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보고, 꽃 보고, 봄 보고 … 신안 임자도
바다 보고, 꽃 보고, 봄 보고 … 신안 임자도
by 운영자 2011.04.29
바다 건너 꽃 구경
나무 위에 알알이 달려 봄을 뽐내던 꽃들이 하나둘 지고 파릇파릇한 새잎이 돋는다.
어느새 연초록 봄 세상이 열리고 있다. 하지만 눈을 내려 발 아래를 보면 여전히 형형색색의 봄이 살아 있다. 색색 빛깔 고운 봄을 보고 싶다면 눈을 낮출 일이다.
멀리 신안군 임자도에는 지금 튤립이 벙그러졌다. 축제는 지난 24일로 끝이 났지만 꽃은 여전히 그 고운 자태를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내달 1일까지는 입장료를 내지 않고 임자도의 튤립을 실컷 볼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 산 보고 바다 보고 들 보고 꽃 보고, 신안 임자도를 찾는 길이 즐겁다.
■ 현란한 꽃 세상 ‘어질어질’
신안 임자도의 대광해수욕장 부근 신안튤립공원에는 40여종의 튤립들이 저마다의 색을 뽐내기에 분주하다. 10만㎡에 가득 핀 600만 송이 튤립에 둘러싸이면 세상이 어질어질할 정도.
임자도는 지난 2001년부터 튤립 재배를 시작, 현재 전국 최대 규모의 부지에 튤립을 재배 중이다. 임자도에서 튤립이 잘 자라는 까닭은 임자도의 흙 때문.
게르마늄을 함유하고 있는 사질토는 튤립이 자라기 안성맞춤. 게다가 살랑살랑 부는 해풍과 보드라운 빛이 곱게 내리쬐 튤립 고유의 예쁜 색이 잘 발현된다.
무안군 해제면과 신안군 지도읍을 잇는 연륙교를 건너 점암 나루터에 도착해 배를 타면 20분 만에 임자도에 닿는다. 선착장에서부터 봄꽃 향기가 바닷바람을 타고 은은히 전해온다.
튤립 찾아가는 길이 즐겁다. 가는 길 꽃이며 나무, 바다까지 보이는 것 모두에서 봄을 느낄 수 있다. 지저귀는 새소리마저 맑게 봄을 노래하는 것 같다.
튤립공원 안, 가족끼리 연인끼리 삼삼오오 꽃 구경 온 이들로 가득하다. 사진인듯 선명한 색의 튤립을 가만 들여다보니 사람 얼굴 생김이 저마다 다르듯 튤립도 꼭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같은 품종인데도 어느 것은 잎 모양이 조금 다르고, 색도 조금씩 다르다.
꽃보다 아름다운 것이 사람이라지만 튤립 곁에 서면 외형의 아름다움은 부족하지 싶다. 튤립 색이 선명하고 진하지만 눈이 아프지 않다.
이것이 자연의 빛깔인 모양이다. 텔레비전을 오래 보면 눈이 피곤하지만 자연의 튤립은 오히려 눈을 밝히는 듯하다.
나무 위에 알알이 달려 봄을 뽐내던 꽃들이 하나둘 지고 파릇파릇한 새잎이 돋는다.
어느새 연초록 봄 세상이 열리고 있다. 하지만 눈을 내려 발 아래를 보면 여전히 형형색색의 봄이 살아 있다. 색색 빛깔 고운 봄을 보고 싶다면 눈을 낮출 일이다.
멀리 신안군 임자도에는 지금 튤립이 벙그러졌다. 축제는 지난 24일로 끝이 났지만 꽃은 여전히 그 고운 자태를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내달 1일까지는 입장료를 내지 않고 임자도의 튤립을 실컷 볼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 산 보고 바다 보고 들 보고 꽃 보고, 신안 임자도를 찾는 길이 즐겁다.
■ 현란한 꽃 세상 ‘어질어질’
신안 임자도의 대광해수욕장 부근 신안튤립공원에는 40여종의 튤립들이 저마다의 색을 뽐내기에 분주하다. 10만㎡에 가득 핀 600만 송이 튤립에 둘러싸이면 세상이 어질어질할 정도.
