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축제

‘1억년 신비’ 속으로 여수시 사도(沙島)

‘1억년 신비’ 속으로 여수시 사도(沙島)

by 운영자 2010.09.24


공룡화석지로 명성 … 모래로 쌓은 것 같은 7개의 섬
알면서도 우리는 늘, 가까운 곳의 소중함을 잊고 산다.
여수 사도(沙島).


순천광양과 가까워 그 귀하고 아름다움을 잊고 지나치는 곳 중 하나다. 어쩌면 우리는 더 먼 곳으로 나가려고만 했지, 정작 가까운 곳의 아름다움을 보려 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모래섬이라는 뜻의 사도(沙島)는 태곳적 원시 자연을 오롯이 간직한 신비의 섬이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공룡의 발자국도 볼 수 있고 층층의 기암절벽도 아름답다. 특히 아직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고즈넉이 찾기 그만이다.

특히 공룡에 관심 많은 아이들과 함께라면 더욱 좋을 듯. 스피노사우루스, 코리토사우르스 등 발음도 힘든 공룡 이름을 줄줄이 외고 있는 아이들에게 이곳은 분명 최고의 놀이터일 듯.
“공룡이 살았대요!”
쩍 벌어진 바닷길, 현대판 모세의 기적

바위 틈에 붙어사는 ‘금조개’ 또 하나의 명물

모래섬 사도(沙島)는 태곳적 원시자연을 오롯이 간직한 신비의 섬이다.
현대판 모세의 기적으로 유명한 섬은 세상 시름 잊고 한동안 쉬기 좋은 곳이다.

돌담장 위로 얼굴을 내민 능수화가 수줍은 듯 얼굴을 붉힌다. 텃밭에서 채소를 가꾸는 할머니, 물질하는 아낙네, 싱그러운 파도소리, 길가에 흩어진 이름 없는 야생화와 어구(漁具)들. 억겁의 세월을 품은 사도(沙島)의 여름풍경은 한가롭다.
인근 거문도와 백도의 명성에 눌려 찾는 이가 많지 않지만 섬마다 태곳적 신비를 온전히 간직해 묘한 매력에 빠져든다. 문득 세상과 절연하고 싶을 때 원시자연과 어우러져 며칠 쉬어갈 만하다.

사도(沙島)는 여수가 거느린 300여개의 섬 중 하나.
해양수산청이 선정한 ‘여수 해양관광 8경’에 꼽힌다.

현대판 모세의 기적으로 불리는 신비의 바닷길로 유명한 섬은 ‘특별한 날’을 제외하곤 찾는 이가 많지 않아 여유롭다.
사도는 ‘바다 한 가운데 모래로 쌓은 섬’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본섬을 중심으로 추도, 중도(간도), 증도(시루섬), 장사도, 나끝, 연목 등 7개의 섬을 아우르는 작지만 큰 섬이다.

이들 섬은 해마다 음력 정월대보름과 2월 영등, 4월 말 등 연간 5~6차례 바닷길이 열리는 장관을 연출해 외지인을 불러 모은다.

7개의 섬 중 사람이 살고 있는 유인도는 사도와 추도뿐이다. 사도 선착장에 발을 내딛자 입구에 세워진 공룡모형이 제일 먼저 반긴다.

먼 옛날 섬이 아닌 육지였을 이곳에서 ‘왕 노릇’을 했을 법한 티라노사우루스다. 때마침 방문한 ‘사도탐방단’(각 분야 예술인들로 구성된 탐방단)이 입을 벌리고 선 공룡 모습에 화들짝 놀란다.

마을은 포구에서 눈에 들어오는 게 전부. 25가구 45명이 담을 맞대고 살아간다. 사도 관광은 7개의 섬 중 추도와 장사도를 제외하고 걸어서 둘러볼 수 있다.
좌측 해안을 끼고 돌담을 따라가면 탐방로다.
야산으로 이어진 이 길은 숲이 우거져 밀림 같다.

10여분쯤 오르자 정상이다. 깎아지른 바위절벽과 물보라를 일으키는 파도가 한 폭의 그림 같다. 햇살을 튕겨내는 쪽빛 바다도 눈부시다. 여기서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나로도까지는 13.5㎞.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때 조망하기에 더없이 좋은 명당이다.
좌측 벼랑을 끼고 아래로 내려서면 길을 막다시피 한 거대한 소나무를 지나 해변으로 이어진다. 벼랑 아래 해안은 크고 작은 둥글둥글한 바위들로 가득하다.

모양새가 꼭 공룡알 같은 이 돌은 화산폭발 때 생긴 부산물이다. 건너편 낭도의 하얀 등대와 어우러진 풍광이 이채롭다.

마을 뒤편 해안은 ‘천년층’으로 불린다. 마치 변산반도 채석강의 축소판을 보는 듯하다. 책을 쌓아둔 것처럼 억겁의 세월을 거쳐 층을 이룬 모양새가 장관이다. 그 아래 공룡 발자국이 어지럽다.

다시 해안을 거쳐 마늘밭을 지나 간댓섬(중도)으로 간다. 본섬과 간댓섬을 잇는 사도교 아래는 공룡들의 놀이터다.

