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축제

봄꽃 종류별 추천 여행지

봄꽃 종류별 추천 여행지

by 운영자 2011.03.18


봄바람 타고 한들한들 봄꽃 나들이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와도 봄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뜻인 거 다들 아시죠? 그런데 요즘이 꼭 그렇습니다. 겨울 폭풍 추위 탓이기도 하고, 옆 나라 일본의 큰일에 마음이 뒤숭숭하기도 하고…. 여하튼 다들 요즘 마음 상태가 을씨년스러우실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알고 있지요? 봄은 오고야 만다는 것을요.

겨울이 길고 유독 추워서인지 봄이, 봄꽃이, 초록 새싹이 마냥 기다려집니다. 아침 출근길에 보니, 아파트 화단에 매화가 방긋 피었더라고요. 이제 곧 세상의 봄꽃이 지천으로 피겠지요? 올해는 미리 봄꽃 구경 계획을 세울 요량입니다. 그러면 그것 때문에 또 한번 더 즐거워지겠지요.

이곳에 가면 봄꽃에 ‘폭’ 싸인다
봄꽃 나들이 계획 짜볼까?


날씨가 춥다. 그래도 누군가는 굳이 하늘하늘 원피스를 입고 집을 나서 희귀한 봄 햇살을 찾아 그 아래 선다. 지혜로운 봄꽃은 아직 때를 기다리는 중. 3월의 봄꽃은 하순이 돼야 환하게 핀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봄을 알리는 이른 봄꽃과 여행지를 미리 소개한다.

■ 눈송이 같은 꽃 ‘매화’
가장 먼저 피어 봄을 알리는 꽃이다. 매화나무의 꽃이 매화고 열매가 매실이다. 매년 1월 말~4월 중순 전국에 10여개의 매화 축제가 열리는데, 그중 매화 구경하기 가장 좋은 곳은 남도 쪽으로 3월 중하순 절정을 이룬다.

가장 많이 알려진 곳은 광양 매화마을. 섬진강(광양 다압면 매화마을) 일대에는 43만 여그루의 매화나무가 심겨 있으며 특히 청매실농원은 광양의 매실밭 중 가장 큰 규모로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이 몰린다. 올해 광양매화문화축제는 구제역을 이유로 취소됐다.

경남 양산 순매원(양산시 원동면 영포마을 일대) 역시 봄마다 발 디딜 틈이 없다. 낙동강변 기찻길을 따라 흰 매화가 가득 핀 풍경은 절경이다.

땅끝 마을인 전남 해남 보해매실농원은 국내 최대 규모의 매실 농원. 매년 사진 촬영대회가 열리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올해는 구제역의 여파로 취소됐다.

매화는 보통 흰색이지만 붉은 빛의 홍매화도 있다. 경남 양산 통도사의 홍매화는 유독 아름답기도 하지만 일찍 꽃망울을 터뜨리는 것으로도 이름나 있다. 많은 나무가 모여 있는 군락지는 아니지만 절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어우러져 운치 있다.
■ 떨어진 모습이 더 아름다운 ‘동백꽃’
동백은 사실 봄꽃이라기보다는 겨울에도 만날 수 있는 꽃의 대명사다. 11월부터 4월까지 피는데, 4월쯤 가는 게 제일 예쁘다. 나무에 매달려 있을 때보다 꽃송이째 바닥에 떨어진 풍경이 더 아름답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백숲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은 강진군 백련사 동백숲. 다산초당에서 백련사로 향하는 길에는 1500여 그루의 오래된 동백나무들이 빽빽하다. 동백 사이로 강진만 바다가 내려다보인다.

장흥 천관산의 동백나무 군락지는 국내 최대 규모로 알려진 곳이다. 절정기엔 꽃이 길에 수북해 밟기 미안할 지경.

고창 선운사 동백숲은 국내 동백 자생지로는 최북단에 있는 곳으로 가장 늦게 피는 동백이다. 4월에 가야 절정의 꽃을 볼 수 있다.

충남 서천 마량포 역시 개화가 늦다. 동백정 근처에는 80여 그루의 동백나무가 있는데 슬슬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주꾸미도 제철이라 함께 즐기면 좋다. 이외에 여수 오동도, 경남 거제도, 완도 보길도, 광양 옥룡사지 등에서도 아름다운 동백을 볼 수 있다.
■ 노란 뭉게구름 뭉실 ‘산수유꽃’
산수유나무는 봄에는 노란 꽃을, 가을엔 빨간 열매를 맺는다. 봄, 가을 전부 아름다운 나무다.

산수유는 매화가 질 무렵 피어나는 걸로 알려져 있지만, 기상을 예측할 수 없는 요즘은 꼭 그렇지만도 않다. 보통 4월 초쯤 절정을 이룬다.

구례 산동면은 국내 최대 산수유 군락지로 산수유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 됐다. 해마다 이 일대 30여개 마을은 산수유꽃으로 노랗게 뒤덮인다.