임자도는 지난 2001년부터 튤립 재배를 시작, 현재 전국 최대 규모의 부지에 튤립을 재배 중이다. 임자도에서 튤립이 잘 자라는 까닭은 임자도의 흙 때문.
게르마늄을 함유하고 있는 사질토는 튤립이 자라기 안성맞춤. 게다가 살랑살랑 부는 해풍과 보드라운 빛이 곱게 내리쬐 튤립 고유의 예쁜 색이 잘 발현된다.
무안군 해제면과 신안군 지도읍을 잇는 연륙교를 건너 점암 나루터에 도착해 배를 타면 20분 만에 임자도에 닿는다. 선착장에서부터 봄꽃 향기가 바닷바람을 타고 은은히 전해온다.
튤립 찾아가는 길이 즐겁다. 가는 길 꽃이며 나무, 바다까지 보이는 것 모두에서 봄을 느낄 수 있다. 지저귀는 새소리마저 맑게 봄을 노래하는 것 같다.
튤립공원 안, 가족끼리 연인끼리 삼삼오오 꽃 구경 온 이들로 가득하다. 사진인듯 선명한 색의 튤립을 가만 들여다보니 사람 얼굴 생김이 저마다 다르듯 튤립도 꼭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같은 품종인데도 어느 것은 잎 모양이 조금 다르고, 색도 조금씩 다르다.
꽃보다 아름다운 것이 사람이라지만 튤립 곁에 서면 외형의 아름다움은 부족하지 싶다. 튤립 색이 선명하고 진하지만 눈이 아프지 않다.
이것이 자연의 빛깔인 모양이다. 텔레비전을 오래 보면 눈이 피곤하지만 자연의 튤립은 오히려 눈을 밝히는 듯하다.
■ 섬, 섬, 섬들의 천국 ‘신안’
튤립이 벙그러지는 임자도가 섬이듯 신안군은 섬들이 점점이 박힌 곳. 섬들의 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안은 본래 육지 하나 없이 모두 섬으로 이뤄진 곳이라고 한다. 무려 880개 섬(유인도 91개, 무인도 789개)으로 이뤄진 곳이 신안군이다.
섬들로 이뤄진 이곳은 바다에 기대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 특히 신안의 대표적인 것이 천일염. 현재 신안은 국내 천일염의 90% 가량을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원전 사고로 소금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실제 신안에서 나는 천일염에는 갯벌의 천연 미네랄(칼슘·칼륨·마그네슘)을 다량 머금고 있어, 국제적인 명성을 얻어가고 있다.
세계적으로 최고급 소금으로 인정받고 있는 프랑스 ‘게랑드’ 소금보다 미네랄이 3~4배 더 많이 들어있다고 한다. 신안에 속한 섬들의 특징도 다양하다.
신안의 대표적인 섬 중 하나가 홍도. 글자 그대로 ‘붉은 섬’인 홍도는 해의 붉은 빛을 섬 이름에 담았다. 홍도는 섬 전체가 1965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정상 깃대봉(367.4m)은 ‘한국의 100대 명산’에 들 정도로 뛰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홍도의 풍광 이외에도 유명한 것은 등대. 홍도 북쪽 절벽에는 1933년 만든 등대가 아직도 45㎞까지 불빛을 비춘다.
홍도의 바깥 모습을 보기 위해 유람선에 오르면 그야말로 천혜의 자연 경관이 펼쳐진다. 홍도 주변의 크고 작은 20여개의 부속섬은 저마다 기이한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바위섬에 구멍이 뚫려 있어 소형 선박이 지나다닐 수 있다는 남문바위, 서울 독립문을 닮았다는 독립문바위, 홍도를 수호한다는 거북바위, 보는 사람마다 서로 다른 만 가지 모습으로 보인다는 만물상 등 자연이 깎아놓은 조각상에 입이 절로 벌어진다.
뿐만 아니라 탑섬, 띠섬, 독립문 바위를 배경으로 한 해넘이는 홍도의 서쪽 전체를 붉게 물들이는 장관을 자아낸다. 바위절벽에 아슬아슬 생명을 피운 나무들도 또다른 볼거리.
