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가 엿가락처럼 쭉쭉 늘어나요!”
“치즈가 엿가락처럼 쭉쭉 늘어나요!”
by 운영자 2010.01.15
내가 만들고 내가 요리하는 치즈 ‘임실치즈마을’
처음 피자를 먹던 날을 정확히 기억한다.
20년도 전인 국민 학교 5학년, 마을 앞을 지나던 버스가 고작 2대였던 ‘촌년’이 도시로 이사와 처음 먹어본 피자는 맛있다고 하기도 그렇고 또 맛없다고 하기도 그런 ‘묘한’ 맛이었다.
도톰한 빵에 버섯, 옥수수는 익숙한 것이었고, 케첩도 간혹이기는 했지만 먹어본 것이었다. 거기에서 낯선 것이라고는 하얀, 엿가락처럼 쭉쭉 늘어나던 것이었다. 시큼하면서도 짭조름한 이상한 그것의 이름이 ‘치즈’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한참 후였다.
시골에서, 치즈는 텔레비전 만화영화 ‘톰과 제리’에서 제리가 즐겨먹던 삼각형의 구멍이 숭숭 난 것이 전부였다.
지금 치즈는 작은 슈퍼마켓에서도 팔만큼 대중화됐다. 어떤 할머니는 뼈를 위한 ‘약’으로 여기고 치즈를 꾸준히 먹는다는 얘기도 들었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도 ‘임실치즈’라는 이름으로 버젓이 치즈가 만들어지고 있다. 외국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치즈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지고 또 인기를 끈다.
‘우리’ 치즈가 만들어지는 임실로 가, 치즈를 만들어본다.
처음 피자를 먹던 날을 정확히 기억한다.
20년도 전인 국민 학교 5학년, 마을 앞을 지나던 버스가 고작 2대였던 ‘촌년’이 도시로 이사와 처음 먹어본 피자는 맛있다고 하기도 그렇고 또 맛없다고 하기도 그런 ‘묘한’ 맛이었다.
도톰한 빵에 버섯, 옥수수는 익숙한 것이었고, 케첩도 간혹이기는 했지만 먹어본 것이었다. 거기에서 낯선 것이라고는 하얀, 엿가락처럼 쭉쭉 늘어나던 것이었다. 시큼하면서도 짭조름한 이상한 그것의 이름이 ‘치즈’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한참 후였다.
시골에서, 치즈는 텔레비전 만화영화 ‘톰과 제리’에서 제리가 즐겨먹던 삼각형의 구멍이 숭숭 난 것이 전부였다.
지금 치즈는 작은 슈퍼마켓에서도 팔만큼 대중화됐다. 어떤 할머니는 뼈를 위한 ‘약’으로 여기고 치즈를 꾸준히 먹는다는 얘기도 들었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도 ‘임실치즈’라는 이름으로 버젓이 치즈가 만들어지고 있다. 외국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치즈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지고 또 인기를 끈다.
‘우리’ 치즈가 만들어지는 임실로 가, 치즈를 만들어본다.
한국 치즈 40년, 쫀득한 힘 ‘임실 치즈마을’
임실의 치즈 역사를 연 건 벨기에 사람으로 한국을 찾은 지정환 신부다. 이제 여느 브랜드 못지않게 유명하게 된 ‘임실치즈’는 임실 주민과 함께 40년 역사를 일궈냈다.
‘천안=호두과자, 성주=참외, 횡성=한우, 금산=인삼’ 지명만 들어도 머릿속에 공식처럼 떠오르는 것이 있다. 바로 지역 특산품이다. 그런데 전북 ‘임실’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치즈’가 떠오른다.
서양 식품인 치즈가 우리네 땅에서 토종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것이다. 워낙 유명해서 이제 하나의 고유명사처럼 입에 착착 감기는 ‘임실치즈’의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 전라북도 임실군 임실읍 금성리를 찾았다.
임실의 치즈 역사를 연 건 벨기에 사람으로 한국을 찾은 지정환 신부다. 이제 여느 브랜드 못지않게 유명하게 된 ‘임실치즈’는 임실 주민과 함께 40년 역사를 일궈냈다.
‘천안=호두과자, 성주=참외, 횡성=한우, 금산=인삼’ 지명만 들어도 머릿속에 공식처럼 떠오르는 것이 있다. 바로 지역 특산품이다. 그런데 전북 ‘임실’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치즈’가 떠오른다.
서양 식품인 치즈가 우리네 땅에서 토종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것이다. 워낙 유명해서 이제 하나의 고유명사처럼 입에 착착 감기는 ‘임실치즈’의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 전라북도 임실군 임실읍 금성리를 찾았다.
■ 서양 음식이 토종 특산품으로
노령산맥의 동쪽 산간지대 임실, 산촌의 풍경이 외지인을 반긴다. 이러한 산촌 마을이 서양의 ‘치즈’와 인연을 맺기까지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는 것일까.
