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한재골공원 ‘할미꽃’
장흥 한재골공원 ‘할미꽃’
by 운영자 2010.03.26
낮게 속삭이는 봄
할미꽃.
이름만으로도 왠지 울컥해지는 꽃 아닌가.
구부정한 허리, 흰머리마냥 부숭부숭 난 털. 게다가 다른 봄꽃처럼 나뭇가지 위에 높다랗게 피지 않는다. 발 아래, 땅 가까이 피어난다. 그래서 더더욱 울컥해지는 꽃.
봄을 알리는 할미꽃은 사람들에게 주목받지 못 한다. 사람들이 와르르, 색색으로 터지는 매화, 산수유, 벚꽃, 개나리, 진달래에 탄성하고 있을 때, 낮게 피어 땅 속 지렁이의 움직임을 듣고, 개울물 깨어나는 소리를 묵묵히 들어주는 꽃이 바로 할미꽃이다.
재잘재잘 손자손녀의 어수선한 말들을 들어주듯, 사는 것이 힘들다 투정하는 철부지 막내 아들의 한탄을 들어주듯 그렇게.
<키 작은, 햇볕을 탐하지 않아 아주 작은 그녀는 발목 밑을 떠도는 바람의 한숨을 듣지//…태어나자마자 늙어버리길 소망한 그녀,…그녀가 어느 날 당신에게 말을 걸어올 것이네. “잘 봐, 이게 다야!”>- 김선우 ‘할미꽃’ -
낮은 목소리로 봄을 알리는 할미꽃 찾아 떠난다. 그 얘기에 귀를 기울이면 봄 땅 기운을 깊이 충전할 수 있을 터다.
할미꽃.
이름만으로도 왠지 울컥해지는 꽃 아닌가.
구부정한 허리, 흰머리마냥 부숭부숭 난 털. 게다가 다른 봄꽃처럼 나뭇가지 위에 높다랗게 피지 않는다. 발 아래, 땅 가까이 피어난다. 그래서 더더욱 울컥해지는 꽃.
봄을 알리는 할미꽃은 사람들에게 주목받지 못 한다. 사람들이 와르르, 색색으로 터지는 매화, 산수유, 벚꽃, 개나리, 진달래에 탄성하고 있을 때, 낮게 피어 땅 속 지렁이의 움직임을 듣고, 개울물 깨어나는 소리를 묵묵히 들어주는 꽃이 바로 할미꽃이다.
재잘재잘 손자손녀의 어수선한 말들을 들어주듯, 사는 것이 힘들다 투정하는 철부지 막내 아들의 한탄을 들어주듯 그렇게.
<키 작은, 햇볕을 탐하지 않아 아주 작은 그녀는 발목 밑을 떠도는 바람의 한숨을 듣지//…태어나자마자 늙어버리길 소망한 그녀,…그녀가 어느 날 당신에게 말을 걸어올 것이네. “잘 봐, 이게 다야!”>- 김선우 ‘할미꽃’ -
낮은 목소리로 봄을 알리는 할미꽃 찾아 떠난다. 그 얘기에 귀를 기울이면 봄 땅 기운을 깊이 충전할 수 있을 터다.
‘정남진’ 장흥
남도 끝자락 ‘푸른 봄 여행’
강원도 강릉에 정동진이 있다면 전남 장흥에는 정남진이 있다. 관산읍 신동리 삼산방조제 옆에는 이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세워져 있고 동쪽 끝 안양면 수문리에서 서쪽 끝 대덕읍 옹암리에 이르는 해안을 일컬어 정남진권역이라 부른다.
‘정남진’은 ‘서울의 정남쪽에 위치한 바닷가’라는 뜻. 서울 광화문 도로원표(동경 126°59′34.1″)를 기준으로 전남 장흥군 관산읍 신동리 518-15번지가 정남진이다.
남도 끝자락 ‘푸른 봄 여행’
강원도 강릉에 정동진이 있다면 전남 장흥에는 정남진이 있다. 관산읍 신동리 삼산방조제 옆에는 이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세워져 있고 동쪽 끝 안양면 수문리에서 서쪽 끝 대덕읍 옹암리에 이르는 해안을 일컬어 정남진권역이라 부른다.
