령이 없다.
백수 해안도로에는 중간 중간 전망대를 둬 경치를 관망하기 편하도록 해뒀다. 그 중에서 가장 좋은 경치를 자랑하는 곳은 백암 해안전망대.
오솔길 오르듯 가만가만 오르면 어느새 탁 트인 시야 앞으로 펼쳐진 것 드넓은 바다가 보인다. 안개가 자욱하게 낀 바다는 바다 내음과 안개 내음이 섞여 비 냄새가 난다.
내려오는 길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나들이를 온 몇몇 아주머니들이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정자 앞에 자리를 펴고 앉아 수다를 떨다, 슬며시 미리 준비한 얄상한 군용담요와 화투를 꺼낸다. 바다와 화투. 참 재미난 조화(調和)다.
백수 해안도로가 품은 서해는 물이 빠지면 어마어마한 갯벌이 속살을 드러낸다. 또 멀리 어렴풋이 보이는 송이도, 안마도, 칠산도 등의 자태도 신비한 서해 풍경으로 다가선다.
여기에 하나 더. 이곳 백수해안도로는 서해 낙조를 볼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해안도로 곳곳 낙조를 볼 수 있게 전망대를 마련해 뒀다. 붉게 물든 바다로 미끄러지듯 지는 해는 말을 잃게 만드는 숨 막히는 전경.
[ 글ㆍ사진 :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 cnh@sgse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