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 트인 풍경 앞에 가슴은 ‘뻥’ 하동 금오산
‘툭’ 트인 풍경 앞에 가슴은 ‘뻥’ 하동 금오산
by 운영자 2011.07.22
사람이 참 간사하다. 알고 있었지만 요새 잔뜩 무더워진 날씨 앞에 사람의 간사함이 더더욱 절실하게 느껴진다.
“아이고, 더워서 도저히 못 살겠네, 휴!”
동(冬)장군 말고 염(炎)장군 매서운 기세에 절로 터지는 소리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제발 비 좀 그만 와라, 했던 것이 이제는, 제발 비 좀 왔으면 하는 생각이 굴뚝같다.
머리 위로는 뜨거운 햇볕이, 발 아래로는 잘 달궈진 땅의 열기가, 좌우로는 에어컨에서 내뿜는 기분 나쁜 뜨거운 바람에 온 몸이 답답하다. 가슴까지 갑갑해진다.
그럴 때 추천할 만한 곳이 있다. 하동 금오산이다. 아직은 아는 이보다 모르는 이가 더 많은 이곳은 ‘툭’ 트인 풍경 앞에 가슴은 절로 ‘뻥’ 뚫린다. 한눈에 바다가 다 들지 않을 정도로 시원하게 펼쳐진 풍광은 온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채워주기에 손색없다.
“아이고, 더워서 도저히 못 살겠네, 휴!”
동(冬)장군 말고 염(炎)장군 매서운 기세에 절로 터지는 소리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제발 비 좀 그만 와라, 했던 것이 이제는, 제발 비 좀 왔으면 하는 생각이 굴뚝같다.
머리 위로는 뜨거운 햇볕이, 발 아래로는 잘 달궈진 땅의 열기가, 좌우로는 에어컨에서 내뿜는 기분 나쁜 뜨거운 바람에 온 몸이 답답하다. 가슴까지 갑갑해진다.
그럴 때 추천할 만한 곳이 있다. 하동 금오산이다. 아직은 아는 이보다 모르는 이가 더 많은 이곳은 ‘툭’ 트인 풍경 앞에 가슴은 절로 ‘뻥’ 뚫린다. 한눈에 바다가 다 들지 않을 정도로 시원하게 펼쳐진 풍광은 온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채워주기에 손색없다.
점점이 섬, 바다, 집…
구불구불 산길 오르면 시원한 풍광 ‘와락’
모든 일에 철저히 준비를 하는 편이 아니다. 그때그때 맞닥뜨리는 상황을 즐기면 된다고 생각한다. 신혼여행도 어디를 갈 곳인지만 정해놓고 그 흔한 호텔 검색이나 예약, 어디를 가봐야 할지도 정하지 않고 그날그날 마음에 드는 곳을 다니고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자고 싶은 데서 잤을 정도니 애초에 ‘준비’라는 말을 모르는 듯하다.
하동 금오산에 오르리라 마음먹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이들이라면 철저하게 검색을 해보고 갔겠지만 내가 안 것은 금오산에 가겠다는 것과 위치 정도였다.
등산 채비를 하고 나섰다. 오전 7시 30분. 늦잠 때문에 계획보다 조금 늦어져 아침 해가 이미 중천이다. 덥겠구나, 걱정을 하며 차에 오른다.
구불구불 산길 오르면 시원한 풍광 ‘와락’
모든 일에 철저히 준비를 하는 편이 아니다. 그때그때 맞닥뜨리는 상황을 즐기면 된다고 생각한다. 신혼여행도 어디를 갈 곳인지만 정해놓고 그 흔한 호텔 검색이나 예약, 어디를 가봐야 할지도 정하지 않고 그날그날 마음에 드는 곳을 다니고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자고 싶은 데서 잤을 정도니 애초에 ‘준비’라는 말을 모르는 듯하다.
하동 금오산에 오르리라 마음먹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이들이라면 철저하게 검색을 해보고 갔겠지만 내가 안 것은 금오산에 가겠다는 것과 위치 정도였다.
등산 채비를 하고 나섰다. 오전 7시 30분. 늦잠 때문에 계획보다 조금 늦어져 아침 해가 이미 중천이다. 덥겠구나, 걱정을 하며 차에 오른다.
진주 방면 진교 나들목으로 나와 내비게이션을 따라 간다. 헌데 오래된 내비게이션이 길을 엉뚱하게 알려준다. 가뜩이나 늦어 해가 따가운 판에 더 헤매면 산행에 지칠 것 같아 지나는 어르신 한분에게 길을 물었다.
“금오산? 더운데 산에 갈라꼬? 지금 가마 떱다. 사람도 밸로 없어 무서울 낀데. 고마 차 타고 가라. 길 났다!”
단답형으로, 그러나 걱정되는 말투로, 어르신은 길을 알려주는 대신 차로 갈 수 있다는 귀한 정보를 준다. 역시 준비의 허술함이 여기서도 ‘고생’을 하게 했다.
그렇지 않아도 하도 더워 산행이 망설여지던 참에 ‘진짜 걸어서 하는 산행은 가을에 하고 오늘은 차로 가보자’ 마음을 고쳐먹고 어르신이 알려준 길 대로 오른다.
“금오산? 더운데 산에 갈라꼬? 지금 가마 떱다. 사람도 밸로 없어 무서울 낀데. 고마 차 타고 가라. 길 났다!”
