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축제

장흥 토요풍물시장 ‘장 구경’

장흥 토요풍물시장 ‘장 구경’

by 운영자 2010.07.23

봇짐 지고 ‘장돌뱅이’ 돼 볼까

요새는 없는 것 없는 곳이 ‘백화점’이 됐지만, 예전에는 ‘없는 것 없이 다 있는 곳’이 바로 장이었다.

조선 팔도를 봇짐 하나 어깨에 걸치고 장이란 장은 다 다니던 ‘장돌뱅이’들이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사람 할 것 없이 전부 장으로 모였다. 장에만 가면 없는 물건도, 없는 사람도 없었다.

물건 구경 뿐 아니라 사람 구경, 재주 구경도 재미나다. 생김새도 목소리도 말투도 차림새도 다른 사람들은 가만 앉아 구경만 해도 한나절이 훌떡 지나간다.

저마다 다른 사람들의 다른 재주는 또 얼마나 신기한지. 각설이 차림에 우스꽝스러운 화장, 고무신을 유창하게 벗어 던지고 다시 받아내는 작은 묘기도 여러 사람과 웃고 떠들며 보면 더 신난다.

양손 가득 묵직하게 뭔가를 사지 않아도 좋다. 그저 구경만으로도 오지게 재밌다. 나란히 줄 맞춰 순서를 기다리는 콩들. ‘뻥’ 하고 맛있게 튀겨질 날만 남았다.
‘우와! 우와! 우와!’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모두’ 신나는 장 구경


매주 토요일 장흥 읍내 풍물시장은 사람들로 붐빈다. 장흥 사람뿐만 아니라 멀리서 구경 사람들로 한가득이다. 풍물시장은 매주 토요일 열린다. 3일장이나 5일장이 아니라 7일장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듯하다.

매주 열리는 토요풍물시장은 먹을거리, 볼거리, 즐길거리, 살거리가 풍부한 가족형 테마여행 코스다.

난전 할머니장터에는 할머니들이 직접 생산한 웰빙 무공해 산나물과 친환경농산물이 가득하다.
상설시장 수산물매장은 고등어, 갈치, 홍어, 낙지, 새우, 바지락 등 싱싱한 해산물이 눈길을 끌며 바다의 신선함을 전한다.

장흥군특산품판매장에서는 쌀·표고버섯·잡곡·매실·김 등 장흥 특산품을 살 수 있다. 장흥 한우고기는 부위별로 1만~1만9000원에 살 수 있고, 고기를 사서 인근 식당에서 요리해 먹을 수 있다.

시장 뒤로는 남산공원과 앞으로는 맑은 탐진강이 시골장터의 풍취를 더한다. 거리에 좌판이 즐비하고, 말린 묵 등 도시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많은 식재료들이 주름이 깊게 파인 촌로의 거친 손에 의해 수북이 담겨져 있는 모습이 시골장터의 정감을 더한다.

도시의 쇼핑센터에서는 볼 수 없는 사람 사는 냄새가 장흥 토요시장에는 진동을 한다.

[사진설명]
1. ‘꿀수박’ 드세요! 장의 묘미는 또 공짜 먹을거리 아닌가. 새빨갛게 잘 익은 수박을 누구라도 먹어볼 수 있다. “아따, 맛나다” 소리가 절로 나온다
2. 탐진강 건너기. 강과 강 사이 놓인 줄을 잡고서 배를 타고 배를 끌어 이동한다. 잔잔한 물살 덕에 배가 이탈할 우려도 없다. 배 끌기에 재미난 아이들은 몇 번을 왔다갔다!
3. 탐진강 건너는 또 다른 방법. 물에 붕붕 뜨는 플라스틱 다리는 갈팡질팡 걷기에 더 재밌다. ‘우다다’ 강 위를 뛰는 기분으로 뛰는 아이, 덕분에 다른 사람들은 살짝 겁에 질렸다.
4. 마술쇼 시범. 풍물시장에는 토요일 오전마다 재미난 볼거리와 공연이 펼쳐진다. 마술이 신기한 아이들은 뽀짝 앞까지 나와 몰입 중
5. 놀랍다. 양말이 16켤레에 단돈 1만원! 1켤레에 600원이 갓 넘는 착하고 착한 가격이다.
6. 장에는 할머니들의 손길이 그득하다. 파를 다듬고 조개를 손질하는 할머니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7. 시원한 모시 소재의 고운 한복을 입고 장에 나온 어르신이 입맛 다실 ‘주전부리’를 산다. 색색의 사탕과 쫀득한 제리는 좋은 주전부리
8. “오메, 때깔 고운그!” 오랜만에 제 옷을 사러 나온 한 아주머니. 색색의 고운 옷들에 눈을 떼지 못한다.
9. “타코야키 드세요” 장흥 지역 결혼이주여성이 시장 한가운데 각자의 고향 대표 음식을 선보였다. 고소한 타코야키 굽는 냄새가 시장에 한가득.
10. 대낮부터 어르신들의 ‘술판’이 벌어졌다. 떨어져 살던 ‘소학교’ 동창이 다시 모여 이야기꽃을 피운다.
11. 시장 안에서는 한우를 부위별로 1만~1만9000원에 살 수 있고, 고기를 사서 인근 식당에서 요리해 먹을 수 있다. 선홍빛의 질 좋은 고기가 참 착한 가격으로 판매된다.
12. 기름이 군데군데 적당히 섞인 쇠고기. 한 사람당 3000원 정도를 내면 식당에서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다.
13. 장흥 토요시장 내 ‘장터골’의 한우고기. 질 좋은 고기라는 소문이 거짓은 아닌지 가게 안이 발 디딜 틈 없이 꽉 찼다
14. 시원한 냉면에 핏기만 살짝 가시게 익힌 한우고기를 돌돌 말아 한입. 냉면을 위해 몇 점 남겨두는 센스를 발휘하면 냉면과 쇠고기 모두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15. “괴기 말리요” 시장 한켠 구멍이 숭숭 뚫려 바람이 잘 통할 그물망에 큰 선풍기를 ‘강’으로 틀어놓고 생선을 말린다. 신기하게 파리 한 마리 꼬이지 않는다
16. 사이좋게 장을 보러 나온 부부. 좀처럼 열리지 않던 아저씨의 지갑이 ‘술술’ 열린다. “아이, 딸네 집에 멸치 볶아 갈라고 그러요” 아주머니 말 한 마디 때문이다.
17. 시장의 흥을 돋울 ‘각설이’. ‘찐자라자라잔’ 노래에 절로 엉덩이가 들썩인다. 땡볕에 땀 범벅이 돼도 신나는 노래와 사람들의 박수가 힘이다.
18. 향긋한 여름 제철 과일이 한가득
19. 즐거운 흥정도 이어진다

[순천광양 교차로 최명희 기자 / cmh@sgsee.com]

전남장흥 토요풍물시장 | 전남 장흥군 장흥읍 예양리 158-1 ☎061-864-7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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