‘정남진’은 ‘서울의 정남쪽에 위치한 바닷가’라는 뜻. 서울 광화문 도로원표(동경 126°59′34.1″)를 기준으로 전남 장흥군 관산읍 신동리 518-15번지가 정남진이다.
[사진설명 : 4월 중순이면 선학동에 유체꽃이 흐드러진다.]
그 이름만으로도 따뜻한 느낌을 주는 ‘정남진 장흥’은 지금, 봄빛이 가득하다. 바닷가 들녘을 가득 메운 보리 싹과 쪽파가 푸른빛을 더해가고, 도로변 종려나무 가로수도 봄 준비를 마쳤다. 장흥 땅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동백꽃 붉은빛은 햇살에 더욱 눈부시게 붉다.
한반도에서 일찍 봄이 찾아오는 이곳은 봄 향기 말고도 느낄 수 있는 정취가 많다. 남도(南道)의 명산 천관산과 회진포 바다. 그 바다에서 나는 꼬막과 바지락, 키조개와 석화.
수많은 ‘쟁이’들. 글 잘 쓰고 그림 잘 그리고, 소리 잘 뽑아내는 재주꾼이 장흥 땅에서 참 많이 났다. 시인 곽재구는 장흥땅을 두고 “열애처럼 쏟아지는 끈적한 소설의 비”라고 했다.
이청준·한승원·송기숙·서종택·이승우의 고향이 바로 이곳이다. 장흥, 봄과 바다와 산과 예술을 만날 수 있는 곳. 때문에 발길이 더욱 분주하다.
그 이름만으로도 따뜻한 느낌을 주는 ‘정남진 장흥’은 지금, 봄빛이 가득하다. 바닷가 들녘을 가득 메운 보리 싹과 쪽파가 푸른빛을 더해가고, 도로변 종려나무 가로수도 봄 준비를 마쳤다. 장흥 땅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동백꽃 붉은빛은 햇살에 더욱 눈부시게 붉다.
한반도에서 일찍 봄이 찾아오는 이곳은 봄 향기 말고도 느낄 수 있는 정취가 많다. 남도(南道)의 명산 천관산과 회진포 바다. 그 바다에서 나는 꼬막과 바지락, 키조개와 석화.
수많은 ‘쟁이’들. 글 잘 쓰고 그림 잘 그리고, 소리 잘 뽑아내는 재주꾼이 장흥 땅에서 참 많이 났다. 시인 곽재구는 장흥땅을 두고 “열애처럼 쏟아지는 끈적한 소설의 비”라고 했다.
이청준·한승원·송기숙·서종택·이승우의 고향이 바로 이곳이다. 장흥, 봄과 바다와 산과 예술을 만날 수 있는 곳. 때문에 발길이 더욱 분주하다.
[사진설명 : 장흥 제암산 기슭 1km 구간에 최근 조성된 0.6m 높이의 고즈넉한 돌담길이 산행객들의 발길을 붙들고 있다.]
■ 이청준 소설, 임권택 영화 ‘축제’의 무대, 남포마을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축제’의 무대가 된 남포마을, 회진 앞바다 등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다.
이청준의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축제’의 무대가 된 남포마을은 국도변에서 약간 떨어져 있다.
용산면 소재지에서 들어가는 남포마을은 말 그대로 한적한 어촌. 굴 양식장이 있는 바다는 소담스럽다. 몇 해 전 영화가 나올 때만 해도 여행객들이 제법 북적거렸으나 지금은 한적하다.
남포는 말발굽 모양으로 휘어져 있는 포구다. 포구 앞엔 자그마한 무인도인 돌섬 소등섬이 떠있는데 주민들이 풍어제를 지내는 돌섬이다. 소등섬까지는 100m 정도 둑방이 놓여 있어 물이 빠지면 걸어갈 수 있다. 소등섬 옆으로 떠오르는 일출이 아름답다.
■ 이청준 소설, 임권택 영화 ‘축제’의 무대, 남포마을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축제’의 무대가 된 남포마을, 회진 앞바다 등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다.
이청준의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축제’의 무대가 된 남포마을은 국도변에서 약간 떨어져 있다.
용산면 소재지에서 들어가는 남포마을은 말 그대로 한적한 어촌. 굴 양식장이 있는 바다는 소담스럽다. 몇 해 전 영화가 나올 때만 해도 여행객들이 제법 북적거렸으나 지금은 한적하다.
