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바라보다, 김제 망해사ㆍ청보리밭
바다를 바라보다, 김제 망해사ㆍ청보리밭
by 운영자 2011.05.20
천천히, 흘러가듯이
마음을 움직인 건 한 장의 사진 때문이었다. 절인 듯 공원인 듯 넓은 마당에 족히 몇 백년은 돼 보이는 나무 그늘 아래 앉아 쉬고 있는 사람들. 뒤에 배경이 되는 너른 바다인지 강인지 모르는 너른 물길.
발길을 이끈 건 이름 때문이었다. 망해사(望海寺). 바다를 바라보는 절. 서해바다 잔잔한 물결을 바라보고 있는 절이라면 웅장한 역사가 없이도 그 풍경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것 같았다.
전라북도 김제. 지금 이곳은 푸른, 진짜 바다와 초록의 보리 바다가 공존한다. 천천히, 흘러가듯 존재하는 곳. 김제로 떠난다.
■ 초록 들판 너머 지평선
땅과 하늘이 맞닿은 지평선과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수평선. 이 두 가지 장면을 볼 수 있는 곳은 우리나라에서 단 한군데, 바로 김제다. 푸르른 5월 초록들판과 파란바다, 눈부시게 맑은 하늘을 모두 한 가슴에 안을 수 있는 김제로 떠난다.
마음을 움직인 건 한 장의 사진 때문이었다. 절인 듯 공원인 듯 넓은 마당에 족히 몇 백년은 돼 보이는 나무 그늘 아래 앉아 쉬고 있는 사람들. 뒤에 배경이 되는 너른 바다인지 강인지 모르는 너른 물길.
발길을 이끈 건 이름 때문이었다. 망해사(望海寺). 바다를 바라보는 절. 서해바다 잔잔한 물결을 바라보고 있는 절이라면 웅장한 역사가 없이도 그 풍경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것 같았다.
전라북도 김제. 지금 이곳은 푸른, 진짜 바다와 초록의 보리 바다가 공존한다. 천천히, 흘러가듯 존재하는 곳. 김제로 떠난다.
■ 초록 들판 너머 지평선
땅과 하늘이 맞닿은 지평선과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수평선. 이 두 가지 장면을 볼 수 있는 곳은 우리나라에서 단 한군데, 바로 김제다. 푸르른 5월 초록들판과 파란바다, 눈부시게 맑은 하늘을 모두 한 가슴에 안을 수 있는 김제로 떠난다.
■ 초록 들판 너머 지평선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때문에 끝으로 끝으로 자꾸 달리면 바다가 수평선을 만나는 것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국토의 절반이 산으로 가로막아 지평선을 만나기는 어렵다.
하지만 김제에는 가능하다. 높이 올라 김제의 들녘을 본 사람들은 안다. 끝간 데 없는 평야 뒤로 낙타의 혹처럼 울퉁불퉁 낮은 동산이 전부다.
지금 김제는 초록 바다가 눈앞에 좌르르 펼쳐진다. 수확을 앞둔 보리가 마지막 초록 기운을 마구 뿜어댄다. 밝은 햇살 아래 초록 보리는 유난히, 더욱 푸르다. 땅의 초록 보리와 파란 하늘이 맞닿은 풍경은 김제의 진봉면에 가야 제대로 볼 수 있다.
김제 진봉평야의 보리밭 면적은 1400㏊. 여의도 면적의 1.6배, 청보리로 유명한 고창의 학원농장보다 10배가 넘고 단일 면적으로는 전국 최대 규모다.
보리 초록 물결은 지평선까지 내리 이어진다. 다 똑같이 네모반듯하게 생긴 들판에서는 길을 잃을 수도 있겠다.
도시에서는 복잡해 길을 잃는다면, 이곳에서는 사방이 모두 같은 풍경이라 길을 잃겠다 싶다. 작가 조정래는 소설 ‘아리랑’에서 “그 끝이 하늘에 맞닿아 있는 넓디나 넓은 들녘은 어느 누구나 기를 쓰고 걸어도 언제나 제자리에서 헛걸음질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만들었다”고 했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때문에 끝으로 끝으로 자꾸 달리면 바다가 수평선을 만나는 것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국토의 절반이 산으로 가로막아 지평선을 만나기는 어렵다.
하지만 김제에는 가능하다. 높이 올라 김제의 들녘을 본 사람들은 안다. 끝간 데 없는 평야 뒤로 낙타의 혹처럼 울퉁불퉁 낮은 동산이 전부다.
지금 김제는 초록 바다가 눈앞에 좌르르 펼쳐진다. 수확을 앞둔 보리가 마지막 초록 기운을 마구 뿜어댄다. 밝은 햇살 아래 초록 보리는 유난히, 더욱 푸르다. 땅의 초록 보리와 파란 하늘이 맞닿은 풍경은 김제의 진봉면에 가야 제대로 볼 수 있다.
김제 진봉평야의 보리밭 면적은 1400㏊. 여의도 면적의 1.6배, 청보리로 유명한 고창의 학원농장보다 10배가 넘고 단일 면적으로는 전국 최대 규모다.
보리 초록 물결은 지평선까지 내리 이어진다. 다 똑같이 네모반듯하게 생긴 들판에서는 길을 잃을 수도 있겠다.