간댓섬과 시루섬은 패각분 모래사장과 갯바위로 연결됐다. 햇살 아래 눈부신 모래밭은 양쪽에 해수욕장을 끼고 있다. 이른바 양면해수욕장이다.
시루섬은 규모에 비해 볼거리가 꽤 많다. 그중에서도 기암이 압권이다. 입구의 거북바위는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발명할 때 모티프가 됐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이뿐 아니다. 사람의 옆모습을 닮은 소녀바위와 얼굴바위, 돌 천장을 갖춘 야외음악당, 칼바위, 멍석바위, 고래바위, 용꼬리바위 등 자그마한 섬에 이만한 규모의 바위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 신비롭다.

중턱에서 맑은 물이 솟아나는 젖샘바위는 예부터 사도의 여인들이 출산 후 젖이 모자랄 때 치성을 드렸다는 전설을 품고 있다.

이중 돌과 돌 사이로 마그마가 분출돼 굳어진 용꼬리바위는 영락없는 용꼬리 모양새다. 마을 사람들은 이 꼬리를 가진 용의 머리가 제주에 있는 용두암이라고 ‘주장’한다.

이곳에서 돌무더기를 따라 이어질 듯 끊어진 장사도는 1년에 2~3차례 물이 많이 빠져야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용의 척추와 같이 생긴 장사도는 척추바위, 꽃바위, 탄생굴 등 기암 천국이다.
공룡화석지는 사도 외에 낭도와 추도에서도 볼 수 있다. 약 8000만~9000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 시대의 퇴적층 위에 남긴 흔적이 4000여점에 달한다.

종류도 다양하다.
조각류, 용각류, 수각류 등의 공룡 발자국은 물론 규화목 등 식물화석, 연체동물 화석, 연흔 등 그야말로 자연학습장이다.

이곳의 공룡발자국은 세계자연유산 등록을 추진 중이고 마을 돌담길은 문화재로 등록됐다.

뱃길로 20분 거리의 추도는 돌담이 그림 같다. 주민은 김을심·장옥심 할머니와 최근 귀향한 조모씨 등 단 3명뿐. 모두 배우자를 떠나보낸 채 홀몸으로 살고 있다.

추도의 절경은 마을 왼쪽 ‘용궁가는 길’과 우측 해변을 따라 이어진 공룡발자국 화석지. 세계 최대 길이(84m)의 공룡보행렬을 볼 수 있다.
사도의 또 다른 명물은 금조개다. 햇빛에 금색으로 빛나는 금조개는 바위 틈에 붙어산다.

물이 들면 먹이를 먹기 위해 내미는 거미손이 이채롭다. 낭도에 조성될 예정인 타임아일랜드 융·복합문화관광단지의 메인 건축물도 바로 이 금조개의 형상을 본떠 만들어진다.
사도탐방단 장석용 회장(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본부)은 “이곳을 방문한 탐방단 모두가 사도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진다”며 “사도가 품은 천혜의 비경을 널리 알리기 위해 ‘모사모’(모래섬 사랑 사람들의 모임)가 만들어질 정도”라고 말했다.

▲ 찾아가는 길 : 순천광양에서 여수 가는 국도를 타고 간다. 사도는 여수항이나 백야도에서 배를 타야 한다. 여수항에서 사도까지 1시간 20분, 백야도에서는 30분 정도 걸린다. 태평양해운(061-662-5454)

▲ 주변 볼거리 : 진남관, 흥국사, 선소, 거문도, 백도, 돌산대교&공원, 향일암, 오동도 등
▲ 문의 : 여수시청 관광문화과 690-2036, 화정면사무소 690-2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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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 화정면 낭도리에 속한 사도는 ‘공룡발자국 화석산지 및 퇴적층’으로 천연기념물 제 434호로 지정된 한국의 ‘주라기공원’(영화의 배경인 시대도 실제는 백악기)이다.

행정안전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2008 휴양하기 좋은 섬 Best 30'에 선정되기도 한 사도는 본섬인 사도를 중심으로 추도, 중도, 시루섬, 장사도, 나끝, 연목 등 일곱 개의 섬이 서로 이웃하거나 연결돼 있다.

이 일대에는 중생대 백악기(1억4400만~6500만 년 전)의 퇴적암이 광범위하게 분포돼 있는데, 시루떡처럼 층을 이룬 퇴적암에서 총 3,500여 점의 공룡발자국 화석이 확인되었다.

공룡발자국 화석의 종류도 조각류, 용각류, 수각류 등 매우 다양하며 추도에서는 총 길이 84m의 국내 최장 보행렬이 발견되기도 하는 등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아 유네스코의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하려는 노력이 시작되었다.

또한 사도는 일명 ‘모세의 기적’으로 불리는 바닷물 갈라짐 현상이 한해에도 몇 차례씩 일어난다. 특히 음력 정월 대보름이나 2월 보름을 전후로 2~3일 동안과 4,5월에 가장 규모가 큰 자연현상이 일어나 썰물 때 마다 사도와 추도 사이의 약 750m 바닷길이 약 10m 의 폭으로 열려 장관을 이룬다.

또 다른 볼거리로 돌의 크기와 형태가 다양해 자연스러운 추도마을의 돌담과 시루섬의 거북바위, 얼굴바위, 장군바위, 멍석바위, 용미암 등 기암들이 있다.

[글ㆍ사진 : 순천광양교차로신문 / 최명희 기자 cmh@sgs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