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만, 그곳엔 새들이 산다
강진만, 그곳엔 새들이 산다
by 운영자 2010.03.12
폭신한 땅에 먹을 것 천지
“강진만은 꼭 가봐요. 쩌그 저 보이는 데 있죠? 쩌 희끗희끗헌 것이 다 새들이요. 펄럭펄럭 날믄 멀리서도 얼마나 멋있다고요. 굴 따는 것도 볼 수 있고 도시 사람들은 못 보는 좋은 구경 할 거요.”
꼭 1년 전 일이다. 백련사 동백 보러 갔다 오는 길, 막차 버스 아저씨가 강진에 다시 오면 꼭 들러보라고 강진만을 꼽았다. ‘도시 촌년’을 위해 제 코스가 아닌 해안가 옛 도로로 일부러 불편한 운전을 하면서.
달력에 적어둔 ‘강진만 여행’을 보니 1년 전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백련사 동백도 피었을 테고, 백련사 높은 정자에 올라 출렁이는 강진만 해넘이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겠다. 큰 날개 펄럭이며 세차게 나는 고니도 아름다우리라. 한낮 볕이 살랑살랑이면 오글오글 반짝반짝 개뻘도 얼마나 이쁘랴.
“강진만은 꼭 가봐요. 쩌그 저 보이는 데 있죠? 쩌 희끗희끗헌 것이 다 새들이요. 펄럭펄럭 날믄 멀리서도 얼마나 멋있다고요. 굴 따는 것도 볼 수 있고 도시 사람들은 못 보는 좋은 구경 할 거요.”
꼭 1년 전 일이다. 백련사 동백 보러 갔다 오는 길, 막차 버스 아저씨가 강진에 다시 오면 꼭 들러보라고 강진만을 꼽았다. ‘도시 촌년’을 위해 제 코스가 아닌 해안가 옛 도로로 일부러 불편한 운전을 하면서.
달력에 적어둔 ‘강진만 여행’을 보니 1년 전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백련사 동백도 피었을 테고, 백련사 높은 정자에 올라 출렁이는 강진만 해넘이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겠다. 큰 날개 펄럭이며 세차게 나는 고니도 아름다우리라. 한낮 볕이 살랑살랑이면 오글오글 반짝반짝 개뻘도 얼마나 이쁘랴.
강진만, 그들만의 세상
새하얀 ‘새’들의 군무 장관
백련사에서 보면 바다가 출렁출렁한 거기가 강진만이다. 다산초당 오르는 길 왼쪽으로 난 해안도로를 달리면 강진만 갯벌이 굽이굽이 펼쳐진다.
강이 아홉 구비로 넘실거려서 구강포라고 했는데 지금은 그 모양이 많이 변했다. 간척 사업으로 인해 바다를 매립해서 그렇다.
당시 주민들이 매립을 엄청 반대했다고 한다. 바구니 하나만 들고 개펄만 가면 반찬거리가 한가득인데, 논 만들자고 갯벌 메우라 했겠는가. 쌀밥 걱정하던 시절에나 좋아할 바다 메우기 아니던가.
그 차진 참꼬막도 이젠 많이 없고, 바지락도 옛날처럼 많이 나지 않는 것 같아, 강진만이 좀 짠하지만 대낮, 햇빛이 살랑살랑 오글오글 반짝반짝 모여 있는 갯벌은 얼마나 예쁜지 안보면 ‘죽어도’ 모를 테다.
새하얀 ‘새’들의 군무 장관
백련사에서 보면 바다가 출렁출렁한 거기가 강진만이다. 다산초당 오르는 길 왼쪽으로 난 해안도로를 달리면 강진만 갯벌이 굽이굽이 펼쳐진다.
강이 아홉 구비로 넘실거려서 구강포라고 했는데 지금은 그 모양이 많이 변했다. 간척 사업으로 인해 바다를 매립해서 그렇다.
당시 주민들이 매립을 엄청 반대했다고 한다. 바구니 하나만 들고 개펄만 가면 반찬거리가 한가득인데, 논 만들자고 갯벌 메우라 했겠는가. 쌀밥 걱정하던 시절에나 좋아할 바다 메우기 아니던가.
그 차진 참꼬막도 이젠 많이 없고, 바지락도 옛날처럼 많이 나지 않는 것 같아, 강진만이 좀 짠하지만 대낮, 햇빛이 살랑살랑 오글오글 반짝반짝 모여 있는 갯벌은 얼마나 예쁜지 안보면 ‘죽어도’ 모를 테다.