남포는 말발굽 모양으로 휘어져 있는 포구다. 포구 앞엔 자그마한 무인도인 돌섬 소등섬이 떠있는데 주민들이 풍어제를 지내는 돌섬이다. 소등섬까지는 100m 정도 둑방이 놓여 있어 물이 빠지면 걸어갈 수 있다. 소등섬 옆으로 떠오르는 일출이 아름답다.
회진 앞바다는 남포보다는 크지만 역시 아담한 포구다. 고흥의 녹동과 함께 다도해로 나가는 길목. 주변에는 크고 작은 섬들이 떠있다. 회진 앞바다는 소설가 이청준(진목리)과 한승원(신상리)의 고향으로 문학세계를 넓혀준 공간이었다.
“어느 무렵부턴가, 나는 보잘 것 없으나마 나의 소설들의 많은 것들이 장흥에서 태어났음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작품의 무대, 인물, 정서…. 그리고 나의 소설들이 그러하듯이 나의 삶 또한 거기에 끈질긴 탯줄이 이어져 있고, 그곳을 요람으로 나의 삶과 소설이 자라오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이청준은 회진과 장흥의 추억들이 알게 모르게 자신의 문학작품 속에 녹아 있다고 고백했다.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자기가 나고 자란 고향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평생 동안 그 고향에 빚진 듯이 살지 않으면 자기가 나온 어머니의 자궁 같은 고향 안에는 자기가 빠져나온 자리가 비어 있게 마련입니다. 사람들은 거기 비어 있는 자리를 늘 채우려고 합니다.” 작가 한승원 역시 그의 이야기는 고향 장흥에서 그리 자유롭지 못 하다고 했다.
“어느 무렵부턴가, 나는 보잘 것 없으나마 나의 소설들의 많은 것들이 장흥에서 태어났음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작품의 무대, 인물, 정서…. 그리고 나의 소설들이 그러하듯이 나의 삶 또한 거기에 끈질긴 탯줄이 이어져 있고, 그곳을 요람으로 나의 삶과 소설이 자라오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이청준은 회진과 장흥의 추억들이 알게 모르게 자신의 문학작품 속에 녹아 있다고 고백했다.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자기가 나고 자란 고향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평생 동안 그 고향에 빚진 듯이 살지 않으면 자기가 나온 어머니의 자궁 같은 고향 안에는 자기가 빠져나온 자리가 비어 있게 마련입니다. 사람들은 거기 비어 있는 자리를 늘 채우려고 합니다.” 작가 한승원 역시 그의 이야기는 고향 장흥에서 그리 자유롭지 못 하다고 했다.
회진을 지나면 강진 마량으로 이어지는 길. 이 일대의 바다는 개펄로 이뤄진 ‘찰진’ 바다이다. 참꼬막과 바지락, 키조개 등이 쏟아지는 개펄은 봄 햇살이 반사돼 푸른 동해보다 더 눈부시다. ■ 장천재 동백숲과 여다지 해변
3월이면 정남진 장흥에 동백꽃과 할미꽃이 잇따라 핀다. 남도에서는 명산으로 꼽히는 천관산 장천재 자락이 동백꽃 군락지다. 3월 중순 절정에 이르며 주변에는 할미꽃도 무리를 지어 피어난다.
남포마을 건너편 여다지 해변은 10㎞에 걸친 종려나무 길이 펼쳐진다.
장흥읍에서 18번 국도를 따라 수문해수욕장 방면 가는 길에 종려나무 가로수길을 만난다. 남해안 일부 지역과 제주도에서나 볼 수 있는 종려나무는 그 때깔이 싱그럽다. 길 양쪽 들녘을 가득 메운 보리와 쪽파가 푸른빛을 더한다. 꽃샘추위가 찾아왔지만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은 분명 봄이다.
장재도를 끼고 있는 수문리 앞바다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수문리 개펄에는 우리나라에서는 단 두 곳에서만 발견된다는 기수갈고동 등 희귀생물이 서식한다. 도요새 등 철새도래지로도 알려져 있다. 소라껍데기에 밧줄을 이어 만든 주꾸미 그물이 싸여있는 해변은 평화롭다.
