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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내려앉은, 월출산 도갑사

가을 내려앉은, 월출산 도갑사

by 운영자 2009.10.30

영암은 월출산을 빼놓을 수가 없다. 하지만 산행이 부담스럽다면 굳이 월출산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 그 멋진 단풍을 보지 않고 돌아선다는 것도 아쉽다.
이럴 때는 월출산 자락의 도갑사가 좋겠다. 가파른 등산 대신 평지를 싸목싸목 걸을 수 있는 도갑사는 월출산이 포근히 안고 있는 절. 때문에 월출산 기암들도 보고 단풍도 실컷 구경할 수 있는 행운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도갑사 주차장은 두 곳이다. 어느 곳에 차를 둬도 상관없지만, 도갑사 주차장 매표소를 막 지나 왼편의 대형버스주차장에 차를 두고 걷기를 권한다.
도갑사까지 가는 나무 데크 길을 ‘시가 있는 산책길’이다. 왼편으로 보이는 월출산과 오른편 가까이 마주할 수 있는 단풍, 몇 발자국만 가면 읽을 수 있도록 된 월출산 관련 시와 전설 등 걷는 재미를 더한다.

긴 가뭄 탓인지 호수의 물이 다 말라 바닥을 드러내 아쉽다. 그렇게 나무 길을 걷다 보면 도갑사를 알리는 표지판이 나온다. 이제는 흙길이다. 발바닥이 그걸 먼저 알아본다.

미리 말해두자면 도갑사는 지금 공사 중이다. 때문에 도갑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인 해탈문을 제대로 볼 수 없어 아쉽다. 곳곳 공사 중이기는 하지만 멀리 대웅전과 오층석탑, 그 뒤로 월출산이 마치 한폭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경내에 들어서니 웅장한 대웅전이 먼저 보인다. 도갑사 대웅전은 지난 4월 550년 전 중층이었을 모습을 그대로 복원했다. 정면 5칸 측면 4칸의 웅장한 모습을 자랑한다.
대웅전 앞의 오층석탑은 안정된 조형미가 돋보이는 고려 초기의 석탑이다. 그 옆에는 등산객들의 목을 축일 수 있는 약수가 있는데 약수가 담긴 석조 모양이 배 모양을 하고 있어 특이하다. 그 모양 탓인지 물 맛이 더 좋다.

대웅전 왼쪽 산길로 들어가면 용수폭포가 나오고 그 위에 석가여래좌상을 모신 미륵전이 있다. 미륵전을 내려와 다시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 도선수미비가 있다. 도갑사를 창건한 도선국사와 중창한 수미선사의 행적을 기록한 비다.

도갑사는 월출산에 폭 안겨 있어 아늑한 느낌이 든다. 산사 곳곳 붉게 물든 단풍도 산사와 부드럽게 이어진다.

[순천광양 교차로 최명희 기자 / cmh@sgse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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