■ 새들의 보금자리, 강진만
그들이 산다.
강진만 차진 갯벌에는 그들이 산다. 강진만은 해마다 우리가 흔히 백조라고 말하는 큰고니, 큰기러기, 청둥오리, 물오리 등이 찾아드는 철새들의 보금자리다.
이곳은 예전에는 사람들의 보금자리였다. 간척사업이 진행되기 전, 강진만은 굴이 나고 바지락이 나고 게가 수없이 기어다니는 등 찬거리 없을 때 슬슬 한번만 다녀와도 소쿠리가 가득 채워지던 곳이었다. 지금은 그 수가 현저히 줄어들어, 대부분 새들의 차지가 됐다.
강진만은 사실 익숙한 곳이다. 다산초당과 가는 길 멀리 보이던 바다가 바로 강진만이고 백련사 정자에 올라 서 바라다 보이는 것이 바로 강진만이다.
겨울 강진만은 ‘새들의 천국’이다. 다른 계절이 아닌 겨울에 이곳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다산초당 이정표를 보고 달리자 왼편 차창 밖으로 강진만이 보인다. 몇 차례는 지나다녔던 익숙한 길인데 그 옆 새들을 못 보고 지났다니! 헌데 못 보고 지난 것은 아니었다.
모르고 지난 것이었다. 그 하얀 무더기 무더기들은 양식용 부표가 아니라, 새였던 것. 차 안에서 ‘훅’ 최소 시속 60킬로미터의 속도로는 당연히 볼 수 없었을 테다. 조심조심 움직이던 새들을 말이다.
새들을 보는데 차와 차가 다니는 도로는 어울리지 않는다. 강진만의 새들을 보기 위해선 칠량면 송로리 송산마을이나 강진읍 남포리 남포마을 쪽이 좋다. 도암면 만덕리 신평마을도 잘 보인다. 별다른 이정표가 없으니 미리 길을 알고 가거나 네비게이션을 챙길 것.
강진만은 천연기념물 201호인 큰고니를 비롯해 큰기러기, 청둥오리, 물오리가 해마다 11월이면 찾아 날아든다. 강진만 고운 갯벌에는 갯지렁이나 게, 수초 뿌리 등 먹이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보통 강진만에 찾아드는 철새는 700~1000여 마리라고 한다.
백조라고 불리는 큰고니는 일단 그 크기에 놀란다. 책 속의 백조를 생각했다면 더 놀랄 것. 큰고니는 몸길이 140cm에 몸무게가 7∼8kg 정도니 초등학교 3~4학년 아이들 키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들이 산다.
강진만 차진 갯벌에는 그들이 산다. 강진만은 해마다 우리가 흔히 백조라고 말하는 큰고니, 큰기러기, 청둥오리, 물오리 등이 찾아드는 철새들의 보금자리다.
이곳은 예전에는 사람들의 보금자리였다. 간척사업이 진행되기 전, 강진만은 굴이 나고 바지락이 나고 게가 수없이 기어다니는 등 찬거리 없을 때 슬슬 한번만 다녀와도 소쿠리가 가득 채워지던 곳이었다. 지금은 그 수가 현저히 줄어들어, 대부분 새들의 차지가 됐다.
강진만은 사실 익숙한 곳이다. 다산초당과 가는 길 멀리 보이던 바다가 바로 강진만이고 백련사 정자에 올라 서 바라다 보이는 것이 바로 강진만이다.
겨울 강진만은 ‘새들의 천국’이다. 다른 계절이 아닌 겨울에 이곳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다산초당 이정표를 보고 달리자 왼편 차창 밖으로 강진만이 보인다. 몇 차례는 지나다녔던 익숙한 길인데 그 옆 새들을 못 보고 지났다니! 헌데 못 보고 지난 것은 아니었다.
모르고 지난 것이었다. 그 하얀 무더기 무더기들은 양식용 부표가 아니라, 새였던 것. 차 안에서 ‘훅’ 최소 시속 60킬로미터의 속도로는 당연히 볼 수 없었을 테다. 조심조심 움직이던 새들을 말이다.
새들을 보는데 차와 차가 다니는 도로는 어울리지 않는다. 강진만의 새들을 보기 위해선 칠량면 송로리 송산마을이나 강진읍 남포리 남포마을 쪽이 좋다. 도암면 만덕리 신평마을도 잘 보인다. 별다른 이정표가 없으니 미리 길을 알고 가거나 네비게이션을 챙길 것.