도시에서는 복잡해 길을 잃는다면, 이곳에서는 사방이 모두 같은 풍경이라 길을 잃겠다 싶다. 작가 조정래는 소설 ‘아리랑’에서 “그 끝이 하늘에 맞닿아 있는 넓디나 넓은 들녘은 어느 누구나 기를 쓰고 걸어도 언제나 제자리에서 헛걸음질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만들었다”고 했다.
■ 푸른 바다 건너 수평선초록 보리 바다를 봤다면 발길을 돌려 푸른 바다 수평선을 볼 일이다. 해발 73미터 낮은 동산인 진봉산 벼랑에 자리한 망해사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어 ‘망해사(望海寺)’라 이름붙여졌다.
주차장에 차를 두고 걸어 오르면 양 옆으로 호위무사처럼 서있는 초록 나무들의 기운에 기분이 좋아진다. 길은 두 갈래로 가린다. 오른쪽은 망해사 절로 향하는 길이고 왼쪽은 전망대, 변산바람길로 이어진다.
망해사로 먼저 든다. 몇 발짝 걸으니 멀리 바다가 보인다. 황사에 시야가 또렷하지는 않지만 분면 툭 트인 바다다.
입구 왼쪽에 보이는 해우소. 그 곳에서도 작게 난 창문으로 서해바다가 보인다. 이곳에서는 어느 곳에 서든 바다가 보인다.
망해사는 신라 문무왕 11년 자신과 부인, 아들과 딸 모두가 성불했다는 부설거사가 세웠다. 이후 땅이 무너져 내려 바다에 잠긴 절을 조선 선조 22년에 진묵스님이 새로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천년고찰인 이곳은 그 내력에 비해 생김은 소박하다. 찾는 이들도 많지 않고 이곳을 아는 이들도 드물다. 절은 아미타불을 모신 극락전과 낙서전, 요사채, 범종각이 전부. 하지만 마당에 크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넉넉한 그늘을 만드는 세 그루 팽나무는 이곳의 명물이다.
선조 22년(1589년) 진묵대사가 낙서전을 세운 기념으로 심었다고 하니 400살을 훌쩍 넘긴 셈이다. 팽나무 외에도 낙서전은 전라북도 문화재 자료로 ‘ㄱ’자로 지어진 모양이 눈길을 끈다.
주차장에 차를 두고 걸어 오르면 양 옆으로 호위무사처럼 서있는 초록 나무들의 기운에 기분이 좋아진다. 길은 두 갈래로 가린다. 오른쪽은 망해사 절로 향하는 길이고 왼쪽은 전망대, 변산바람길로 이어진다.
망해사로 먼저 든다. 몇 발짝 걸으니 멀리 바다가 보인다. 황사에 시야가 또렷하지는 않지만 분면 툭 트인 바다다.
입구 왼쪽에 보이는 해우소. 그 곳에서도 작게 난 창문으로 서해바다가 보인다. 이곳에서는 어느 곳에 서든 바다가 보인다.
망해사는 신라 문무왕 11년 자신과 부인, 아들과 딸 모두가 성불했다는 부설거사가 세웠다. 이후 땅이 무너져 내려 바다에 잠긴 절을 조선 선조 22년에 진묵스님이 새로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천년고찰인 이곳은 그 내력에 비해 생김은 소박하다. 찾는 이들도 많지 않고 이곳을 아는 이들도 드물다. 절은 아미타불을 모신 극락전과 낙서전, 요사채, 범종각이 전부. 하지만 마당에 크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넉넉한 그늘을 만드는 세 그루 팽나무는 이곳의 명물이다.
선조 22년(1589년) 진묵대사가 낙서전을 세운 기념으로 심었다고 하니 400살을 훌쩍 넘긴 셈이다. 팽나무 외에도 낙서전은 전라북도 문화재 자료로 ‘ㄱ’자로 지어진 모양이 눈길을 끈다.
낙서전 앞에서 보는 바다 풍경도 그만이다. 망해사의 일몰도 빼놓을 수 없다. 조용한 곳에서 잠시 쉬어 가고 싶은 이들에게는 이곳을 추천한다.
망해사를 다 둘러봤다면 꼭 전망대인 ‘망해대’에 가보자. 밖으로 나가는 길에서 오른편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오르면 망해대에 다다르는데, 이 길은 걷기 좋은 ‘변산바람길’의 한 대목이다. 진봉면에서 조성한 변산바람길(9.5킬로미터)을 마저 걷는 것도 좋을 듯하다.
망해대 꼭대기에 올라 바라다본. 앞으로는 심포항과 멀리 새만금방조제, 어렴풋이 고군산 열도가 펼쳐진다. 뒤로는 드넓은 김제 평야가 와 닿는다. 어느 곳이든 놓치고 싶지 않은 풍경.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cmh@sgsee.com]
망해사를 다 둘러봤다면 꼭 전망대인 ‘망해대’에 가보자. 밖으로 나가는 길에서 오른편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오르면 망해대에 다다르는데, 이 길은 걷기 좋은 ‘변산바람길’의 한 대목이다. 진봉면에서 조성한 변산바람길(9.5킬로미터)을 마저 걷는 것도 좋을 듯하다.
망해대 꼭대기에 올라 바라다본. 앞으로는 심포항과 멀리 새만금방조제, 어렴풋이 고군산 열도가 펼쳐진다. 뒤로는 드넓은 김제 평야가 와 닿는다. 어느 곳이든 놓치고 싶지 않은 풍경.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cmh@sgs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