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마산합포구, 결핵ㆍ바다 문학 … ‘다양한’ 문학을 만나다
창원 마산합포구, 결핵ㆍ바다 문학 … ‘다양한’ 문학을 만나다
by 운영자 2012.11.16
문학의 고향에 깃들다.
창원을 공업도시로만 알고 있는 이들이 대다수다. 하지만 창원은 결핵 문학, 민주 문학, 바다 문학 등 다양한 문학이 깃들어있는 ‘문학의 고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멀리 통일신라시대의 고운 최치원에서부터 천상병 시인까지 두루 창원을 사랑했다. 특히 창원시 마산합포구는 문학과 오래 전부터 인연이 깊다.
통일신라 시대 고운 최치원(857~?)은 이곳 월영대 앞바다의 아름다움에 반해 오래도록 머물며 후학을 길렀다. 후에 고려의 정지상, 김극기, 안축, 조선의 서거정, 이황, 정문부 등 당대의 명사 13명은 월영대를 찾아 시를 남겨 최치원을 기렸다고 한다.
마산 태생 시조시인 이은상(1903~1982)이 즐겨 산책하던 곳이 노비산. 이은상 시인의 호 ‘노산’이 바로 이 산에서 비롯됐다.
노산 이은상이 떠난 그 산에 창원시립마산문학관이 서 있다.
전시실은 결핵 문학, 민주 문학, 바다 문학 등 문학의 특징별로 나뉘었다. 이중 국립마산결핵요양소(현 국립마산병원)에 머물던 작가들의 활동을 보여주는 ‘결핵 문학’에 주목하자.
마산(현 창원시 마산합포구)은 1946년 결핵치료기관인 국립마산병원이 설립된 이후 결핵환자와 인연이 깊은 곳이다. 기후가 온화하고 물 맑고 공기가 좋아 많은 결핵환자들은 병원 설립 이전에도 요양을 위해 마산을 찾았다.
‘벙어리 삼룡이’의 작가 나도향은 1920년대 결핵 때문에 마산을 찾았고 시인 권환, 임화 등도 일제강점기 때 마산에서 요양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산병원(당시 마산결핵요양소) 설립 이후에는 시인 구상, 이영도, 김남조, 김상옥 등 수많은 문인과 학자들이 요양소에서 치료를 받았다. 작곡가 반야월이 작곡한 ‘산장의 여인’ 역시 결핵요양소에서 치료 중인 여인을 배경으로 했다.
결핵요양소 환자들은 50~60년대에 결핵 계몽지 <요우>를 비롯해 <청포도> <무화과>란 동인지를 만들었다. 53년 시작된 결핵계몽지인 <보건세계>는 지금도 발행되고 있다. 이 때문에 마산은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결핵문학’이란 독특한 문학적 흐름이 형성된 곳이다.
창원의 민주문학도 빼놓을 수 없다는 데는 ‘국립3·15민주묘지’를 빼놓을 수 없다. 1960년 3월 15일 이승만 자유당 독재 정권이 장기집권 유지를 위해 부정선거를 획책하자 마산시민과 학생들이 항거해 시위를 일으켰다.
3·15 1차 의거에 이어, 4월 11일 그 동안 행방불명 되었던 김주열 군이 머리에 최루탄이 박힌 처참한 모습의 시체로 마산 중앙부두에서 떠오르자 격분한 시민들이 다시 2차 의거를 일으켜 싸웠다.
항쟁에서 12명이 사망하고 250여명이 경찰이 쏜 총에 맞거나 체포 구금돼 고문을 당했다. 이러한 마산시민과 학생들의 의로운 투쟁은 전 국민의 분노와 함께 4·19혁명의 도화선이 되어, 4월26일 이승만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게 된다. 그 물결은 4·19혁명, 부마민주항쟁, 5·18민중항쟁, 6월민주항쟁에 까지 이어졌다.
합포구 곳곳에는 문학비가 있다. 가장 많은 곳은 용마산 산호공원이다. 공원 입구 울창한 숲길을 따라 올라가면 문학비가 늘어선 ‘시의 거리’가 시작된다. 무학산 만날공원에 가면 창원 태생 천상병(1930~1993) 시인의 ‘새’ 문학비가 있다.
이 밖에 세계적인 조각가 문신(1923~1995)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창원시립문신미술관, 개항 1번지이자 이승만 정권의 3·15 부정선거에 맞선 민주도시이기도 한 마산의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창원시립마산박물관, 마산조각공원 내 창원시립마산음악관 등도 꼭 찾아보자.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 cmh9630@hanmail.net]
사진설명
1. 결핵문학, 민주문학 등 다양한 창원의 문학을 만날 수 있는 ‘창원시립마산문학관’. 공원처럼 조성돼 인근 주민들이 산책 겸 마실을 나온 광경을 쉽게 볼 수 있다.
2. 문학관 앞에는 다양한 문인들의 시비를 만날 수 있다.