단답형으로, 그러나 걱정되는 말투로, 어르신은 길을 알려주는 대신 차로 갈 수 있다는 귀한 정보를 준다. 역시 준비의 허술함이 여기서도 ‘고생’을 하게 했다.
그렇지 않아도 하도 더워 산행이 망설여지던 참에 ‘진짜 걸어서 하는 산행은 가을에 하고 오늘은 차로 가보자’ 마음을 고쳐먹고 어르신이 알려준 길 대로 오른다.
하동 금오산(金鰲山)은 해발 849m로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정작 정상에 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그 높이의 까마득함이 새삼스럽다. 발 아래로 점점이 펼쳐진 다도해의 섬과 바다가 작은 장난감처럼 보인다.
금오산은 예전에는 군사시설로 인해 정상까지 접근이 불가능했는데 얼마 전부터 제약이 풀려 누구라도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금오산은 예전에는 군사시설로 인해 정상까지 접근이 불가능했는데 얼마 전부터 제약이 풀려 누구라도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다른 산들처럼 3~4시간 산행으로 정상에 오를 수도 있지만 이곳의 매력 중의 하나가 차로도 정상에 다다를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이 매력이 운전 초보자들이나 아주 오래돼 힘이 달리는 차를 가진 이들한테는 독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할 것.
진교면에서 금오산을 가리키는 표지판을 따라 무조건 직진만 하면 좁다란 길이 나온다. 게다가 그 길을 가파르다. 그러다 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 오른쪽 금오산 표지판을 보고 달리면 된다.
허나 가는 길이 결코 쉽지 않다. 구불구불 가파른 6.3㎞의 산길을 올라야 한다. 길은 제법 다듬어져 있지만 격한 경사에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좌우로 격하게 핸들을 꺾고, 힘주어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정상에 다다르면 남쪽 바다와 섬들이 점점이 눈앞에 펼쳐진다.
하지만 비가 오거나 안개가 짙거나 눈이 오는 날은 다음을 기약하고 과감히 돌아설 것. 그만큼 정상까지 다다르는 길은 가파르다.
진교면에서 금오산을 가리키는 표지판을 따라 무조건 직진만 하면 좁다란 길이 나온다. 게다가 그 길을 가파르다. 그러다 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 오른쪽 금오산 표지판을 보고 달리면 된다.
허나 가는 길이 결코 쉽지 않다. 구불구불 가파른 6.3㎞의 산길을 올라야 한다. 길은 제법 다듬어져 있지만 격한 경사에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좌우로 격하게 핸들을 꺾고, 힘주어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정상에 다다르면 남쪽 바다와 섬들이 점점이 눈앞에 펼쳐진다.
하지만 비가 오거나 안개가 짙거나 눈이 오는 날은 다음을 기약하고 과감히 돌아설 것. 그만큼 정상까지 다다르는 길은 가파르다.
정상에 도착하면 구불구불한 길을 오르느라 긴장한 탓에 흘린 땀도 싹 사라진다. 정상 조금 아래에는 남쪽의 바다를 잘 볼 수 있도록 바다를 향해 잘 다듬어진 ‘해맞이공원’이 있다.
나무데크로 널따랗게 지어둔 이곳은 캠핑을 즐기는 이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 금오산 해맞이공원은 새해 해맞이 하려는 이들과 여름 캠핑족들에게 입소문난 곳이라고.
나무데크로 널따랗게 지어둔 이곳은 캠핑을 즐기는 이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 금오산 해맞이공원은 새해 해맞이 하려는 이들과 여름 캠핑족들에게 입소문난 곳이라고.
정상에서는 단연 바다 풍경이 최고다. 지리산의 봉우리들이 마치 물결처럼 굽이굽이 늘어섰고, 고개를 돌리면 바다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고기잡이배가 유유히 길을 가고 알록달록 지붕들도 예쁘다.
더위에 지쳤던 몸도 금세 시원해지고 가슴에도 바람이 드나든다. 차로 정상에 올랐다고 그냥 슝 내려가지 말고 조금 걸어볼 것을 권한다. 해맞이공원 아래에는 옛 봉수대(경남도 기념물 제122호)와 미륵불이 있다.
더위에 지쳤던 몸도 금세 시원해지고 가슴에도 바람이 드나든다. 차로 정상에 올랐다고 그냥 슝 내려가지 말고 조금 걸어볼 것을 권한다. 해맞이공원 아래에는 옛 봉수대(경남도 기념물 제122호)와 미륵불이 있다.
해맞이공원에서 이정표를 따라 석굴암 방면으로 500미터쯤 내려가면 봉수대가 나온다. 이 봉수대는 고려 헌종 때 설치된 것으로 조선시대에는 왜구의 동태를 감시하는데 쓰였다고 한다. 석굴암은 지금은 불당인데, 예전에는 봉수대 파수꾼들이 쓰던 거처다.
봉수대에서 본 다도해도 아름답기 그지없다. 어느새 도시에서의 무거운 몸과 마음은 나무와 바람과 바다 덕에 한결 가벼워졌다.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 cmh@sgsee.com]
봉수대에서 본 다도해도 아름답기 그지없다. 어느새 도시에서의 무거운 몸과 마음은 나무와 바람과 바다 덕에 한결 가벼워졌다.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 cmh@sgs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