강진만은 천연기념물 201호인 큰고니를 비롯해 큰기러기, 청둥오리, 물오리가 해마다 11월이면 찾아 날아든다. 강진만 고운 갯벌에는 갯지렁이나 게, 수초 뿌리 등 먹이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보통 강진만에 찾아드는 철새는 700~1000여 마리라고 한다.
백조라고 불리는 큰고니는 일단 그 크기에 놀란다. 책 속의 백조를 생각했다면 더 놀랄 것. 큰고니는 몸길이 140cm에 몸무게가 7∼8kg 정도니 초등학교 3~4학년 아이들 키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 큰 녀석이 한번 날아오르려면 꽤 큰 파장이 인다. 일단 몸이 크고 무겁기 때문에 한번에 폴짝 날아오르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도움닫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다다다다, 질척한 갯벌 탓에 무거운 몸 탓에 뒤뚱뒤뚱 달려가 도움닫기를 한 뒤에 비로소 하늘을 난다. 갯벌 위 뒤뚱거리는 모습과는 달리 날아올라 날개를 펄럭이는 모습은 우리가 상상한 우아한 백조 그대로다.
‘퍼얼럭’ 소리가 날 듯 큰 날갯짓은 아름답다. 파아란 하늘을 새하얀 백조가 여유롭게 날개를 펄럭이면 귓가에 이적과 김동률의 ‘거위의 꿈’이 배경 음악으로 깔린다. 그 우아한 날갯짓에 익숙해지면 작은 새들의 날갯짓은 ‘촐랑거림’으로 여겨질지도 모른다.
다다다다, 질척한 갯벌 탓에 무거운 몸 탓에 뒤뚱뒤뚱 달려가 도움닫기를 한 뒤에 비로소 하늘을 난다. 갯벌 위 뒤뚱거리는 모습과는 달리 날아올라 날개를 펄럭이는 모습은 우리가 상상한 우아한 백조 그대로다.
‘퍼얼럭’ 소리가 날 듯 큰 날갯짓은 아름답다. 파아란 하늘을 새하얀 백조가 여유롭게 날개를 펄럭이면 귓가에 이적과 김동률의 ‘거위의 꿈’이 배경 음악으로 깔린다. 그 우아한 날갯짓에 익숙해지면 작은 새들의 날갯짓은 ‘촐랑거림’으로 여겨질지도 모른다.
강진만은 백조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덩치’들 사이로 물오리,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혹부리오리 등 작고 작은 새들이 옹기종기 모였다. 벌써 여름 철새 백로도 강진만을 찾았다.
다른 것들끼리 이리도 많이 모여 사는데도 큰 소리는 없는 듯 보인다. 으르렁대고 투닥임 없이 제 나름대로 규칙과 서열을 지키며 살아가는 듯.
강진만 옆으로는 작은 하천과 논이 있다. 갈대숲, 바다. 논. 맛있는 먹을 것이 즐비한 이곳은 ‘새들의 세상’이다.
다른 것들끼리 이리도 많이 모여 사는데도 큰 소리는 없는 듯 보인다. 으르렁대고 투닥임 없이 제 나름대로 규칙과 서열을 지키며 살아가는 듯.
강진만 옆으로는 작은 하천과 논이 있다. 갈대숲, 바다. 논. 맛있는 먹을 것이 즐비한 이곳은 ‘새들의 세상’이다.
▲ 여행 길잡이
고니는 해마다 11월 강진만을 찾아와 3월까지 겨울을 난다. 큰고니를 관찰할 수 있는 곳은 강진 칠량면 송로리 송산마을과 구로마을 제방이 좋다. 또 반대편의 강진읍의 남포마을에서도 잘 볼 수 있다.
안전하다는 것을 아는 모양인지 고니들은 사람들의 인기척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듯하다. 하지만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을 테니 최대한 ‘조심조심’ 다가갈 것.
강진은 한정식이 유명하다. ‘서강진 동순천’이라고 한정식을 말 할 때 서쪽으로는 강진이요, 동쪽으로는 순천이란 얘긴데, 그곳이 물산이 다 모이는 집합지다.
강진은 제주도와 고흥, 해남에서 올라오는 온갖 물건들이 쌓였던 곳. 들판도 넓고, 갯벌도 허벌나게 차지다. 당연히 음식이 발달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강진 밥상은 젓갈이 많고, 순천밥상은 생선이 많이 올라온다.