3월이면 정남진 장흥에 동백꽃과 할미꽃이 잇따라 핀다. 남도에서는 명산으로 꼽히는 천관산 장천재 자락이 동백꽃 군락지다. 3월 중순 절정에 이르며 주변에는 할미꽃도 무리를 지어 피어난다.
남포마을 건너편 여다지 해변은 10㎞에 걸친 종려나무 길이 펼쳐진다.
장흥읍에서 18번 국도를 따라 수문해수욕장 방면 가는 길에 종려나무 가로수길을 만난다. 남해안 일부 지역과 제주도에서나 볼 수 있는 종려나무는 그 때깔이 싱그럽다. 길 양쪽 들녘을 가득 메운 보리와 쪽파가 푸른빛을 더한다. 꽃샘추위가 찾아왔지만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은 분명 봄이다.
장재도를 끼고 있는 수문리 앞바다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수문리 개펄에는 우리나라에서는 단 두 곳에서만 발견된다는 기수갈고동 등 희귀생물이 서식한다. 도요새 등 철새도래지로도 알려져 있다. 소라껍데기에 밧줄을 이어 만든 주꾸미 그물이 싸여있는 해변은 평화롭다.
[사진설명 : 바람에 일렁이는 천관산의 억새]
여다지해변과 이웃한 안양면 수문리는 250가구 중 100여 가구가 키조개를 양식하는 ‘키조개마을’이다. 장흥 최고의 해수욕장인 수문해수욕장 인근에 자리잡은 음식점에서 키조개 요리를 별미로 즐길 수 있다.
정남진토요시장도 장흥의 명물 중 하나. 매주 토요일 10시에 개장하는 시장은 보고 먹고 놀고 살 것이 제법 많다. 장터에는 간이무대를 설치, 초청가수의 공연이 열리는가 하면 고깔을 쓰고 색동옷을 입은 풍물놀이패가 시장 구석구석을 누비며 신명나는 놀이판을 벌인다. 옛 시골장터의 풍경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 찾아볼 만하다.
여다지해변과 이웃한 안양면 수문리는 250가구 중 100여 가구가 키조개를 양식하는 ‘키조개마을’이다. 장흥 최고의 해수욕장인 수문해수욕장 인근에 자리잡은 음식점에서 키조개 요리를 별미로 즐길 수 있다.
정남진토요시장도 장흥의 명물 중 하나. 매주 토요일 10시에 개장하는 시장은 보고 먹고 놀고 살 것이 제법 많다. 장터에는 간이무대를 설치, 초청가수의 공연이 열리는가 하면 고깔을 쓰고 색동옷을 입은 풍물놀이패가 시장 구석구석을 누비며 신명나는 놀이판을 벌인다. 옛 시골장터의 풍경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 찾아볼 만하다.
[사진설명 : 한반도 최남단 장흥 회진면 한재공원(정남진) 3만여 평에는 봄의 전령인 할미꽃이 만발해 있다. 한재공원은 전국 최대 규모의 할미꽃 자생군락지이다.]
■ 우리나라 최대 할미꽃 군락지
장흥 회진면 한재공원은 우리나라 최대의 할미꽃 군락지다. 3만여평에 이르는 산자락 전역에 할미꽃이 핀다.
사실, 이같은 사전 정보를 얻고 찾았다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할미꽃은 보이지 않고 색을 잃은 잡풀이 무성하다 여길지도 모른다. 허나 자세를 최대한 낮추고 보면 그제야 할미꽃이 보인다. 꼬부랑 할머니처럼 고개를 푹 숙인 할미꽃이.
남도의 봄하면 화사한 매화나 산수유, 벚꽃이 먼저 떠오른다. 허나 이맘때면 할미꽃도 새초롬 피어난다. 낮게 피어 잘 알아보지는 못 하지만 ‘봄’을 알리고 있는 것이다.
장흥 한재공원의 할미꽃을 보니 할미꽃에 얽힌 전설이 떠오른다.
아주 먼 옛날 어느 산골마을에 어린 두 손녀를 키우며 어렵게 살아가는 할머니가 있었다. 손녀들은 자라서 시집을 가게 되었는데 언니는 얼굴이 예쁜 덕에 이웃마을 부잣집으로, 동생은 아주 먼 곳 가난한 집으로 시집을 가게 되었다.