“임실은 국내에서 처음 치즈를 생산한 곳이죠. 임실치즈는 역사적인 의미가 매우 큽니다.” 임실치즈마을 황성수 총무가 옛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임실치즈는 임실성당에 부임한 지정환 신부(본명 : 디디에 세스테벤스)의 손에서 1967년 처음 탄생했다. 당시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주민을 돕기 위해 서양에서 산양 2마리를 들여온 것이다. 산과 풀로 이뤄진 마을의 지형이 치즈를 생산하기에 적합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물론 치즈 생산이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거듭 실패를 맛보고 유럽에서 비법을 배워오길 수차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지 신부의 노력은 지금의 임실치즈를 만들었다.
벨기에 출신 신부는 현재 임실치즈 관련 사업을 모두 주민에게 넘겼다. 그래도 그의 특별한 한국사랑은 멈추지 않았다. 지 신부는 건강이 악화됐지만 한국을 떠나지 않고 장애인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자활을 돕고 있다.
노령산맥의 동쪽 산간지대 임실, 산촌의 풍경이 외지인을 반긴다. 이러한 산촌 마을이 서양의 ‘치즈’와 인연을 맺기까지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는 것일까.
“임실은 국내에서 처음 치즈를 생산한 곳이죠. 임실치즈는 역사적인 의미가 매우 큽니다.” 임실치즈마을 황성수 총무가 옛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임실치즈는 임실성당에 부임한 지정환 신부(본명 : 디디에 세스테벤스)의 손에서 1967년 처음 탄생했다. 당시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주민을 돕기 위해 서양에서 산양 2마리를 들여온 것이다. 산과 풀로 이뤄진 마을의 지형이 치즈를 생산하기에 적합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물론 치즈 생산이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거듭 실패를 맛보고 유럽에서 비법을 배워오길 수차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지 신부의 노력은 지금의 임실치즈를 만들었다.
벨기에 출신 신부는 현재 임실치즈 관련 사업을 모두 주민에게 넘겼다. 그래도 그의 특별한 한국사랑은 멈추지 않았다. 지 신부는 건강이 악화됐지만 한국을 떠나지 않고 장애인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자활을 돕고 있다.
■ 쫀득한 치즈 맛을 일궈낸 금성리 사람들
40년 한국 치즈 역사의 문을 지정환 신부가 열었다면 그 쫀득한 힘을 지킨 건 바로 임실 주민이다. 임실군 임실읍 금성리 ‘치즈마을’에 들어서자 ‘치즈’와 관련된 간판과 조형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화성, 중금, 금당 세 부락이 함께 모여 있는 금성리는 원래 ‘느티마을’이었다. 마을 입구까지 아름드리 늘어선 느티나무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마을 주민들은 1967년 지정환 신부가 임실에 최초의 치즈공장을 설립하고, 신용협동조합운동을 시작하면서부터 치즈를 생산했다. 현재 마을 안에는 치즈 등 유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3곳이나 들어섰다.
40년 한국 치즈 역사의 문을 지정환 신부가 열었다면 그 쫀득한 힘을 지킨 건 바로 임실 주민이다. 임실군 임실읍 금성리 ‘치즈마을’에 들어서자 ‘치즈’와 관련된 간판과 조형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화성, 중금, 금당 세 부락이 함께 모여 있는 금성리는 원래 ‘느티마을’이었다. 마을 입구까지 아름드리 늘어선 느티나무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마을 주민들은 1967년 지정환 신부가 임실에 최초의 치즈공장을 설립하고, 신용협동조합운동을 시작하면서부터 치즈를 생산했다. 현재 마을 안에는 치즈 등 유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3곳이나 들어섰다.
치즈생산 판매에 성공한 금성리는 2003년 농림부에서 주관하는 녹색농촌체험마을을 신청해 2위를 차지하게 된다. 그때부터 ‘치즈 만들기’ 체험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해 2006년에는 마을 이름도 ‘치즈마을’로 바꾸었다.
치즈 만들기, 산양 체험, 피자 및 먹을거리 만들기 등 주민의 아이디어를 통해 특별하고 신선한 체험 프로그램이 채워져 갔다. 2006년 1만348명이었던 마을 체험객은 2009년 3만4668명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치즈 만들기, 산양 체험, 피자 및 먹을거리 만들기 등 주민의 아이디어를 통해 특별하고 신선한 체험 프로그램이 채워져 갔다. 2006년 1만348명이었던 마을 체험객은 2009년 3만4668명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 어린이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희망의 마을
임실치즈마을 유덕자, 심요섭 부부가 운영하는 산양목장을 찾았다. 뿔이 봉긋 솟아있는 인상에도 불구하고 성품은 온순하고 다정하다. 저마다 각각 ‘사랑이, 예쁜이’ 등 이름이 있다. 주인이 이름을 부르니 저렇게 아는 체를 하며 달려 나온다.
“사랑아, 예쁜아, 김냥아~”
산양체험장에 들어섰다. 주인 유덕자(38)씨는 40여 마리 산양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주고 있다. 이름을 부르면 신기하게 다가와 아는 체를 한다.
