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해 벚꽃 여행 … 인산인해‘무빙워크’라도 좋아
경남 진해 벚꽃 여행 … 인산인해‘무빙워크’라도 좋아
by 운영자 2013.04.05
복싱의 기술 가운데 ‘훅’이라는 것이 있다. 한방에 상대를 쓰러뜨릴 수 위력의 ‘훅’. 봄이 우리에게 ‘훅’을 날렸다.
봄인가 아닌가, 긴가민가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가지마다 벚꽃이 아름아름 달려, 이제 꽃눈을 내리고 있다. 봄의 ‘훅’을 맞고 쓰러져있을 수 없다. 툭툭 털고 일어나 길을 나서자. 봄이 날린 ‘훅’에 봄 벚꽃이 다 떨어지기 전에.
봄, ‘훅’을 날리다
경남 진해 벚꽃 여행 … 인산인해‘무빙워크’라도 좋아
벚꽃 가지가지마다 새하얀 벚꽃이 둥실둥실 열렸다. 멀리서 보면 새하얀 구름이 나무에 턱 걸린 것만 같다. 가까이 다가가니 참 오종종 예쁘게도 생겼다. 선뜻 바람이 부니 하얀 꽃잎이 흩날린다. 봄눈이 날린다.
겨울을 털고 많은 이들이 꽃구경에 나섰다. 꽃이 피는 어디라도 여행지가 되고 사진 촬영 명소가 된다.
‘꽃이야 다 거기서 거기’라며 해마다 집 앞 꽃들만 구경한 이들이라면 올해는 조금 멀리 나서보자. 멀고먼 진해 벚꽃놀이도 하루만 짬을 내면 충분하다.
하지만 진해 벚꽃 구경에 나서려면 먼저 단단히 각오를 해야 한다. “사람 많아서 대형마트의 무빙워크를 타는 기분일 텐데?”
서른네 해 만의 첫 진해 벚꽃 여행을 꿈꾸며 한껏 들떠있던 기자에게 일찍이 지난해 진해벚꽃 나들이를 다녀온 선배로부터 찬물 한바가지가 끼얹어진다.
하지만 아랑곳 않고 ‘일찍 출발하면 괜찮을 거야’라는 생각으로 밀어붙인 진해 벚꽃 나들이. 과연 인산인해다. 가는 길을 꽉꽉 막히고 때문에 짜증 또한 팍팍 나지만, 진해 도심의 벚꽃을 마주한 순간 그 생각은 하얗게 사라진다.
진해는 도심 전체가 벚꽃 천지다. 유명한 여좌천이니 해군사관학교 부근이니 하며 굳이 지정하지 않아도 어디서건 벚꽃을 질리도록 보고 배부르도록 벚꽃 향을 마실 수 있다.
△ 진해 경화역, 철로 사이로 벚꽃 터널
진해 경화역은 벚꽃 관광객들의 단골 장소. 철로를 따라 늘어선 벚꽃은 이제 열차를 운영하지 않는 간이역인 경화역을 사이에 두고 화려하게 피었다.
경화역은 열차수요와 관리 문제로 지난 2000년 철거됐다. 하지만 이곳의 벚꽃이 유명세를 타면서 2009년부터는 진해군항제 행사 기간 동안만 열차가 선다. 지금 경화역에 남은 것은 선로와 플랫폼 그리고 행사 기간 동안만 표를 파는 임시 매표소 건물뿐이다.
△ 여좌천, 길고 긴 벚꽃길을 따라
진해 벚꽃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 이곳 여좌천이 아닐까 싶다. 물론 여좌천이라는 말보다는 ‘로망스다리’라고 더 알려졌지만. 로망스다리는 지난 2002년 배우 김하늘과 김재원이 스승과 제자로 나온 MBC의 드라마 ‘로망스’에서 따왔다.
스승과 제자라는 신분을 뛰어넘은 주인공들이 비로서 사랑을 확인한 장소가 이곳이다. 로망스다리에 이르기 전 만나는 진해역. 1926년에 지어져 2005년 등록문화재가 된 진해역 건물은 벚꽃 탓인지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역 주변에서부터 만발한 벚꽃에 입이 절로 벌어진다. 진해역을 나와 오른쪽으로 걸으면 ‘로망스다리’가 있는 여좌천을 만난다.
도심 한가운데 난 긴 냇물 사이로 나무 다리가 놓여있고 그 양 옆으로 큰 벚꽃나무들이 즐비하다. 하늘을 가릴 듯 피어오른 벚꽃은 절경. 드라마에 나왔던 ‘로망스 다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과 벚꽃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다리 위는 정말 ‘무빙워크’ 같다.
봄인가 아닌가, 긴가민가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가지마다 벚꽃이 아름아름 달려, 이제 꽃눈을 내리고 있다. 봄의 ‘훅’을 맞고 쓰러져있을 수 없다. 툭툭 털고 일어나 길을 나서자. 봄이 날린 ‘훅’에 봄 벚꽃이 다 떨어지기 전에.
봄, ‘훅’을 날리다
경남 진해 벚꽃 여행 … 인산인해‘무빙워크’라도 좋아
벚꽃 가지가지마다 새하얀 벚꽃이 둥실둥실 열렸다. 멀리서 보면 새하얀 구름이 나무에 턱 걸린 것만 같다. 가까이 다가가니 참 오종종 예쁘게도 생겼다. 선뜻 바람이 부니 하얀 꽃잎이 흩날린다. 봄눈이 날린다.