한정식집에서는 한 상 기준으로 주문을 받는다. 한 상에 8만원, 12만원 이런 식이다. 3~4명이 가야 ‘본전 뽑는다’고 보면 될 듯. 읍내의 이름난 한정식집으로는 청자골종가집(061-433-1100), 해태식당(061-434-2486), 삼희가든(061-434-3533) 등이 있다.
5000원짜리 백반을 시켜도 반찬이 푸짐하게 나오는 집으로는 읍내에 부성회관(061-434-3816), 향미정(061-434-0056) 등이 있다.
병영은 읍내에서 승용차로 10~15분 거리로, 조금 떨어져 있다. 종합운동장 앞에서 829번 ~ 814번 지방도를 타면 된다. 길이 구불구불해서 밤보다 낮에 찾는 게 좋다. 설성식당(061-433-1282), 수인관(061-432-1027) 등은 소문난 식당이다. 4인 기준 한 상에 2만원. 두 사람이 가도 한 상 값을 받는다. 병영에는 병영성곽과 하멜이 노역에 동원돼 쌓았다는 담장이 남아 있다.
고니는 해마다 11월 강진만을 찾아와 3월까지 겨울을 난다. 큰고니를 관찰할 수 있는 곳은 강진 칠량면 송로리 송산마을과 구로마을 제방이 좋다. 또 반대편의 강진읍의 남포마을에서도 잘 볼 수 있다.
안전하다는 것을 아는 모양인지 고니들은 사람들의 인기척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듯하다. 하지만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을 테니 최대한 ‘조심조심’ 다가갈 것.
강진은 한정식이 유명하다. ‘서강진 동순천’이라고 한정식을 말 할 때 서쪽으로는 강진이요, 동쪽으로는 순천이란 얘긴데, 그곳이 물산이 다 모이는 집합지다.
강진은 제주도와 고흥, 해남에서 올라오는 온갖 물건들이 쌓였던 곳. 들판도 넓고, 갯벌도 허벌나게 차지다. 당연히 음식이 발달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강진 밥상은 젓갈이 많고, 순천밥상은 생선이 많이 올라온다.
한정식집에서는 한 상 기준으로 주문을 받는다. 한 상에 8만원, 12만원 이런 식이다. 3~4명이 가야 ‘본전 뽑는다’고 보면 될 듯. 읍내의 이름난 한정식집으로는 청자골종가집(061-433-1100), 해태식당(061-434-2486), 삼희가든(061-434-3533) 등이 있다.
5000원짜리 백반을 시켜도 반찬이 푸짐하게 나오는 집으로는 읍내에 부성회관(061-434-3816), 향미정(061-434-0056) 등이 있다.
병영은 읍내에서 승용차로 10~15분 거리로, 조금 떨어져 있다. 종합운동장 앞에서 829번 ~ 814번 지방도를 타면 된다. 길이 구불구불해서 밤보다 낮에 찾는 게 좋다. 설성식당(061-433-1282), 수인관(061-432-1027) 등은 소문난 식당이다. 4인 기준 한 상에 2만원. 두 사람이 가도 한 상 값을 받는다. 병영에는 병영성곽과 하멜이 노역에 동원돼 쌓았다는 담장이 남아 있다.
[사진설명]
강진군 병영면 와보랑께박물관에서 꿀벌들이 꽃망울을 터뜨린 할미꽃을 오가며 부지런히 꿀을 따고 있다
강진군 병영면 와보랑께박물관에서 꿀벌들이 꽃망울을 터뜨린 할미꽃을 오가며 부지런히 꿀을 따고 있다
[사진설명]
강진군 군동면 신기마을에서 아낙들이 전통 메주를 만들기 위해 삶은 콩을 절구에 찧고 있다.
전통 된장마을로 지정된 신기마을에서는 음력 시월 보름께 콩을 삶아 메주를 만들고, 황토방에서 숙정과정을 거친 뒤 볏짚으로 묶어 겨울을 보내고 정월 보름부터 장 만들기에 나선다
강진군 군동면 신기마을에서 아낙들이 전통 메주를 만들기 위해 삶은 콩을 절구에 찧고 있다.
전통 된장마을로 지정된 신기마을에서는 음력 시월 보름께 콩을 삶아 메주를 만들고, 황토방에서 숙정과정을 거친 뒤 볏짚으로 묶어 겨울을 보내고 정월 보름부터 장 만들기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