경북 의성 사곡면 화전리 일대 역시 구례만큼은 아니지만 유명한 군락지. 의성에선 산수유가 곳곳에 밟힐 정도로 흔하다. 특히 화전리 일대는 주변의 초록의 마늘밭, 고가들이 아담한 마을과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든다.

남원 주천면 용궁마을은 구례 산동 지척에 있되 그보다 인파가 적다. 구례에서 남원을 잇는 국도 역시 봄이면 꽃길을 이룬다.

■ 알싸한 생강 냄새 ‘생강나무꽃’
생강나무꽃은 산수유와 비슷하게 생겼다. 노란빛인 데다 꽃잎이 여러 갈래로 얇게 갈라진 것이 그런데, 생강나무쪽이 좀 더 동글동글 귀엽다고 하겠다. 나무껍질에서 알싸한 생강냄새가 난다.

생강나무는 전국의 산지에서 자생한다. 특히 강원도와 경기도 지방의 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나무다.

재미있는 건 김유정의 대표작 <동백꽃>의 주인공이 우리가 알고 있는 빨간 동백이 아니라 실은 이 노란 생강나무꽃이란 점. 강원도 지방에서는 생강나무를 동백꽃으로 불러왔다고 한다. 강원 춘천 김유정문학촌과 뒷산 금병산에선 많은 생강나무를 만날 수 있다.
■ 새콤달콤한 봄의 향기 ‘유채꽃’
새콤달콤한 향기를 전하는 유채꽃은 비교적 오랜 기간 동안 화사함을 유지하며 봄을 만끽하게 한다. 연노랑으로 피어난 유채꽃이 샛노란색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제주의 유채꽃은 유명하다.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녹산로 일원은 푸른 바다와 함께 넓게 펼쳐진 유채꽃밭을 거닐 수 있어서 더욱 특별하다. 제주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달콤한 유채꽃 향기가 가득한 이곳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으로 뽑힐 만큼 빼어난 풍경을 자랑한다.

경남 양산시 상북면에서 동면까지 이어진 둑길에는 유채꽃이 가지런히 심어져 있다. 양산천을 따라 고려제강부터 호포대교까지 조성된 유채꽃 단지는 전국에서 제일 긴 22km로, 4월 하순부터 5월 초까지 만발한 유채꽃 향기가 가득 스며든다.

■ 봄 어디서나 흐드러진 ‘진달래·철쭉’
봄의 절정을 장식하는 진달래와 철쭉은 화려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산 능선을 따라 펼쳐진 진분홍 물결은 수수하면서도 매혹적이다.진달래와 철쭉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꽃이 진 뒤 잎이 나오는 것은 진달래이고 꽃이 피면서 잎이 함께 나는 것은 철쭉이다. 진달래는 먹을 수 있지만 철쭉은 먹을 수 없다는 것도 다른 점이다.

전국 3대 진달래 군락지 중 하나인 여수의 영취산은 4월 초면 연분홍 진달래로 물든다. 아물아물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와 함께 따스한 봄의 정취가 무르익으면 등산을 하며 진달래를 감상할 수 있다.

영취산 진달래 군락지까지 가는 관광 코스는 1시간에서 3시간 정도 소요되는 3개 코스가 있는데 세 코스 모두 완만한 편이라 남녀노소 모두 오르기에 큰 무리가 없다.

특히 상암초등학교 인근에서 시작해 450m 봉을 거쳐 봉우재로 내려선 뒤 흥국사로 내려오는 구간을 추천한다. 영취산 정상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아래로 펼쳐진 여수산단과 탁 트인 남해의 절경을 감상하는 것도 잊지 말자.

국내 최대 철쭉 군락지인 충북 단양 소백산에는 매년 5월이면 새색시의 꽃분홍색 저고리처럼 어여쁜 철쭉이 만개한다. 소백산의 정기를 받아 피어난 철쭉은 연화봉에서 비로봉까지를 아름답게 물들인다.

■ 변산에서만 볼 수 있는 ‘변산바람꽃’
이름만큼 독특한 미를 지닌 이 꽃은 부안 내변산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꽃이다. 1993년 변산반도에서 처음 발견돼 한국 특산종으로 발표되어 이름이 그렇게 됐다. 2월 말부터 피는 변산바람꽃은 3월 초 절정을 이룬다.

변산바람꽃 서식지는 보호를 위해 평소엔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지만, 올해 그동안 통제됐던 서식지 일부를 4월 15일까지 개방하기로 했다.

내변산탐방지원센터를 방문해 인적사항을 신고하고 출입증을 소지해야 출입할 수 있다. 여느 야생화가 그렇지만, 이곳에 와 변산바람꽃 사진을 찍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 웃음이 난다. 모두들 땅바닥에 바짝 엎드려 손가락만한 꽃에 뷰파인더를 들이대고 있다. 사진을 찍을 때는 다른 꽃이 다치지 않게 조심하자.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 cmh@sgs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