가까이 사는 큰 손녀는 할머니를 늘 구박하고 소홀히 대했다. 할머니는 마음씨 착한 작은 손녀가 그리워 해짧은 겨울길을 나섰지만 손녀가 사는 마을이 가물가물 내려다보이는 고갯마루에서 허기와 추위로 쓰러지고 말았다.
작은 손녀는 자기 집 뒷동산 양지 바른 곳에 할머니를 고이 묻었는데, 이듬해 봄 무덤가에 이름 모를 풀 한포기가 나와 할머니의 구부러진 허리처럼 땅을 딛고 진홍빛 아름다운 꽃을 피웠다. 이것이 바로 할미꽃이다.
낮게 조용히 피어 없는 듯하지만, 할미꽃으로 느끼는 봄은 눈으로 느껴지는 것이 아닌 마음으로 느껴지는 봄이다.
이곳의 할미꽃은 3월 초부터 4월 중순까지 피고진다. 26일(오늘)부터 28일까지 3일 동안 이곳 한재공원에서는 ‘제6회 할미꽃 봄나드리’ 축제도 열린다.
할미꽃의 아름다움과 봄의 전령 진달래와 함께 봄의 기운을 만끽할 수 있으며, 연날리기, 천연염색, 투호놀이, 다트게임, 탁본체험 등 다양한 가족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글ㆍ사진 :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 cmh@sgsee.com ]
한재공원 | 전남 장흥군 회진면 한재공원
[▲ 클릭 시 더욱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우리나라 최대 할미꽃 군락지
장흥 회진면 한재공원은 우리나라 최대의 할미꽃 군락지다. 3만여평에 이르는 산자락 전역에 할미꽃이 핀다.
사실, 이같은 사전 정보를 얻고 찾았다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할미꽃은 보이지 않고 색을 잃은 잡풀이 무성하다 여길지도 모른다. 허나 자세를 최대한 낮추고 보면 그제야 할미꽃이 보인다. 꼬부랑 할머니처럼 고개를 푹 숙인 할미꽃이.
남도의 봄하면 화사한 매화나 산수유, 벚꽃이 먼저 떠오른다. 허나 이맘때면 할미꽃도 새초롬 피어난다. 낮게 피어 잘 알아보지는 못 하지만 ‘봄’을 알리고 있는 것이다.
장흥 한재공원의 할미꽃을 보니 할미꽃에 얽힌 전설이 떠오른다.
아주 먼 옛날 어느 산골마을에 어린 두 손녀를 키우며 어렵게 살아가는 할머니가 있었다. 손녀들은 자라서 시집을 가게 되었는데 언니는 얼굴이 예쁜 덕에 이웃마을 부잣집으로, 동생은 아주 먼 곳 가난한 집으로 시집을 가게 되었다.
가까이 사는 큰 손녀는 할머니를 늘 구박하고 소홀히 대했다. 할머니는 마음씨 착한 작은 손녀가 그리워 해짧은 겨울길을 나섰지만 손녀가 사는 마을이 가물가물 내려다보이는 고갯마루에서 허기와 추위로 쓰러지고 말았다.
작은 손녀는 자기 집 뒷동산 양지 바른 곳에 할머니를 고이 묻었는데, 이듬해 봄 무덤가에 이름 모를 풀 한포기가 나와 할머니의 구부러진 허리처럼 땅을 딛고 진홍빛 아름다운 꽃을 피웠다. 이것이 바로 할미꽃이다.
낮게 조용히 피어 없는 듯하지만, 할미꽃으로 느끼는 봄은 눈으로 느껴지는 것이 아닌 마음으로 느껴지는 봄이다.
이곳의 할미꽃은 3월 초부터 4월 중순까지 피고진다. 26일(오늘)부터 28일까지 3일 동안 이곳 한재공원에서는 ‘제6회 할미꽃 봄나드리’ 축제도 열린다.
할미꽃의 아름다움과 봄의 전령 진달래와 함께 봄의 기운을 만끽할 수 있으며, 연날리기, 천연염색, 투호놀이, 다트게임, 탁본체험 등 다양한 가족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글ㆍ사진 :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 cmh@sgsee.com ]
한재공원 | 전남 장흥군 회진면 한재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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