“산양은 매우 순해요. 그래서 아이들이 체험하기에 참 좋죠. 처음엔 무서워하던 아이들도 먹이 주기, 젖 짜기 등을 해보면서 마음을 연답니다.” 남편 심요섭씨와 함께 산양목장을 운영하는 유덕자씨처럼 마을을 돌다보면 유독 젊은 부부와 어린이를 만나게 된다.
임실치즈마을 유덕자, 심요섭 부부가 운영하는 산양목장을 찾았다. 뿔이 봉긋 솟아있는 인상에도 불구하고 성품은 온순하고 다정하다. 저마다 각각 ‘사랑이, 예쁜이’ 등 이름이 있다. 주인이 이름을 부르니 저렇게 아는 체를 하며 달려 나온다.
“사랑아, 예쁜아, 김냥아~”
산양체험장에 들어섰다. 주인 유덕자(38)씨는 40여 마리 산양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주고 있다. 이름을 부르면 신기하게 다가와 아는 체를 한다.
“산양은 매우 순해요. 그래서 아이들이 체험하기에 참 좋죠. 처음엔 무서워하던 아이들도 먹이 주기, 젖 짜기 등을 해보면서 마음을 연답니다.” 남편 심요섭씨와 함께 산양목장을 운영하는 유덕자씨처럼 마을을 돌다보면 유독 젊은 부부와 어린이를 만나게 된다.
사실 치즈마을의 가장 큰 희망은 어린이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데 있다고 주민들은 말한다. 230여명의 주민 중 40세 미만의 주민이 100여명이다. 그 중 어린이가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수다. 마을에 초등학교가 따로 있을 정도다.
치즈마을에 젊은 세대가 많이 살고 있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현재 주민의 소득원은 ‘치즈’에만 집중돼 있지 않다.
1968년 임실제일교회 심상봉 목사는 ‘예가원’이란 마을공동체를 만들어 환경농업을 실천하며 주민의 삶을 일으켜 나갔다. 이제 대부분의 주민이 자신의 논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간다. 1990년에는 우렁이농법과 오리농법을 실천했다.
또 2004년에는 스테비아 농법도 받아들였다. 주민들은 마을 살림살이와 관련된 기관과 단체를 만들어 유기적으로 협력해 나간다.
치즈마을로 유명세를 타고 일이 늘어나자 관련 업무 담당자를 따로 7명이나 두었다. 주민 대부분이 치즈마을의 크고 작은 일을 맡아 운영해 나간다. 마을의 모든 것이 맞물려 움직이다보니 공동체의식이 클 수밖에 없다.
주민 스스로 ‘꽃보다 사람이 아름다운 마을’이라 부르는 이유를 알 것 같다. 그래서 치즈를 맛보러 오는 사람까지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에 반해 또 찾게 만드는 것일 게다.
[▲ 클릭하시면 더욱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가는 길)
임실치즈마을 | 전북 임실군 임실읍 금성리 610-1
순천에서 임실역으로 오는 무궁화호가 하루에 5차례 있다. 임실역에서 마을까지는 걸어서 5분 거리이다.
차를 몰고 온다면 17번 산업도로를 타고 구례, 남원을 지나 임실에 들어선다. 우측으로 임실역을 지나 다시 우회전해서 솟대로 장식한 홍살문을 지나면 치즈마을이다.
(관련 정보)
전북 임실치즈마을 http://cheese.invil.org/
치즈마을에 젊은 세대가 많이 살고 있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현재 주민의 소득원은 ‘치즈’에만 집중돼 있지 않다.
1968년 임실제일교회 심상봉 목사는 ‘예가원’이란 마을공동체를 만들어 환경농업을 실천하며 주민의 삶을 일으켜 나갔다. 이제 대부분의 주민이 자신의 논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간다. 1990년에는 우렁이농법과 오리농법을 실천했다.
또 2004년에는 스테비아 농법도 받아들였다. 주민들은 마을 살림살이와 관련된 기관과 단체를 만들어 유기적으로 협력해 나간다.
치즈마을로 유명세를 타고 일이 늘어나자 관련 업무 담당자를 따로 7명이나 두었다. 주민 대부분이 치즈마을의 크고 작은 일을 맡아 운영해 나간다. 마을의 모든 것이 맞물려 움직이다보니 공동체의식이 클 수밖에 없다.
주민 스스로 ‘꽃보다 사람이 아름다운 마을’이라 부르는 이유를 알 것 같다. 그래서 치즈를 맛보러 오는 사람까지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에 반해 또 찾게 만드는 것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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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
임실치즈마을 | 전북 임실군 임실읍 금성리 610-1
순천에서 임실역으로 오는 무궁화호가 하루에 5차례 있다. 임실역에서 마을까지는 걸어서 5분 거리이다.
차를 몰고 온다면 17번 산업도로를 타고 구례, 남원을 지나 임실에 들어선다. 우측으로 임실역을 지나 다시 우회전해서 솟대로 장식한 홍살문을 지나면 치즈마을이다.
(관련 정보)
전북 임실치즈마을 http://cheese.invil.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