몇 년 새 뜨고 있는 섬은 증도. 2007년 12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슬로시티’로 지정돼 느리게 사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증도의 풍광뿐 아니라 염전도 빼놓을 수 없다. 대한민국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태평염전은 연중 소금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홍어로 더 유명한 흑산도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중심지. 해안선을 따라 울창한 산림으로 멀리서 보면 섬 전체가 검게 보인다해서 흑산도로 불리게 됐다.
홍도에서 쾌속선으로 30분 거리인 흑산도는 울창한 산림이 온 섬을 덮고 있어 사시사철 푸르다 못해 ‘검은색’으로 보인다고 해서 이름 지어졌다.
흑산도는 홍어 잡이와 양식업을 하는 어촌마을이다. 또한 이곳은 정약전·최익현 등의 유배지가 있고, 이곳 출신 조선후기 민권운동가 김이수 생가가 남아 있다. 이곳은 또 장보고 활동기지이기도 하다.
특히 람사르협약습지로 지정된 장자도를 비롯해, 소장도, 홍도 등 흑산도에서 바라보는 섬의 모습은 그림같다.
튤립이 벙그러지는 임자도가 섬이듯 신안군은 섬들이 점점이 박힌 곳. 섬들의 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안은 본래 육지 하나 없이 모두 섬으로 이뤄진 곳이라고 한다. 무려 880개 섬(유인도 91개, 무인도 789개)으로 이뤄진 곳이 신안군이다.
섬들로 이뤄진 이곳은 바다에 기대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 특히 신안의 대표적인 것이 천일염. 현재 신안은 국내 천일염의 90% 가량을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원전 사고로 소금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실제 신안에서 나는 천일염에는 갯벌의 천연 미네랄(칼슘·칼륨·마그네슘)을 다량 머금고 있어, 국제적인 명성을 얻어가고 있다.
세계적으로 최고급 소금으로 인정받고 있는 프랑스 ‘게랑드’ 소금보다 미네랄이 3~4배 더 많이 들어있다고 한다. 신안에 속한 섬들의 특징도 다양하다.
신안의 대표적인 섬 중 하나가 홍도. 글자 그대로 ‘붉은 섬’인 홍도는 해의 붉은 빛을 섬 이름에 담았다. 홍도는 섬 전체가 1965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정상 깃대봉(367.4m)은 ‘한국의 100대 명산’에 들 정도로 뛰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홍도의 풍광 이외에도 유명한 것은 등대. 홍도 북쪽 절벽에는 1933년 만든 등대가 아직도 45㎞까지 불빛을 비춘다.
홍도의 바깥 모습을 보기 위해 유람선에 오르면 그야말로 천혜의 자연 경관이 펼쳐진다. 홍도 주변의 크고 작은 20여개의 부속섬은 저마다 기이한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바위섬에 구멍이 뚫려 있어 소형 선박이 지나다닐 수 있다는 남문바위, 서울 독립문을 닮았다는 독립문바위, 홍도를 수호한다는 거북바위, 보는 사람마다 서로 다른 만 가지 모습으로 보인다는 만물상 등 자연이 깎아놓은 조각상에 입이 절로 벌어진다.
뿐만 아니라 탑섬, 띠섬, 독립문 바위를 배경으로 한 해넘이는 홍도의 서쪽 전체를 붉게 물들이는 장관을 자아낸다. 바위절벽에 아슬아슬 생명을 피운 나무들도 또다른 볼거리.
몇 년 새 뜨고 있는 섬은 증도. 2007년 12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슬로시티’로 지정돼 느리게 사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증도의 풍광뿐 아니라 염전도 빼놓을 수 없다. 대한민국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태평염전은 연중 소금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홍어로 더 유명한 흑산도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중심지. 해안선을 따라 울창한 산림으로 멀리서 보면 섬 전체가 검게 보인다해서 흑산도로 불리게 됐다.
홍도에서 쾌속선으로 30분 거리인 흑산도는 울창한 산림이 온 섬을 덮고 있어 사시사철 푸르다 못해 ‘검은색’으로 보인다고 해서 이름 지어졌다.