3. 3·15 민주선열의 희생정신의 뜻을 받들고자 1968년에 마산회원구 구암동 애기봉에 조성한 ‘국립3·15민주묘지’.
창원을 공업도시로만 알고 있는 이들이 대다수다. 하지만 창원은 결핵 문학, 민주 문학, 바다 문학 등 다양한 문학이 깃들어있는 ‘문학의 고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멀리 통일신라시대의 고운 최치원에서부터 천상병 시인까지 두루 창원을 사랑했다. 특히 창원시 마산합포구는 문학과 오래 전부터 인연이 깊다.
통일신라 시대 고운 최치원(857~?)은 이곳 월영대 앞바다의 아름다움에 반해 오래도록 머물며 후학을 길렀다. 후에 고려의 정지상, 김극기, 안축, 조선의 서거정, 이황, 정문부 등 당대의 명사 13명은 월영대를 찾아 시를 남겨 최치원을 기렸다고 한다.
마산 태생 시조시인 이은상(1903~1982)이 즐겨 산책하던 곳이 노비산. 이은상 시인의 호 ‘노산’이 바로 이 산에서 비롯됐다.
노산 이은상이 떠난 그 산에 창원시립마산문학관이 서 있다.
전시실은 결핵 문학, 민주 문학, 바다 문학 등 문학의 특징별로 나뉘었다. 이중 국립마산결핵요양소(현 국립마산병원)에 머물던 작가들의 활동을 보여주는 ‘결핵 문학’에 주목하자.
마산(현 창원시 마산합포구)은 1946년 결핵치료기관인 국립마산병원이 설립된 이후 결핵환자와 인연이 깊은 곳이다. 기후가 온화하고 물 맑고 공기가 좋아 많은 결핵환자들은 병원 설립 이전에도 요양을 위해 마산을 찾았다.
‘벙어리 삼룡이’의 작가 나도향은 1920년대 결핵 때문에 마산을 찾았고 시인 권환, 임화 등도 일제강점기 때 마산에서 요양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산병원(당시 마산결핵요양소) 설립 이후에는 시인 구상, 이영도, 김남조, 김상옥 등 수많은 문인과 학자들이 요양소에서 치료를 받았다. 작곡가 반야월이 작곡한 ‘산장의 여인’ 역시 결핵요양소에서 치료 중인 여인을 배경으로 했다.
결핵요양소 환자들은 50~60년대에 결핵 계몽지 <요우>를 비롯해 <청포도> <무화과>란 동인지를 만들었다. 53년 시작된 결핵계몽지인 <보건세계>는 지금도 발행되고 있다. 이 때문에 마산은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결핵문학’이란 독특한 문학적 흐름이 형성된 곳이다.
창원의 민주문학도 빼놓을 수 없다는 데는 ‘국립3·15민주묘지’를 빼놓을 수 없다. 1960년 3월 15일 이승만 자유당 독재 정권이 장기집권 유지를 위해 부정선거를 획책하자 마산시민과 학생들이 항거해 시위를 일으켰다.
3·15 1차 의거에 이어, 4월 11일 그 동안 행방불명 되었던 김주열 군이 머리에 최루탄이 박힌 처참한 모습의 시체로 마산 중앙부두에서 떠오르자 격분한 시민들이 다시 2차 의거를 일으켜 싸웠다.
항쟁에서 12명이 사망하고 250여명이 경찰이 쏜 총에 맞거나 체포 구금돼 고문을 당했다. 이러한 마산시민과 학생들의 의로운 투쟁은 전 국민의 분노와 함께 4·19혁명의 도화선이 되어, 4월26일 이승만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게 된다. 그 물결은 4·19혁명, 부마민주항쟁, 5·18민중항쟁, 6월민주항쟁에 까지 이어졌다.
합포구 곳곳에는 문학비가 있다. 가장 많은 곳은 용마산 산호공원이다. 공원 입구 울창한 숲길을 따라 올라가면 문학비가 늘어선 ‘시의 거리’가 시작된다. 무학산 만날공원에 가면 창원 태생 천상병(1930~1993) 시인의 ‘새’ 문학비가 있다.
이 밖에 세계적인 조각가 문신(1923~1995)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창원시립문신미술관, 개항 1번지이자 이승만 정권의 3·15 부정선거에 맞선 민주도시이기도 한 마산의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창원시립마산박물관, 마산조각공원 내 창원시립마산음악관 등도 꼭 찾아보자.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 cmh9630@hanmail.net]
사진설명
1. 결핵문학, 민주문학 등 다양한 창원의 문학을 만날 수 있는 ‘창원시립마산문학관’. 공원처럼 조성돼 인근 주민들이 산책 겸 마실을 나온 광경을 쉽게 볼 수 있다.
2. 문학관 앞에는 다양한 문인들의 시비를 만날 수 있다.
3. 3·15 민주선열의 희생정신의 뜻을 받들고자 1968년에 마산회원구 구암동 애기봉에 조성한 ‘국립3·15민주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