겨울을 털고 많은 이들이 꽃구경에 나섰다. 꽃이 피는 어디라도 여행지가 되고 사진 촬영 명소가 된다.
‘꽃이야 다 거기서 거기’라며 해마다 집 앞 꽃들만 구경한 이들이라면 올해는 조금 멀리 나서보자. 멀고먼 진해 벚꽃놀이도 하루만 짬을 내면 충분하다.
하지만 진해 벚꽃 구경에 나서려면 먼저 단단히 각오를 해야 한다. “사람 많아서 대형마트의 무빙워크를 타는 기분일 텐데?”
서른네 해 만의 첫 진해 벚꽃 여행을 꿈꾸며 한껏 들떠있던 기자에게 일찍이 지난해 진해벚꽃 나들이를 다녀온 선배로부터 찬물 한바가지가 끼얹어진다.
하지만 아랑곳 않고 ‘일찍 출발하면 괜찮을 거야’라는 생각으로 밀어붙인 진해 벚꽃 나들이. 과연 인산인해다. 가는 길을 꽉꽉 막히고 때문에 짜증 또한 팍팍 나지만, 진해 도심의 벚꽃을 마주한 순간 그 생각은 하얗게 사라진다.
진해는 도심 전체가 벚꽃 천지다. 유명한 여좌천이니 해군사관학교 부근이니 하며 굳이 지정하지 않아도 어디서건 벚꽃을 질리도록 보고 배부르도록 벚꽃 향을 마실 수 있다.
△ 진해 경화역, 철로 사이로 벚꽃 터널
진해 경화역은 벚꽃 관광객들의 단골 장소. 철로를 따라 늘어선 벚꽃은 이제 열차를 운영하지 않는 간이역인 경화역을 사이에 두고 화려하게 피었다.
경화역은 열차수요와 관리 문제로 지난 2000년 철거됐다. 하지만 이곳의 벚꽃이 유명세를 타면서 2009년부터는 진해군항제 행사 기간 동안만 열차가 선다. 지금 경화역에 남은 것은 선로와 플랫폼 그리고 행사 기간 동안만 표를 파는 임시 매표소 건물뿐이다.
△ 여좌천, 길고 긴 벚꽃길을 따라
진해 벚꽃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 이곳 여좌천이 아닐까 싶다. 물론 여좌천이라는 말보다는 ‘로망스다리’라고 더 알려졌지만. 로망스다리는 지난 2002년 배우 김하늘과 김재원이 스승과 제자로 나온 MBC의 드라마 ‘로망스’에서 따왔다.
스승과 제자라는 신분을 뛰어넘은 주인공들이 비로서 사랑을 확인한 장소가 이곳이다. 로망스다리에 이르기 전 만나는 진해역. 1926년에 지어져 2005년 등록문화재가 된 진해역 건물은 벚꽃 탓인지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역 주변에서부터 만발한 벚꽃에 입이 절로 벌어진다. 진해역을 나와 오른쪽으로 걸으면 ‘로망스다리’가 있는 여좌천을 만난다.
도심 한가운데 난 긴 냇물 사이로 나무 다리가 놓여있고 그 양 옆으로 큰 벚꽃나무들이 즐비하다. 하늘을 가릴 듯 피어오른 벚꽃은 절경. 드라마에 나왔던 ‘로망스 다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과 벚꽃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다리 위는 정말 ‘무빙워크’ 같다.
진해 벚꽃놀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또 하나 있다. 해군사관학교를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진해 벚꽃축제인 ‘군항제’ 때만은 해군사령부를 비롯해 일반인이 들어갈 수 없는 지역까지 개방해 축제가 열린다.
아름다운 벚꽃만큼이나 평소 금기시된 곳을 가본다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 이충무공 추모대제부터 군악대, 의장대 페스티벌 등 절도 있는 해군 의장대 공연을 볼 수 있다.
축제장을 주변으로 온갖 체험거리와 먹을거리도 벚꽃만큼이나 걸음을 붙잡는다. 한편 진해의 벚꽃은 일제강점기에 도시미관을 위해 심은 것이 시작이다. 때문에 해방 이후 일본의 국화라며 주민들이 벚꽃을 없애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벚꽃만큼이나 평소 금기시된 곳을 가본다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 이충무공 추모대제부터 군악대, 의장대 페스티벌 등 절도 있는 해군 의장대 공연을 볼 수 있다.
축제장을 주변으로 온갖 체험거리와 먹을거리도 벚꽃만큼이나 걸음을 붙잡는다. 한편 진해의 벚꽃은 일제강점기에 도시미관을 위해 심은 것이 시작이다. 때문에 해방 이후 일본의 국화라며 주민들이 벚꽃을 없애기 시작했다.
하지만 1962년 식물학자 박만규, 부종휴에 의해 진해에 많이 있는 벚꽃은 제주도가 원산지인 왕벚나무로 밝혀지면서 벚나무 살리기 운동에 들어갔다. 이후로 진해에는 가로수를 비롯해 공원, 산지를 포함해 모두 34만7천 그루의 왕벚나무가 자라고 있다.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 cmh96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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