흑산도는 홍어 잡이와 양식업을 하는 어촌마을이다. 또한 이곳은 정약전·최익현 등의 유배지가 있고, 이곳 출신 조선후기 민권운동가 김이수 생가가 남아 있다. 이곳은 또 장보고 활동기지이기도 하다.
특히 람사르협약습지로 지정된 장자도를 비롯해, 소장도, 홍도 등 흑산도에서 바라보는 섬의 모습은 그림같다.
■ 봄기운 받아 튼실한 먹을거리도 주목
섬들의 마을 신안에는 바다 내음 향긋한 먹을거리도 풍부하다. 홍어는 신안의 최대 명물. 정약전은 유배지 흑산도에서 쓴 <자산어보>에서 ‘홍어는 술독이 풀리고 장이 깨끗해지는 효능이 있다’며 일찍이 홍어를 사랑했다고 한다.
홍어는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는 음식. 육질이 차지고, 부드럽지만, 삭혀서 먹는 맛을 이해 못 하는 이들은 싫어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그 고약함을 사랑하는 이들은 홍어에서 헤어나오지 못 한다. 막힌 코를 뻥 뚫을 만큼 톡 쏘는 고약함이 홍어의 매력 중 하나 아니겠는가.
홍어요리는 회·무침·찜 등이 있지만 대표적인 것은 삼합. 삶은 돼지고기와 묵은 김치랑 싸먹는 삼합은 별미 중의 별미.
신안의 뻘낙지 역시 매력적이다. ‘지쳐 자빠진 소에게 신안 낙지 서너 마리만 먹이면 금방 일어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
여름철 산란을 위해 연근해로 다가오는 민어도 맛이 좋다. 서남해안 주민들은 복날 보신탕 대신 민어를 즐긴다고 한다. 살은 회로 먹고, 뼈와 내장은 함께 끓이면 진한 국물이 보약처럼 우러난다.
풀이라고 부른 부레는 그대로 썰어 소금에 찍어먹는다. 그 맛이 어찌나 좋은지 먹어보지 않고서는 상상을 할 수 없을 정도. 봄철에 나는 병어는 축제까지 열릴 정도로 유명하다. 담백하고 고소한 병어는 회나 찜으로 모두 좋다.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 cmh@sgsee.com ]
섬들의 마을 신안에는 바다 내음 향긋한 먹을거리도 풍부하다. 홍어는 신안의 최대 명물. 정약전은 유배지 흑산도에서 쓴 <자산어보>에서 ‘홍어는 술독이 풀리고 장이 깨끗해지는 효능이 있다’며 일찍이 홍어를 사랑했다고 한다.
홍어는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는 음식. 육질이 차지고, 부드럽지만, 삭혀서 먹는 맛을 이해 못 하는 이들은 싫어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그 고약함을 사랑하는 이들은 홍어에서 헤어나오지 못 한다. 막힌 코를 뻥 뚫을 만큼 톡 쏘는 고약함이 홍어의 매력 중 하나 아니겠는가.
홍어요리는 회·무침·찜 등이 있지만 대표적인 것은 삼합. 삶은 돼지고기와 묵은 김치랑 싸먹는 삼합은 별미 중의 별미.
신안의 뻘낙지 역시 매력적이다. ‘지쳐 자빠진 소에게 신안 낙지 서너 마리만 먹이면 금방 일어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
여름철 산란을 위해 연근해로 다가오는 민어도 맛이 좋다. 서남해안 주민들은 복날 보신탕 대신 민어를 즐긴다고 한다. 살은 회로 먹고, 뼈와 내장은 함께 끓이면 진한 국물이 보약처럼 우러난다.
풀이라고 부른 부레는 그대로 썰어 소금에 찍어먹는다. 그 맛이 어찌나 좋은지 먹어보지 않고서는 상상을 할 수 없을 정도. 봄철에 나는 병어는 축제까지 열릴 정도로 유명하다. 담백하고 고소한 병어는 회나 찜으로 모두 좋다.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 cmh@sgse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